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듄'이 대체 뭐기에…'듄알못'도 '듄친자' 된다? 왜 그 시리즈에 열광하나

2024. 3. 8. 09:0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주즐레] 티모시 샬라메X젠데이야…드니 빌뇌브 감독의 '듄: 파트2'


(SBS 연예뉴스 김지혜 기자)

'듄' 시리즈는 2020년대 '반지의 제왕'이 될 수 있을까. 고전 소설 원작의 영화, 할리우드의 기술과 거장의 연출력이 만난 대작, 1편보다 뛰어난 속편 등 화제성과 완성도 면에 있어 걸작의 향기가 물씬 난다.

'듄: 파트2'의 개봉 첫 주 스코어와 반응만 본다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지난 1일 북미에서 개봉한 영화는 3일까지 8,15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2021년 개봉한 1편의 오프닝 스코어(4,100만 달러)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성적이다. 북미를 제외한 글로벌 매출은 9,700만 달러였다. 북미와 해외 수익을 합친 월드 와이드 수익은 1억 7,850만 달러(한화 약 2,371억 원)를 기록했다. 개봉 첫 주에 손익분기점(약 5억 달러)의 1/3을 달성한 만큼 글로벌 흥행은 청신호다.

한국에서의 성적은 기대를 밑돈다. 배급사 워너브라더스는 북미보다 이틀이나 빠르게 공개할 정도로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박스오피스 1위를 찍지 못했다. 첫 주말까지 82만 명을 모으는 데 그치며 2위를 머물렀다. 개봉 11일 만에 600만 관객을 돌파한 한국 영화 '파묘'의 기세 때문이기도 하지만 국내 관객에게 '듄' 시리즈의 진입 장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성공한 시리즈 영화는 전편의 관객층을 그대로 업고 가는 경우가 많다. 2021년 국내 개봉한 '듄'은 전국 164만 명을 모았다. '듄친자'('듄에 미친 자'의 줄임말로 '듄' 팬덤을 일컬음)를 만들어내며 화제를 모았지만 흥행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코로나19 시기기도 했지만, 마니아 외의 관객층을 확장하지 못했다.

영화의 원작인 '듄'(프랭크 허버트作, 1965년 발간)은 서양에서는 SF소설의 고전으로 손꼽히지만 국내에서는 접하지 못한 사람이 더 많다. 여기에 3시간에 육박하는 러닝타임과 드니 빌뇌브 감독 특유의 느린 호흡 등은 영화에 쉽사리 접근하지 못하는 진입장벽으로 작용했다.

1편을 안 봤는데 2편을 본다? 쉬운 일이 아니다. '듄: 파트2'는 역대급 완성도로 '2020년대 반지의 제왕' 혹은 '제2의 스타워즈'로 칭송받고 있지만, '듄'을 관람하지 않은 관객에겐 크게 와닿지 않은 호평일 수 있다.

그러나 아예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는 영화가 '듄' 시리즈다. 시네마의 위기, 극장의 몰락 시대에 찾아온 선물 같은 영화를 스크린으로 확인하길 추천한다.

단언컨대, '듄알못'인 당신도 '듄친자'가 될 수 있다.

'스파이스'부터 '리산 알 가입'까지…이것만 알고 보면 된다

'듄' 시리즈의 줄거리가 복잡한 것은 아니다. 1편인 '듄'은 황제와 하코넨 가문의 계략으로 몰락한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이야기를 그렸고, 2편인 '듄: 파트2'는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후계자 폴(티모시 샬라메)이 아라키스의 프레멘의 전사로 거듭나고 메시아가 될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그렸다.

출발-입문-시련-귀환-각성-성장으로 이어지는 영웅 서사는 그리스 신화로 이미 익숙한 구성이며, 혼돈의 세상에 메시아(로 칭송받는 이)가 나타나 변화를 일으키는 플롯은 유구한 성경의 서사이기도 하다. 다만 프랭크 허버트의 방대한 SF소설을 바탕으로 하는 작품인 만큼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개념들이 있다. 이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받아들여야 하는 설정이기도 하다.


영화의 배경은 먼 미래인 10191년이다. 미래 제국의 중심은 사막 행성인 아라키스다. 여느 SF 영화에서 보던 '룩'과는 완전히 다르다. 총천연색 우주의 이미지가 아니라 모노톤의 모래사막이 주요 무대다. 최첨단 우주선, 홀츠만 쉴드 등 기술력을 내세운 기계들이 등장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칼과 주먹으로 싸우기도 한다. "컴퓨터와 AI가 인간을 대신할 수 없다"는 버틀레리안 지하드 운동(201 BG~108 BG)의 결과 반기계주의, 인간중심주의가 자리 잡고 있다.

영화의 제목인 '듄'은 바람에 의해 만들어진 '모래 언덕'을 뜻한다. 영화 속 주된 배경인 행성 아라키스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아라키스는 모래 괴물이 만들어내는 신성한 환각물질 스파이스 멜란지가 생산되는 유일한 곳이다. 아라키스는 행성 전체가 사막으로 되어 있고, 이곳에는 원주민인 프레멘들이 살고 있다.

'스파이스 멜란지'는 우주에서 가장 비싸고 귀한 것 중 하나다. '듄2'의 오프닝은 "스파이스를 지배하면 모든 것을 지배한다"라는 글귀로 시작된다. 중동의 석유와 비유할 수 있는 스파이스는 삶의 원천이고, 권력이자 부다. 또한 초광속 성간 여행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물질이다. 스파이스 쟁탈전이 벌어지는 또 다른 이유는 이 재료가 지닌 특별한 특성 때문이다. 사람의 노화를 막고 수명을 수백 년 단위로 연장시켜준다. 또한 일정량 이상을 섭취할 경우 예지 능력도 가질 수 있다. 프레멘들은 일평생 스파이스를 접하며 살았기 때문에 모두 스파이스에 중독된 상태다. 그래서 대부분 눈동자가 푸른색이다.


'퀴사츠 해더락'은 남성 베네 게세리트로 시공을 초월해 과거와 현재, 미래를 동시에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모히암은 레토의 딸과 하코넨의 후계자 사이에서 태어날 아들에게 퀴사츠 해더락의 운명을 부여하려고 했으나 제시카의 불복종으로 폴이 퀴사츠 해더락의 운명을 타고난다.

폴은 프레멘 부족들로부터 '우슬', '무앗딧', '리산 알 가입'으로 불린다. 영화를 보고 나면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리게 될 리산 알 가입은 '외부 세계의 목소리'라는 뜻으로 프레멘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메시아'를 지칭한다. 폴은 우슬('뿌리'라는 뜻으로 프레멘이 붙인 이름), 무앗딥(폴이 스스로에게 부여한 이름으로 사막 쥐를 지칭하며 '길을 가리키는 자'라는 뜻도 가졌다)을 거쳐 '리산 알 가입'으로 추앙받기에 이른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