소비자 입맛 따라, 취향 따라 ‘삼겹살’도 변화를 꿈꾼다!

2024. 3. 8.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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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 부위별 지방특성 정보를 제공하는 행사에 소비자 ‘호응’
삼겹살 지방의 60% 차지하는 ‘착한 지방’인 불포화지방산
적당히 섭취하면 건강에 도움… 지방에 대한 오해 해소도 한몫
개인의 지방 취향에 맞게 삼겹살 부위를 선택하는 등 소비자의 미식 기준이 높아지고 있다.

시대가 흐르면서 삼겹살도 고도화된 미식 문화에 발맞춰 변모하고 있다. 냉장삼겹살, 숙성삼겹살, 된장삼겹살, 냉동삼겹살, 벌집삼겹살, 마라삼겹살 등 유행에 따라 붙여지는 이름도 다양하다. 소비자 입맛과 취향에 따라 삼겹살을 먹는 방법도 다채로워진 것인데, 최근엔 지방함량에 따라 삼겹살을 부위별로 세분화하여 즐기는 것이 새로운 삼겹살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는 중이다.

◇삼겹살 부위별 판매, 소비자 만족도 커

지난해 12월 축산물품질평가원은 소비자들에게 삼겹살 부위별로 지방특성 정보를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지방함량이 적은 부위와 많은 부위를 소개하며 소비자의 지방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지방특성 정보가 표기된 삼겹살을 구매한 소비자의 89.4%가 ‘삼겹살 구입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또 지방정보가 붙은 삼겹살을 구매할 때 100g당 50~300원 정도의 금액을 지불할 의사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이 많고 적음에 따라 자신이 원하는 삼겹살 부위를 골라서 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이 크게 만족했다.

숙성 삼겹살 대중화를 이끈 숙성도 송민규 대표는 “최근 지방이 많이 붙은 삼겹살만 달라거나 지방 적은 삼겹살을 요청하는 등 개인 취향에 맞게 주문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며 “외식업계도 소비자 입맛의 층위가 더 촘촘하고 다변해지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는 중”이라고 말했다.

삼겹살 지방에는 노폐물 배출, 혈중콜레스테롤 저하에 도움이 되는 불포화지방산이 다량 함유돼 있다.

◇삼겹살 미식탐구, 지방 오해 풀린 것도 한몫

삼겹살을 즐기는 방식이 날이 갈수록 다채로워지는 데에는 맛도 맛이지만 삼겹살 지방에 대한 오해가 어느 정도 풀린 것도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과거엔 지방이라고 하면 무조건 나쁜 것으로 인식되어, 삼겹살 섭취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엔 적절한 지방 섭취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삼겹살 지방의 입지도 달라지고 있다. 삼겹살 지방의 과반수(60.1%)를 차지하는 불포화지방산 때문인데, ‘착한 지방’이라 불리는 불포화지방산은 몸속에 쌓이지 않고 오히려 노폐물 배출과 혈중콜레스테롤 저하에 도움이 된다. 특히 육류 지방은 인슐린 분비를 억제하여 지방이 체내에 불필요하게 축적되지 않도록 하는 특징이 있다. 적당히만 섭취한다면 삼겹살도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셈.

덕분에 ‘먹는 것에 진심’인 한국인들은 이제 삼겹살을 무작정 끊기보다 미나리삼겹살, 고사리삼겹살, 마늘삼겹살 등 삼겹살을 어떻게 하면 더 건강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을지를 연구하며 미식 탐구의 저변을 넓히고 있다.

삼겹살데이를 맞아 소비자들이 한돈을 구매하고 있다. /한돈자조금 관리위원회 제공

◇삼겹살 과지방 이슈, 소비자 취향 반영으로 전화위복

최근 삼겹살 과지방 이슈가 불거졌다. ‘삼겹살은 비계 맛으로 먹는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아무리 삼겹살이라도 살코기와 비계 비율이 적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동안의 삼겹살 과지방 논란을 살펴보면, 유통 육가공 업계에서 반성하고 시정해야 하는 지점이 있다. 실제로 올해 삼겹살데이 할인행사를 진행한 유통사들이 일제히 삼겹살 선별 및 검수 시스템을 강화하며 삼겹살 비계 잡기에 적극 나서며 변화의 바람도 불고 있다.

다만 삼겹살 지방에도 취향이 제각각인 만큼, 지방 비율을 단순 균일화하는 건 오히려 소비자의 선택권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유용 서울대 식품동물생명공학부 교수는 “돼지는 공산품처럼 찍어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같은 돼지에서도 삼겹살 지방함량이 다르기 때문에 획일적인 삼겹살 규격화는 오히려 축산업 발전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며 “이번 논란이 소모적인 논쟁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지방함량 정보 제공처럼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는 방향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련의 삼겹살 과지방 논란이 지속되는 건, 그만큼 삼겹살이 한국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음식이자 국내 식문화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미식에 대한 한국인의 눈높이가 한껏 높아진 만큼, 업계에서도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의 취향과 입맛에 발맞춰 끝없는 변화와 혁신을 거듭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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