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민족 정기 끊으려고? 영화 '파묘' 속 쇠말뚝, 어디까지 진짜일까
흥행몰이 중인 영화 '파묘'에는 '쇠말뚝'이 주요 소재로 등장합니다. 한동안 일제가 민족 정기를 끊기 위해 곳곳에 쇠말뚝을 박았다는 주장이 있었는데,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따져봤습니다. 학계에서는 근거가 없는 얘기라는 게 중론입니다.
조소희 기자가 팩트체크했습니다.
[기자]
[영화 '파묘' : 내가 한 40년 땅 파먹고 살았지만 여긴 도저히 모르겠다]
영화 '파묘'의 후반부를 이끄는 건 쇠말뚝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일제는 한반도를 강점하며 우리 땅 곳곳에 쇠말뚝을 박았습니다.
영화에선 우리 민족의 정기를 끊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지만 역사학계에서는 이와 무관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습니다.
관련한 문헌이나 기록이 없어 직접적인 연관성을 찾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고태우/서울대 국사학과 교수 (한국 근대사 전공) : 명확한 근거가 없고요. 토지 측량 과정에서 약간의 강압적인 분위기라던지 민족적 감정으로 나타나는 과정에서 소문들이 확대된 것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학계에선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총독부가 수탈을 위해 토지를 측량하면서 쇠말뚝을 박았던 것으로 것으로 해석합니다.
[장유승/성균관대 한문학과 교수 (한국한문학 전공) : 기본적으로 풍수 사상이 전제가 되어야 하는 거잖아요. 일본에는 그런 관념이 희박해요.]
그러나 농경 사회에서 소중히 여겨졌던 땅, 유교문화 속에서 보호해야 할 조상의 묘지 근처에 일제가 쇠말뚝을 박는 것 자체가 당시 사람들에겐 충격과 공포로 다가온 것은 사실입니다.
쇠말뚝은 땅을 빼앗긴 사람들 입장에선 정서적 분노를, 또 저항을 일으키는 상징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최태성/한국사 강사 : 왜냐면 우리는 피해자고 그쪽은 가해자니까요. 피해자 입장에서는 그들의 모습 하나하나가 상처가 되잖아요.]
36년, 일제강점기 속에서 쇠말뚝은 일제 탄압의 표식이었습니다.
실제로 일제의 측량은 경제 수탈로 이어졌습니다.
[영상자막 김영진]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확' 올리더니 '찔끔' 내리네…정부, 식품 업계에 경고 보냈다
- 밤 12시에 "왜 출근 안 해"…'악성 민원' 시달리던 공무원, 결국
- "상태 좀 볼게요" 중고거래하겠다더니 명품시계 들고 도주
- [팩트체크] 민족 정기 끊으려고? 영화 '파묘' 속 쇠말뚝, 어디까지 진짜일까
- '사랑이 죄?' 열애설에 사과…팬들은 왜 이렇게까지 분노하나
- 다가오는 집단휴진, 환자들 한숨…정부는 "노쇼 엄정 대응"
- "시추해도 경제성 마이너스"…한국 철수 전 '정밀 분석'
- '윤 대통령 동기' 고석, 채상병 사건 회수 다음날 이종섭과 통화
- 트럼프 생일 축하 받으며…의회 폭동 3년만에 '화려한 컴백'
- "로켓배송 못 할 수도" 쿠팡 반박에…"대놓고 협박하냐" [소셜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