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강남대로 버거전쟁, '3대장 미국 버거' 맛보니

이예빈 기자 2024. 3. 7.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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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두퍼·쉐이크쉑은 비교적 '한산'
종일 붐비는 파이브가이즈, 맛 평가는 엇갈려
강남역과 신논현역 사이 강남대로엔 슈퍼두퍼·파이브가이즈·쉐이크쉑이 몰려 있다. 미국 3대 프리미엄 버거가 몰려있 는 일명 '버거 스트리트'를 찾았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슈퍼두퍼 외관·파이브가이즈 외관·쉐이크쉑 외관·파이브가이즈 햄버거. /사진=이예빈 기자
미국 브랜드 버거 매장이 몰려 있는 곳이 있다. 서울에서도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역과 신논현역 사이의 강남대로에는 미국 3대 프리미엄 버거로 통하는 슈퍼두퍼·파이브가이즈·쉐이크쉑이 상징적인 1호점을 앞세워 경쟁하고 있다. 이른바 '버거 스트리트'에서 일전을 펼치고 있는 것. 머니S가 지난 7일 버거 전쟁이 펼쳐지고 있는 현장을 찾았다.
7일 오후 1시쯤 방문한 슈퍼두퍼는 한적한 모습을 보였다. /사진=이예빈 기자


한산한 슈퍼두퍼… 한국에 첫 글로벌 매장 개장


이날 오후 1시15분쯤 방문한 슈퍼두퍼는 한산한 모습이었다. 들어서는 순간 팝업스토어를 연상시켰다. 오른쪽 벽에는 슈퍼두퍼를 알리는 커다란 영상과 왼쪽 벽에는 키오스크가 자리했다. 이중문의 구조로 이뤄져 한 번 더 문을 열어야 매장에 들어설 수 있다. 1층엔 4명 기준 5팀, 2명 기준 3팀을 수용할 수 있고 2층엔 4명 기준 20팀을 수용할 수 있는 큰 규모다. 점심시간이 지나서인지 1층과 2층엔 각각 1팀뿐이었다. 점원에게 이렇게 한산한지 물었더니 "점심시간이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라 원래는 좀 더 (손님이) 있는데 오늘만 유독 없는 것 같다"고 답했다.

남성 3명이 키오스크에서 메뉴를 고르고 있었다. 그중 주문을 마치고 영상을 보던 50대 남성(50대·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 거주)은 기자에게 "버클리대학교 앞에 슈퍼두퍼가 있다. 집 앞 버거 가게인 줄 알았는데 한국에 와서 이렇게 프렌차이즈로 운영하는 줄 몰랐다. 친구가 버거를 좋아해 일부러 동행했다"고 말했다. 슈퍼두퍼는 미국 서부지역 샌프란시스코를 대표하는 프리미엄 수제버거 브랜드다. 2010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리어에서 시작해 현재 14개 매장을 보유한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로 성장했다. 한국의 슈퍼두퍼 강남점은 미국 외에 전 세계 최초로 오픈한 글로벌 첫 매장이다.

7일 오후 3시쯤 방문한 파이브가이즈는 만석이었다. 파이브가이즈의 오픈된 주방의 모습. /사진=이예빈 기자


붐비는 파이브가이즈… 호불호 제각각


오후 3시쯤 방문한 파이브 가이즈는 사람들로 붐볐다. 슈퍼두퍼 매장 만큼 넓은 곳인데 이미 자리가 꽉 찼다. 손님이 끊이지 않아 문 앞에는 안내원이 대기하고 있었다. 매장에 들어서면 무제한으로 땅콩을 가져갈 수 있는 곳이 마련돼 있다. 주문은 키오스크가 아닌 직원이 직접 받는다.

오픈된 주방엔 패티 굽는 직원, 감자튀김 튀기는 직원, 소스 뿌리는 직원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첫 방문이라 기본 햄버거와 케이준 감자튀김, 오레오 밀크셰이크를 주문했다. 맛은 기대 이하였다. 두 장의 패티는 아무런 양념이 안 돼 있는 듯했고 소스가 생략돼 나왔다. 오레오 밀크셰이크도 다른 밀크셰이크로 잘못 나왔다. 파이브가이즈의 자부심인 감자튀김은 미리 만들어놨는지 눅눅했다. 점심시간이 훨씬 지나 배가 고팠음에도 주문한 메뉴의 반 이상을 남겼다. 끊임없는 손님으로 정신이 없어 보이는 주방의 모습이 떠올랐다.

옆 테이블에 식사를 마치고 앉아있는 오다운씨(여·30대)에게 햄버거의 맛을 물었다. 오씨는 '리틀 베이컨 햄버거'를 주문했다. 그는 "맛있었는데 기대 이하다. 빵이 납작했다. 원래 수제 햄버거는 빵이 폭신하고 채소가 신선한 맛에 먹는 건데 파이브가이즈 햄버거는 빵이 납작해서 채소와 어우러지지 않는 맛이다"고 말했다. 반면 '치즈버거'를 시켜 식사를 마친 정모씨(남·30대)는 "5점 만점에 4.5점. 너무 맛있었다"고 했다.

파이브가이즈 1층에서 주문을 기다리는 고객 뒤로 무료로 제공하는 땅콩이 놓여 있다. /사진=이예빈 기자
매장 분위기는 미국 현지 식당을 연상케 하며 벽에는 파이브가이즈를 소개한 신문 지면이 붙어 있었다. 노래 역시 미국 팝송이었다. 기본 햄버거를 시킨 홍모씨(20대)는 "맛보다 미국 콘셉트에만 충실한 것 같다. 파이브가이즈에 대한 많은 바이럴로 기대가 컸는데 기대 이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꽤 높은 가격에 놀랐다는데 솔직히 쉐이크쉑이 더 맛있다. (쉐이크쉑의) 특유의 불맛 패티 때문에 패티의 맛은 수제버거의 묘미다. 파이브가이즈 패티는 아무 맛이 안 난다"고 덧붙였다.

2층에서 보이는 뷰는 강남역 메인 거리다. 큰 전광판이 뉴욕의 타임스퀘어를 연상시킨다. 식사를 마친 김남원씨(20대)는 '베이컨 치즈 버거'를 먹었다. 그는 "5점 만점에 5점. 패티가 맛있었다. 근데 너무 비싸다"고 했다. 김씨와 함께 '베이컨 버거'를 맛본 이경택씨(20대)는 "너무 비싸다. 5점 만점에 4.5점"이라고 했다. 매장을 나서는 길에 안내원은 "오늘은 덜한 편으로 원래 이보다 더 붐빈다"고 귀띔했다. 밤 9시가 넘어서도 파이브가이즈는 불야성을 이뤘다.

1986년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출발한 파이브가이즈는 2012년 매장 1000점을 돌파했다. 글로벌로 매장을 확장하는 가운데 한국엔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이 2023년 들여왔다.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파이브가이즈 콘퍼런스'에서 국내 파이브가이즈 매장을 운영하는 에프지코리아가 프랜차이즈 어워드 5개 부문 중 2개 부문을 수상했다.

7일 오후 5시쯤 방문한 쉐이크쉑은 넓은 2층 규모에 아늑한 쇼파자리가 많다. 쉐이크쉑 1층에서 주문을 하는 고객들. /사진=이예빈 기자


아늑한 쇼파자리… 쉐이크쉑의 변함없는 맛


국내에 진출한 미국 3대 버거 가격 비교. /인포그래픽=이강준 기자
오후 5시쯤 방문한 쉐이크쉑은 저녁 시간 전이어서인지 한산한 모습이었다. 매장은 2층으로 구성돼 있고 슈퍼두퍼와 파이브가이즈 매장과는 달리 아늑한 소파자리가 많았다. 쉐이크쉑의 패티는 양념이 잘 돼 있고 감자튀김도 바삭해 언제 먹어도 맛있다는 생각이 든다. 파이브가이즈처럼 주문과 다르게 나온 적도 없었다.

쉐이크쉑은 2004년 미국 뉴욕에서 시작해 동부를 중심으로 매장을 미국 전역으로 확대했다. 2010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최초 해외 매장을 오픈한 이후 현재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 매장을 속속 내고 있다.

이예빈 기자 yeahv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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