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지질시대 '인류세' 도입 불발…"아직 성급하다"

박건희 기자 2024. 3. 7.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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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활동이 지구에 영향을 미친 시기를 뜻하는 '인류세' 도입이 지질학회 내 첫 찬반 투표에서 부결됐다.

하지만 ICS 첫 분과위원회 투표에서 인류세 도입이 부결되면서 올 8월 부산 '2024 세계지질과학총회'에서의 인류세 공표는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IUGS 투표에서 인류세 도입이 최종 가결될 경우 올해 세계지질과학총회에서 공표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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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S 분과위원회 투표서 '부결'
오는 8월 '부산총회' 공표 무산
인류영향 커진 1950년대 기점
학계 "지질학적으로 너무 짧아"
인류세(Anthropocene)는 1950년대를 기점으로 지구에 대한 인류의 영향력이 압도적으로 커진 시기를 현재의 홀로세(Holocene)와 구분한 새로운 지질 시대의 명칭이다. 올 8월 부산에서 열릴 세계지질과학총회에서 공표될 수 있을지를 두고 기대감이 모아졌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류 활동이 지구에 영향을 미친 시기를 뜻하는 '인류세' 도입이 지질학회 내 첫 찬반 투표에서 부결됐다. 올 8월 부산에서 개최되는 '2024 세계지질과학총회'서 인류세를 첫 공표할 지 관심이 모아졌지만 실현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5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미국 '뉴욕타임스' 등 다수 외신에 따르면 국제지질과학연맹(IUGS) 산하 국제층서위원회(ICS) 내 제4층서학(플라이스토세) 분과위원회 투표 결과 인류세 도입이 부결됐다.

인류세(Anthropocene)는 1950년대를 기점으로 지구에 대한 인류의 영향력이 압도적으로 커진 시기를 현재의 홀로세(Holocene)와 구분한 새로운 지질 시대의 명칭이다. 지구온난화, 생태계 훼손, 핵폭탄으로 인한 인류의 생존 위협 등이 대두된 시기를 하나의 시대로 지정, 호모 사피엔스 집단이 지구라는 행성에 일으킨 광범위한 변화를 인정해야 한다는 움직임이다. 2009년 제기된 이후 15년에 걸쳐 논쟁 대상이 됐다.

지구 평균기온이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지구온난화가 심각해지자 인류세 개념도 과학계를 넘어 사회 전반에 퍼졌다. 이에 지질학계에서는 곧 인류세를 공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하지만 ICS 첫 분과위원회 투표에서 인류세 도입이 부결되면서 올 8월 부산 '2024 세계지질과학총회'에서의 인류세 공표는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정대교 국제지질과학연맹(IUGS) 부회장(강원대 명예교수)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부산에서 인류세를 공표할 가능성은 낮아졌다"며 "인류세 도입에 대한 논의는 당분간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부결된 분과위원회는 사실상 본 투표를 위한 첫 절차다. 분과위원 18명 중 12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분과위원회에서 가결될 경우 ICS 전체 투표안으로 상정되고 이후 ICS 상위 집단인 IUGS의 본 투표에 상정된다. IUGS 투표에서 인류세 도입이 최종 가결될 경우 올해 세계지질과학총회에서 공표할 수 있었다.

정 부회장은 "학계 내부에서는 (인류세 도입이) 충분히 이해되지만, 약 100만 년 정도의 긴 시간을 주기로 연대를 나누는 기존 지질학적 관점에선 50년 된 시간을 하나의 시기로 구분하는 게 성급하다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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