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아서 20억 번다? 세상에 공짜 없다는데…묻지마 '줍줍' 위험한 이유[부릿지]

이용안 기자, 오세린 PD, 신선용 디자이너 2024. 3. 6. 05:1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당첨만 되면 20억원 번다'는 말에 101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최근 강남 개포동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디퍼아)' 무순위 청약을 신청했다. 2020년 일반분양 당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가격 그대로 나와 당첨만 되면 '로또'라는 입소문에 너도나도 청약을 신청한 것이다. 계약금으로만 수억원을 준비해야 하지만 자금마련 고민은 당첨되고 하라는 '선당후곰'이란 신조어도 생겼다. 과연 무순위 청약에서 당첨되고 고민을 해도 상관없을지 부릿지가 알아봤다.
'선당후곰'이란 말은 왜 생겼나
먼저 선당후곰이란 말이 대체 왜 생겼는지부터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세 가구에 대해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디퍼아를 한 번 살펴보죠. 이 세 가구의 분양가가 전용 34㎡는 6억5681만원, 전용 59㎡는 12억9078만원, 전용 132㎡의 경우 21억9238만원이었습니다. 분양가가 싼 편은 아닌데요, 실거래가를 보면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디퍼아의 경우 작년 11월30일부터 입주가 시작됐는데요, 전용 34㎡의 경우 호가가 12억5000만원에서 13억원 수준으로 형성돼 있습니다. 분양가보다 6억원 정도 높죠. 평수가 커질수록 분양가와 실거래가의 차이 즉 시세차익을 보는 규모가 커지게 됩니다. 전용 59㎡의 경우 지난 1월 22억원에 거래가 됐는데요, 분양가와 약 10억원 정도 차이가 납니다. 마지막으로 전용 132㎡은 지난 1월 49억원에 거래가 됐는데요, 단순 계산으로 분양에 당첨되면 27억원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보게 됩니다.

게다가 무순위 청약은 신청 허들이 낮습니다. 일단 국내에 사는 만 19세 이상이면 되고요, 집이 있어도, 청약통장은 없어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실거주 의무, 전매제한 등 각종 규제에서도 자유롭습니다. 이 때문에 누구나 로또를 사는 마음으로 무순위 청약을 신청하고 있습니다.
정말 고민은 당첨 후에 해도 되나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사진=오세린PD
조건도 까다롭지 않고 당첨만 되면 수십억원의 시세차익을 볼 수 있다니, 나도 한 번 넣어볼까라는 생각이 당연히 들 수밖에 없는데요, 하지만 이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우선 계약금을 충분히 확보해야 합니다. 우선 3일 8일까지 분양가의 10% 수준인 계약금을 내야 하는데요. 무순위 청약 신청일로부터 바로 11일 뒤입니다. 짧은 시간 안에 이 금액을 마련하지 못하면 계약을 할 수 없습니다.

보통 계약금은 분양가의 10% 수준으로 정해지는데요, 20%인 곳도 있습니다. 일반분양이었지만 선당후곰으로 핫했던 또 다른 단지, 메이플자이의 계약금이 분양가의 20%였죠.

다시 디퍼아 사례를 보면 계약금을 내기 위해 전용 34㎡의 경우 일단 6500만원, 59㎡는 1억3000만원, 132㎡는 2억2000만원 정도를 현금으로 무조건 갖고 있어야 합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실거주를 원하는 사람은 세 달 뒤인 6월 7일까지 계약금을 빼고 분양가의 90%에 해당하는 잔금을 내야 합니다. 임시사용 승인확인서와 입주 안내문을 들고, 디퍼아에 잔금대출을 해주는 은행에 가면 대출을 받을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디퍼아는 투기과열지구에 있는 아파트라서 분양가의 절반까지만 대출이 나옵니다. 계약금을 포함한 나머지 절반은 현금으로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본인이 직접 살지 않고 세입자를 들여보내는 방법도 있긴 하지만 전세를 놓는 과정이 녹록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우선 경쟁자가 너무 많아요. 이 단지가 총 6700세대인데 지금 올라온 전세 매물만 2500개에 달합니다. 전 세대의 1/3 이상이 전세매물로 올라온 셈이죠. 그리고 전용 34㎡ 물량은 3층, 전용 59㎡는 4층, 전용 132㎡는 2층입니다. 모두 저층이죠. 다른 임대인보다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시해야 세입자를 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결국 계약금 말고도 추가 현금이 필요합니다. 발코니 확장비가 의무고 세금까지 생각하면 더 넉넉하게 현금을 갖고 있어야 하겠죠. 청약이 당첨되고 이런 자금 마련 계획을 짜기엔 시간이 너무 부족해 보입니다.

청약을 넣기 전 충분한 준비가 돼 있어야 하는데요, 만약 준비 없이 당첨돼 이를 취소한다면 어떤 불이익이 생길까요. ☞자세한 내용은 머니투데이 부동산 유튜브 채널 '부릿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연 이용안
촬영 오세린 PD
편집 오세린 PD
디자이너 신선용

이용안 기자 king@mt.co.kr 오세린 PD annstrr@mt.co.kr 신선용 디자이너 sy0531@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