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의 이커머스] 오픈마켓 터줏대감 G마켓 "수익성 개선 총력"

구서윤 2024. 3. 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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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출범해 다양한 최초 서비스 선보이며 충성고객 확보
올해는 판매자 확대와 스마일배송 고도화에 집중…턴어라운드 기대
중국 초저가 공세 속 충성고객 어떻게 유지하고 확보해나갈지는 과제

[편집자주] 코로나19를 계기로 이용자가 급증한 이커머스 시장은 지난해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작년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227조원을 돌파했다. 오프라인 매출 비중을 넘어서 과반을 차지한 것이다. 이커머스 시장이 커지는 동시에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이커머스 플랫폼 간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무한 경쟁 속에 무한 변신하는 이커머스의 현주소와 미래를 들여다본다.

[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G마켓은 다양한 이커머스 플랫폼이 난립하는 가운데서도 굳건히 '오픈마켓' 사업에 집중하며 관심을 모은다. 판매자와 구매자를 이어주는 상품 중개 시스템 사업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며 정체성을 시장에 각인시키려는 셈이다. 직매입 판매 비중을 높이며 급성장 속에 흑자를 실현한 쿠팡의 모델과는 다른 행보이기도 하다.

G마켓은 현 구영배 큐텐 회장이 '구스닥'이라는 이름으로 2000년 설립했다. 2003년 사명을 G마켓으로 변경했고, 2011년에는 이베이에 인수되면서 옥션과 합쳐졌다. 2021년에는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지마켓을 인수했다. 오프라인의 강점에 이커머스 플랫폼을 붙여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었다.

G마켓 CI. [사진=G마켓]

오픈마켓의 터줏대감 격인 G마켓은 2007년 모바일 쇼핑 서비스를 최초로 개시하고, 2014년 익일 합배송 서비스를 최초로 시작하며 소비자의 눈길을 모았다. 2017년에는 이커머스 최초의 유료 멤버십 서비스 '스마일클럽'을 론칭하는 등 이커머스의 역사를 써왔다.

G마켓은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발 이커머스가 국내에서 영향력을 키워가는 상황 속 가격 경쟁력과 신뢰도를 모두 갖춘 플랫폼이라는 강점으로 맞선다는 계획이다.

◇오직 한 우물만...G마켓의 오픈마켓 경쟁력은?

G마켓은 '가격경쟁력'과 '상품다양성'이라는 오픈마켓 본연의 강점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이를 위해 G마켓은 우수한 판매고객을 많이 확보하는 것이 필수라고 생각한다.

G마켓에는 지난해 12월 기준 중소상공인을 포함해 60만명이 넘는 판매고객이 입점해 상품을 판매 중인데, 이는 2022년 대비 22% 증가한 수치다. 판매 활동이 활발한 '활성 판매자' 역시 지난해 내내 전년 대비 월평균 20%의 증가세를 유지했다. 이는 플랫폼의 상품경쟁력과 거래 규모로 직결되는 주요한 지표다.

G마켓은 지난해부터 오픈마켓의 본질 강화를 위해 신규 서비스를 잇달아 론칭했다. 판매자 가입 및 판매 과정을 개편했고, 물류 입고 대행 서비스 '스마일픽업' 리뉴얼 오픈, 카카오플러스 비즈니스 채널 오픈, AI광고 무료체험, 판매 데이터 통계 지표 제공 등이 대표적이다.

2014년 업계 최초로 선보인 익일 합배송 서비스 '스마일배송'도 여전히 인기다. 스마일배송은 다양한 상품을 묶음배송으로 발송하는 형태로, 다양한 오픈마켓 판매자 상품을 사전에 물류센터에 입고한 후 고객 주문에 따라 상자 하나에 담아 발송한다.

스마일배송은 판매자의 주문부터 입고, 재고관리, 포장, 배송까지 온라인 사업을 운영하는데 모든 물류사업을 대행하는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 2015년 G마켓이 자체 개발한 물류관리시스템 WMS가 핵심 자산이다. WMS를 통해 판매 상품의 입·출고, 재고 현황을 파악한다. 현재 동탄메가센터에는 9만~10만개 수준의 상품(SKU)이 있으며, 면적은 축구장 18개 반에 달하는 4만여평 수준이다.

G마켓이 판매자들의 상품을 직접 받아 스마일배송 물류센터에 보관해주는 입고 대행 서비스를 '스마일픽업'을 리뉴얼 오픈했다. [사진=G마켓]

다양한 판매자의 상품을 하나의 박스에 담아주다 보니 고객 반응도 좋다. G마켓 고객이 스마일배송 이용 시 하나의 박스에 2개 이상의 상품을 담아 배송을 받게 되는 '합포율'은 92%에 달한다. 폐기물도 줄이고 배송비 절감효과도 있다.

판매자에게 스마일배송의 장점은 '빠른 정산'이다. 출고일 바로 다음날 판매금액의 90%를 판매자에 정산해준다. 또한 보관비, 운영비, 배송비 절감은 물론 CS 운영 관리를 통한 인력 효율화, 빅스마일데이와 같은 대형 프로모션 연계를 통한 판매증진 기회를 늘리는 등 스마일배송만의 판매자 서비스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양질의 판매자를 늘리는 데 더 역점을 둘 계획이다. 구매 고객에게는 빅스마일데이 등 대형 행사를 통해 좋은 가격에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혜택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비록 중국 플랫폼이 초저가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지만 G마켓은 '신뢰도'에 중점을 둔다.

G마켓 관계자는 "가격 측면으로만 보면 알리의 500원짜리 제품과 경쟁하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며 "G마켓이라는 플랫폼을 믿고 구매했을 때 품질 좋은 제품을 받을 수 있다는 신뢰를 바탕으로 국내 플랫폼 중에선 G마켓이 가장 저렴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온라인쇼핑협회장이기도 한 전항일 G마켓 대표이사는 플랫폼 신뢰도를 강조하는 전도사 역할을 자처한다. 전 대표는 지난달 23일 한국온라인쇼핑협회 정기총회에서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에 진출하는 해외플랫폼에 비해 우리가 자발적으로 안전한 시장환경과 공정한 거래문화를 조성해 국민이 신뢰하는 생태계 구축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며 "올해는 해외플랫폼들의 공격적인 국내 시장 진출로 인해 온라인 시장뿐만 아니라 국내 소매시장과 연관된 모든 산업의 가치사슬에 큰 변곡점이 될 수 있는 해"라고 강조했다.

◇흑자는 언제쯤?

이베이가 G마켓을 운영하던 시절 당시 아마존의 공세에 맞서던 외국계 기업 이베이의 해외 사업 중 한국 법인은 전 세계에서 흑자를 낸 몇 안 되는 법인 중 하나였다.

하지만 G마켓은 2021년 신세계에 인수된 이후 곧바로 적자로 돌아섰다. 신세계는 G마켓을 3조4000억원에 인수했다.

이는 이베이가 국내 투자에 소극적이었던 측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는 G마켓을 인수한 후 개발 분야 인적 투자를 대대적으로 단행했고, 그에 힘입어 새로운 서비스도 대거 시행했다. 2022년에는 개발자 100여 명을 신규 채용했는데 이는 평년 수준과 비교했을 때 3배가 넘는 규모였다. 이외에도 장보기 서비스 '스마일프레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2022년 론칭했고, 지난해에는 모바일앱 초개인화 적용, 가격비교 서비스 오픈 등을 진행했다. 올해 1월에는 판매자용 매출 분석 서비스를 베타 오픈했는데 상반기 중 더욱 다양한 통계 서비스를 추가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1일 이마트 월계점에서 열린 'G마켓 상생 페스티벌 팝업스토어' 현장. [사진=구서윤 기자]

G마켓은 신세계 가족이 된 후 2년 넘는 기간 동안 자체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는 등 '지속가능한 경영체질'을 만드는 데 집중해 왔다. 이제는 이를 기반으로 수익성을 제고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제휴채널 의존도를 낮추고, 마케팅을 효율화 하는 등 적극적인 수익성 개선 노력을 통해 영업손실을 50% 이상 줄인 상태다. 특히 작년 4분기에는 영업이익 2억원을 기록하며 8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마케팅 축소 등으로 이룬 일회성 흑자가 아닌 대대적인 투자를 병행하면서 수익 달성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은 321억원으로 전년(655억원) 대비 크게 줄었다. 마케팅 효율화 등의 영향으로 매출은 전년 대비 9.2% 감소한 1조1967억원을 기록했다. 앞으로는 적자를 줄이는 것보다 흑자로 전환하는 시점에 더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오픈마켓 업체들은 폭넓은 상품 구색과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를 봐야 하는데 G마켓이 플랫폼 내 대다수 사용자인 30~40대 이용자를 공략하기 위해 어떤 방안들을 마련할지 궁금하다"며 "충성 고객을 바탕으로 이번 분기를 기점으로 턴어라운드를 하지 않을까 전망해 본다"고 말했다.

G마켓은 흑자 전환을 위해 스마일배송 사업을 강화하고 물류 효율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풀필먼트 서비스를 강조해 우수한 판매자를 유입시켜 상품 경쟁력을 더욱 높이겠다는 것이다.

물류 효율화를 위해 지난해 6월 G마켓은 LG CNS와 함께 동탄 물류센터에서 로봇 플랫폼 관련 기술검증을 시작했다. 고도화된 로봇 플랫폼을 물류 작업장에 연동, 상품 분류와 보관, 물류 이동 및 작업자 편의성 향상에 활용해 물류 비용을 대폭 절감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했다.

전항일 G마켓 대표가 지난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신세계 유니버스 페스티벌'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G마켓의 충성고객이 상당히 두터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재는 '신세계유니버스클럽'으로 합쳐졌지만 기존에 운영하던 SSG닷컴·G마켓 온라인 통합 멤버십 스마일클럽 가입자 수는 300만명대였다. 신세계 6곳의 계열사 혜택이 통합되면서 G마켓만을 위한 혜택에 집중하긴 어려워졌지만 G마켓은 시간이 지나면서 혜택이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는 '가격 경쟁력'과 '상품 다양성'에 기반해 G마켓 핵심경쟁력의 경쟁우위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차별화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를 병행해 건강한 성장과 내실을 모두 잡겠다는 전략이다. 물류 효율화 작업과 판매자를 위한 물류 서비스 지원 정책도 지속해서 이어갈 예정이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종합몰 앱 기준 G마켓의 지난 1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583만8335명으로 4위다. 쿠팡, 11번가, 알리익스프레스가 앞서 있고, 테무가 570만9143명으로 바짝 뒤쫓고 있다.

정연승 단국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알리와 테무 등 중국 플랫폼이 국내에서 유의미한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고객 확보 경쟁이 치열한 시장 상황에서 MAU 자체는 향후 고객이 더 확대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라고 생각한다"며 "국내 플랫폼은 브랜드나 품질,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 등을 가지고 중국의 초저가 공세에 대응해나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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