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여성 직원들 남성보다 임금 35% 덜 받았다

市 투자·출연기관 중 성별격차 1위
물재생공단·서울硏·TBS 순 커
시 본청, 2년새 격차 0.9%P 증가

서울시 투자·출연기관에서 일하는 남녀 근로자의 성별 임금격차가 최대 34.8%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임금격차 34.8%는 남성이 100만원을 받을 때 여성은 65만2000원을 받는다는 의미다. 서울시청 본청의 성별 임금격차는 직전 조사 때보다 더 벌어졌다.

7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본청과 서울시립대, 투자출연기관(26개)과 민간 위탁기관(19개) 등 47개 기관의 기준 임금격차를 올해 초 공시했다. 2022년 만근한 정규직과 무기계약직, 정원 외 모든 근로자 3만6334명을 조사한 결과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성별 임금격차 집계와 같은 중위값 기준으로 분석했다.

공시를 보면 2022년 시 투자출연기관 중 서울교통공사(34.8%)의 성별 임금격차가 가장 컸다. 투자서울물재생시설공단(34.3%), 서울연구원(34.1%), TBS(34.1%)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교통공사는 인사 규정에 따라 군 복무 기간이 경력으로 인정되고, 남성의 재직기간(25.0년)이 여성(6.9년)에 비해 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남성 교대근무자 비율(86%)이 여성(61%)에 비해 높아 법정수당에 차이가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관리자 직급 여성이 적은 것이 높은 임금격차의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공사 직원 1만6098명 가운데 여성 비중은 11.2%지만, 1·2급 여성 직원은 각각 4.5%, 3.3%에 불과하다.

시 본청의 성별 임금격차 지표는 2년 전보다 더 나빠졌다. 또 2020년(11.28%)에 비해 0.9%포인트 높은 12.18%의 임금 격차를 기록했다. 시는 5급 이상 여성 관리자 비율이 32%로 남성에 비해 낮고, 여성의 평균 재직기간(15.6년)이 남성(16.7년)보다 짧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큰 격차를 보인 기관은 서울시립대(51.78%)였다. 고임금을 받는 전임 교원 중 여성 교수 비율이 13%에 불과하고 여성의 평균 근속기간(97개월)이 남성(160개월)보다 짧은 탓으로 풀이된다. 앞서 시는 고 박원순 전 시장 재임 시절인 2019년 ‘세계 여성의 날’(3월8일)을 맞아 성평등 임금공시제 도입을 약속하고 전국 최초로 공시를 시작했다.

이규희 기자 l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