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지질시대 '인류세' 도입 무산 논란…일부 과학자 "결정 무효화해야"

문세영 기자 2024. 3. 7.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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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인류세'의 공식 도입을 기대한 일부 지질학자들의 바람과 달리 국제 지질학계는 인류세를 지질학 연대표에 추가하지 않기로 했다.

국내 지질학계도 인류세 도입 무산에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들이 나온다.

일부 지질학자들은 핵무기 실험 등으로 지구에 극심한 기후변화, 생물 다양성 손실 등이 가속화됐다는 점에서 인류세 도입을 주장해왔다.

도입을 반대하는 학자들은 70년에 불과한 인류세 연대가 너무 짧다는 점에서 새 지질시대로 지정하기엔 성급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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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세워킹그룹(AWG)이 인류세 대표 지역으로 선정한 캐나다 크로포드 호수. 위키미디어 제공.

올해 ‘인류세’의 공식 도입을 기대한 일부 지질학자들의 바람과 달리 국제 지질학계는 인류세를 지질학 연대표에 추가하지 않기로 했다. 일부 학자들은 이번 결정을 무효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뉴욕타임스, CNN 등 5일(현지시간) 외신 보도에 따르면 국제지질학연합(IUG) 산하 제4기 층서 소위원회가 인류세 선언 안건을 다수결에 따라 부결했다. 소위원회 구성원 중 66%가 반대면서 인류세 도입은 일단 무산됐다. 

인류세는 인간의 활동이 지구 생태계 및 환경에 큰 영향을 미쳐 돌이킬 수 없는 지구적 변화를 일으킨 새로운 지질시대를 의미한다. 인류에 의한 핵폭탄 개발, 탄소 배출 등이 지구에 광범위한 변화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지난 15년 동안 지질학계는 인류세를 새로운 시대로 인정해야 할지 여부를 두고 논쟁을 벌여왔다. 

지난해 7월 인류세워킹그룹(AWG)은 캐나다 크로포드 호수를 인류세 대표 지역으로 선정하고 인류세 도입을 제안했다. 이에 따라 IUG 산하 소위원회는 6주간의 논의를 거쳐 도입안을 투표에 올렸다. 

위원회 구성원의 60% 이상이 동의해야 인류세가 공식 인정되나 구성원 중 4명만 찬성표를 던지면서 도입은 무산됐다. 위원회는 인류세 도입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투표 절차상 부정행위가 있었다며 무효화를 요구하는 주장이 제기됐다. 네이처의 6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소위원회 의장인 얀 잘라시에비치 영국 레스터대 교수와 부의장인 마틴 헤드 캐나다 브록대 교수가 이의를 제기했다. 이번 투표는 소위원회의 상급 회의체인 국제층서위원회(ICS)의 법령을 위반해 수행됐다는 주장이다. 

프랑신 맥카시 브록대 고생물학과 교수도 네이처를 통해 도입안 부결에 실망을 표했다. 맥카시 교수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예전과 달라졌다는 점은 매우 분명하다”며 “20세기 중반 지구가 변화하는 큰 분기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국내 지질학계도 인류세 도입 무산에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들이 나온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오는 8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세계지질과학총회(IGC)에서 전 세계 최초로 인류세를 공표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표해왔다. 

한편 인류세 도입안이 통과됐다면 지구는 홀로세 시대를 끝내고 1952년 기점으로 새로운 지질시대인 인류세를 맞이하게 됐을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크로포드 호수 퇴적물에는 수소폭탄 실험에서 나온 플루토늄과 같은 잔해가 남아있다.

일부 지질학자들은 핵무기 실험 등으로 지구에 극심한 기후변화, 생물 다양성 손실 등이 가속화됐다는 점에서 인류세 도입을 주장해왔다. 도입을 반대하는 학자들은 70년에 불과한 인류세 연대가 너무 짧다는 점에서 새 지질시대로 지정하기엔 성급하다는 입장이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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