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 8만명… 엄마들은 왜 레스토랑 할인권에 몰려들었나
지난 6일 오전 10시, 패밀리 레스토랑 매드포갈릭의 연간 회원권 판매가 시작되자 엄마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금 접속 되나요?’ ‘계속 대기 중인데 이거 못 사는거 아닌가요’ 등의 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곧이어 ‘겨우 접속됐는데 대기 8만명이다’ ‘아무래도 (구매) 망한 것 같다’는 글도 쏟아졌다.
이 회원권은 매장 식사 할인권, 콜키지 무료 쿠폰 등을 제공해 1년간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가장 낮은 등급 회원권은 11만원, 두번째는 22만원, 가장 높은 등급은 33만원에 팔았다. 지난해 판매한 회원권보다 전체적으로 15% 가량 값이 올랐지만 엄마들은 “꼭 사야 한다”며 몰렸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주부 전모(42)씨는 “초등학생 두 딸과 외식을 하면 앉은 자리에서 20만~30만원은 금방이라 이 회원권을 사서 쟁여뒀다”며 “할인권이 없으면 요즘 같은 물가에 외식은 꿈도 못 꾼다”고 했다.
◇레스토랑 회원권 판매에 ‘동접 8만명’…외식물가 고공행진에 할인권 찾아다니는 엄마들
주부들은 “물가가 올라 과일, 채소 같은 식재료 가격이 오른 것도 문제지만, 외식 물가는 가계 경제에 한방에 크게 타격을 준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레스토랑이나 배달업체 할인 얘기가 나올 때마다 주변에 소식을 공유하며 ‘대기’에 나선다는 것이다.
이커머스에서 판매하는 ‘맛집 이용권 특가’ 행사도 맘카페 화제에 오른다. 지난달 G마켓과 옥션이 빕스 딸기 시즌 할인권(최대 90%)을 사전판매 했을 때도 엄마들이 몰려 난리가 났다. 제때 쿠폰을 사지 못한 사람들은 ‘빕스 쿠폰 1장만 구해봅니다’ ‘오늘 저녁에 가볼까 하는데 빕스 쿠폰 1장만 양도해주세요’ 등의 글을 줄줄이 올렸다. 올해 초 위메프에서 태국 레스토랑 ‘생어거스틴’ 할인권을 판매했을 때에도 불티가 났다. 주부 문모(33)씨는 “생어거스틴 음식 6만원어치 자유이용권을 3만6000원에 판다길래 남편과 각각 1장씩 구매해 설 연휴에 사용했다”며 “정상가를 주고 밖에서 밥을 먹으면 한달 식비의 20~30%는 ‘순삭’이라 꼼꼼히 할인권을 찾아보고 있다”고 했다.
외식 물가 고공행진은 지표로도 확인된다. 지난달 외식 물가 상승률은 3.8%로 물가 상승률 평균(3.1%)을 상회했다. 소비자 물가 품목 중 외식 물가가 주는 부담도 꽤 크다는 얘기다. 특히 최근 원재료인 농·축·수산물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외식 물가 상승률을 견인하는 추세다.
특히 아이 키우는 집에서 자주 먹는 패스트푸드류의 물가 상승률이 높았다. 지난달 햄버거 가격 상승률이 8.2%로 가장 높았고 김밥(6.4%), 냉면(6.2%), 도시락(6.2%), 비빔밥(6.1%), 오리고기(외식·6.0%), 떡볶이(5.7%), 치킨(5.4%) 등이 뒤를 이었다.
◇외식 수요 겨냥한 ‘브랜드데이’ 마케팅 잇달아
외식 업체들은 이렇게 외식이 부담스러운 분위기를 의식해 각종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특정 일에 할인을 해줘서 손님을 모으는 ‘브랜드데이’ 마케팅이 많은 편이다. 고정 고객층이 해당 날짜를 쉽게 기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KFC는 매월 11일 ‘치킨올데이’를 진행해 치킨을 구매하면 같은 종류의 치킨을 하나 더 준다. SPC의 배스킨라빈스는 매월 31일 ‘31데이’ 행사를 진행해 ‘패밀리’ 사이즈 제품을 ‘하프갤론’ 사이즈로 업그레이드 해준다. 커피 프렌차이즈 더벤티는 매월 20일을 ‘더벤티데이’로 지정해 할인쿠폰을 주고 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물 폭탄‘ 대남 전단 전국서 발견…밤중 재난 문자에 ”전쟁났나”
- ‘선재앓이’ 열풍 일으킨 변우석 종영 소감...“꿈 같은 작품, 내게 와줘서 고마워”
- “당연히 해야할 일”…'폐지 할아버지’ 짐 쏟아지자 달려간 초등학생들
- “53만원 돌려드려요” 실제 환급금은 0원…‘삼쩜삼’, 고발당해
- 경찰, 얼차려 중 숨진 훈련병 동료 5명 참고인 조사
- NCT WISH, 일본 세븐일레븐 캠페인 앰버서더 발탁
- 여소야대 대만, 친미 라이칭더 취임 8일만에 총통 권한 축소법 통과
- 한·UAE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체결... 아랍국가 중 처음
- “정부·의료계·환자 한자리에”…서울의대 비대위 ‘의료 개혁’ 심포지엄
- 법원, 중견 건설사 대창기업 회생계획안 강제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