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귀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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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악귀가 등장하는 영화 '파묘'를 관람했다.
무신론자인 데다가 영혼이나 귀신은 그저 인간이 만들어 낸 상상의 산물이라 여겨 온 나로선 거부감이 들 만한 영화다.
'귀신 영화'가 이처럼 관객 몰이를 하는 게 드문 터라 호기심이 일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귀신 영화는 토속적 무속신앙을 토대로 한 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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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악귀가 등장하는 영화 ‘파묘’를 관람했다. 무신론자인 데다가 영혼이나 귀신은 그저 인간이 만들어 낸 상상의 산물이라 여겨 온 나로선 거부감이 들 만한 영화다. 그래도 며칠 만에 500만 관객을 돌파했다는 소식에 무료함이라도 달래 보자며 영화관을 향했던 것. ‘귀신 영화’가 이처럼 관객 몰이를 하는 게 드문 터라 호기심이 일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귀신 영화는 토속적 무속신앙을 토대로 한 게 많다. 억울한 죽임을 당한 이의 한풀이가 주요 소재다. 그와 달리 파묘는 악귀를 무찌르는 서구적 프레임에 풍수사상을 토대로 ‘친일파 척결’이란 역사성을 심은 게 관객의 흥미를 한껏 끌어올린 듯했다. 영화 속 무당 김고은의 굿 장면이 어릴 적 기억을 소환했다. 칼을 들고 춤을 추고 동물 피를 뿌리고 하는 풍경. 무서웠지만 끝까지 눈을 떼지 못했었다. 귀신이 없다고 확신하면서도 보이지 않는 뭔가 있을지 모른다는 잠재의식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관객이 끊이지 않는 것도 그 때문인 듯싶고.
임창용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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