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지갑 좀 다시 열어줘” 백화점·호텔 ‘가성비 멤버십’ 경쟁

박홍주 기자(hongju@mk.co.kr) 2024. 3. 6.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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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외국인 멤버십 ‘H포인트 글로벌’ <사진=현대백화점>
고물가에 지갑을 닫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유통업계는 저마다 맞춤형 멤버십을 내놓으며 경쟁에 나서고 있다. 겨냥하는 소비자층마다 적합한 할인 및 포인트 혜택을 제공해 충성고객으로 끌어들이려는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올해부터 새로운 선정형 멤버십 프로그램인 ‘스페셜 클럽’을 내놓았다. 기존 VIP 멤버십보다 훨씬 적은 구매 실적으로도 할인, 주차 등 혜택을 제공한다. 불경기로 백화점 명품 매출이 주춤하자 다른 품목으로 소비를 하는 20·30대 중심의 젊은층을 겨냥한다는 것이다.

스페셜 클럽은 기존 롯데백화점의 VIP 멤버십인 ‘에비뉴엘’과는 다른 프로그램으로 중복 혜택이 불가능하다. 대신 실적 기준이 대폭 낮아진다. 직전 월을 제외한 3개월 간 백화점·아웃렛·몰 합산 구매금액이 약 110만원 이상인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다. 지점마다 기준 구매금액은 달라진다. 온라인 실적은 제외하고 전체 실적 중 백화점 실적이 20% 이하인 경우도 제외한다.

롯데백화점의 VIP 멤버십 입문 등급 ‘프리 그린(Pre-green)’은 3개월간 300만원 이상 이용객을 대상으로 한다. 기존 멤버십 최저기준보다도 훨씬 낮은 기준으로도 VIP에 가까운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회원 유지기간은 구매실적에 따라 매달 회원을 다시 선정해 한 달마다 바뀐다.

국내 백화점 ‘빅3’의 멤버십 기준이 점차 높아지자 정반대로 ‘가성비 멤버십’을 내놓은 것이다. 롯데백화점 에비뉴엘의 퍼플등급 기준은 연간 구매금액 4000만원 이상에서 5000만원 이상으로, 오렌지 등급은 1800만원에서 2000만원 이상으로 올랐다. 매출이 높은 본점·잠실점·부산본점·인천점 등은 실적 기준이 더 높다.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 ‘티탄 피트니스 멤버십’ <사진=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
고객 유치가 시급한 곳에서는 VIP 기준을 완화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AK플라자는 VIP 멤버십인 ‘A*Class’를 개편해 기준을 완화하고 혜택을 늘렸다. 최상위 등급인 E-다이아몬드 등급은 연간 구매금액 1억원 이상에서 7000만원 이상으로 낮추고, 다이아몬드 등급은 7000만원 이상에서 5000만원 이상으로 낮췄다. ’미래의 VIP’로 관리되는 실버 등급의 기준은 연간 800만원 이상에서 500만원 이상으로 낮췄다.

혜택은 다이아몬드 등급 이상에게 최대 7% 상시 할인을 10% 할인으로 늘리고, 할인 상품에도 추가 할인이나 적립을 제공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외국인 고객만을 맞춤으로 ‘핀셋 멤버십’을 강화했다. 현대백화점과 현대아울렛, 현대백화점면세점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외국인 전용 통합 멤버십 ‘H포인트 글로벌’을 론칭했다.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받거나 H포인트 글로벌 웹페이지에서 여권정보를 입력해 가입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은 계열사간 통합 멤버십으로 묶어 이들을 관리하고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통해 맞춤형 마케팅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6월 계열사들을 대상으로 출범한 통합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운영 중이다. 1년에 3만원 가입비를 내면 이마트·G마켓·SSG닷컴·스타벅스·신세계백화점·신세계면세점 등 계열사에서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결제 플랫폼 토스와 손잡고 결제 및 포인트 연계를 맺었다.

롯데마트 ‘스노우플랜’ 멤버십을 홍보하는 모습 <사진=롯데마트>
롯데마트는 오프라인 고객 전용 멤버십인 ‘스노우플랜’을 개편해 내놓았다. 엘포인트 회원 중 롯데마트GO 앱을 사용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적립률 향상, 롯데시네마 영화 할인쿠폰, 롯데마트 문화센터 강좌 할인 등 각종 제휴 혜택을 제공한다. 마트의 주 고객층인 오프라인 고객들을 대상으로 굿즈 증정, 행사상품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해 충성고객으로 굳히겠다는 것이다.

홈플러스는 온·오프라인 통합 무료 멤버십인 ‘홈플원(ONE)’을 운영하면서 성과를 내고 있다. 홈플러스 측은 무료 멤버십을 운영하면서 고정 고객을 늘리고, 온라인 결제와 연계해 저변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데믹 이후 본격적으로 관광이 재개된 호텔업계도 멤버십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는 피트니스 센터와 수영장, 테니스 코트 등을 이용할 수 있는 ‘티탄 피트니스 멤버십’을 선보였다. 건강과 체력관리를 위해 적극 돈을 내는 ‘덤벨 이코노미’를 활용한 것이다. 최신 운동기구를 구비한 피트니스 센터와 온수 자쿠지가 있는 실내 수영장이 있다. 필라테스·PT·수영·골프·테니스 등은 전문 강사로부터 1대1 강습을 받을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된다.

서울 용산에 위치한 서울드래곤시티 호텔은 ‘다이닝 클럽’ 멤버십을 올해 ‘다이닝 플러스’로 리뉴얼했다. 연회비가 88만원이지만 111만원 상당의 바우처를 제공해 1년간 호텔의 식음 업장 인프라를 누릴 수 있게 했다. 알라메종 와인앤다인 등 12개 레스토랑과 다이닝 시설 등에서 할인 받을 수 있다.

서울 중구 장충동의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은 신규 멤버십인 ‘금수장’을 출시했다. 연회비 19만원과 29만원 두 종류로 구분됐다. 각각 15%, 20% 할인 혜택이 적용된다. 호텔의 더 킹스 호빈·1955 그로세리아·더 라운지 앤 바 등 4곳에서 이용할 수 있다.

서울 여의도의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은 프리미엄·골드·블랙 3가지로 구분되는 멤버십을 운영 중이다. 연회비는 각각 110만원, 330만원, 1100만원에 달한다. 멤버십별로 바우처를 제공받는다. 최상위 등급인 블랙의 경우 펜트하우스 1박 숙박권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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