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에도 4%대 없다… 애타는 예금족

안중현 기자 2024. 3. 8.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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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예금 금리 내려 ‘재테크 비상’

“사모님, 다음 주부터 4% 상품 없어져요. 오신 김에 바로 가입하세요.”

50대 주부 이모씨는 2월 마지막 날 집 근처 신협을 찾았다가 정기 예탁금(상호금융권의 정기예금)에 가입했다. 직원이 이날까지만 금리가 연 4.1%이고, 3월 첫째 주부터는 연 3.8%로 0.3%포인트나 낮아진다고 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주거래 은행에선 정기예금 금리가 연 3.6%밖에 안 된다고 해서 2금융권을 찾았다”면서 “연 4.1%도 성에 안 차는데 이마저도 곧 사라진다고 해서 바로 가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예금족에게 좋은 시절은 지나간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2022년 말만 해도 연 5%대 이자를 주는 정기예금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시중은행은 물론, 저축은행, 신협 등 2금융권에서도 연 4%대 금리 상품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 때문에 예금족들의 재테크엔 ‘비상’이 걸렸다.

그래픽=양인성

◇저축은행서도 4%대 예금 ‘실종’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2년 11월 은행권 저축성 예금의 평균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4.29%였고, 저축은행은 연 5.82%에 달했다. 하지만 1년여가 지난 올해 1월 은행권 평균 금리는 연 3.64%, 저축은행도 연 3.92%로 내려왔다.

실제 7일 기준 은행권에서 금리가 연 4% 이상(우대금리 포함)인 1년짜리 정기예금을 제공하는 곳은 DGB 대구은행과 Sh 수협은행뿐이다. 이마저도 해당 은행과 처음으로 거래하는 고객에게 주는 우대금리를 모두 적용받아야 한다. 따라서 사실상 은행권에서 4%대 예금 금리 상품은 없는 셈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예금 금리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각 은행의 자금 조달 상황 등에 따라 복합적으로 결정된다”면서도 “예대마진이 은행 이익의 근간이기 때문에 시중 금리 하락으로 대출 금리가 내려가는 이상, 예금 금리도 당연히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란 기대감에 시중 금리가 내리면서 은행권 가계 대출 평균 금리는 2022년 12월 연 5.64%에서 올해 1월 연 4.68%로 내렸다.

저축은행에서도 4%대 정기예금을 찾기는 쉽지 않다. 이날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1년짜리 정기예금 상품 298개 중 금리가 연 4%를 넘는 상품은 단 4개에 불과하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개인사업자 대출이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비중이 높은데, 최근 경기 부진과 부동산 침체 등으로 이들의 대출 수요가 줄었다”면서 “높은 이자를 주면서까지 예금을 유치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래픽=양인성

◇고금리 특판 상품은 ‘완판’ 행진

4%대 예금 상품을 찾아 보기 힘들게 되면서 은행들이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내놓은 고금리 특판 상품은 ‘완판’ 행진이 펼쳐졌다. 올해 초 우리은행이 창립 125주년을 기념해 내놓은 ‘우리 퍼스트 정기적금’(최대 연 7%)은 출시 2주 만에 완판됐고, 신한은행이 지난해 11월 내놓은 ‘패밀리 상생 적금’(최대 연 9%)도 최근 모두 팔렸다. 케이뱅크가 2월 초 출시한 만기 6개월짜리 ‘코드K자유적금’(최대 연 10%)은 하루 만에 모두 팔렸다.

이런 상황에서 안전한 금융 상품 위주로 투자하는 사람이라면 돈을 어떻게 굴려야 할까. 조재영 웰스에듀 부사장은 채권 투자를 추천했다. 그는 “채권은 만기 때 이자를 받을 수 있는 데다, 금리가 떨어지면 시세 차익까지 얻을 수 있다”면서 “국채를 직접 사거나, 직접 채권을 사기 부담스러운 투자자라면 국공채를 위주로 운용하는 채권형 펀드에 가입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꼭 예금이어야 한다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금리가 내려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예금에 돈을 넣어야 한 푼이라도 이자를 더 받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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