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대형병원 수술·병상 절반으로 ‘뚝’… 市, 재난관리기금 투입
인천 대형병원의 전공의 집단 사직서 제출 및 출근 거부 등으로 병상 가동률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의료 공백이 현실화하고 있다.
7일 인천시에 따르면 현재 인천의 전체 전공의 540명 중 계약 미체결자는 인턴 148명 등 238명(44%)이며, 근무지 이탈 전공의는 380명에 이른다.
이로 인해 이들 전공의들이 근무하던 대형병원의 병상 가동률이 절반 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차질을 빚고 있다.
현재 가천대 길병원의 경우 지난 1주일간 병상 가동률은 51%에 불과하며, 인하대병원은 61% 수준이다. 전공의 이탈 초반 병상 가동율은 80%를 유지했지만, 장기화로 전문의 등의 피로감이 높아지면서 병상 가동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병원의 수술 건수도 전공의 부족으로 취소 및 연기가 이어지면서 평상시의 40~50% 수준으로 급감했다.
여기에 길병원은 응급실 내원 환자 수가 종전 170~180명에서 120명으로 줄어드는 등 33%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보건 당국은 집계했다.
이에 따라 대형병원들은 병동 통합을 검토하고 있다. 인하대병원과 길병원은 입원 환자 수가 적은 내과 관련 병동 등 2곳을 통합 운영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 길병원의 한 의사는 “현재 급하지 않은 수술은 다 미뤄두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병동 통합 이야기도 나오는 등 병원 운영 자체가 빠듯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전공의 파업이 길어질수록 현장에 남은 의료진들이 더욱 힘들어 질 것”이라며 “언제까지 이어질지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대형병원의 차질로 인천지역의 공공의료기관은 비상 연장 진료를 하고 있다. 인천적십자병원은 주말 오전 8시30분~12시30분까지, 인천시의료원은 주밀진료 및 평일 오후 10시까지 2시간 연장해 운영 중이다. 인천시의료원 관계자는 “전문의들이 번갈아가면서 당직을 서는 형태”라며 “아직까지는 크게 부담이 없지만 이 같은 운영이 장기화할수록 의료진들의 피로도가 많이 쌓일 것”이라고 했다.
시는 이들 공공의료기관의 추가 인건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재난관리기금을 투입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현재 의료진의 1일 100만~200만원의 당직비와 신규 채용에 대한 인건비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 보건복지부의 지원 금액 등 가이드라인을 기다리고 있다”며 “우선 의료진에 대한 당직비 지원이 우선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공공병원 내부적으로 필요한 추가 예산 등을 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귀빈 기자 pgb028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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