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판 왕좌의 게임’ 세계 호평… 한국선 3·1절 때문에 공개 늦췄나?

백수진 기자 2024. 3. 6.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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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만든 일본 퓨전 사극 ‘쇼군’ 디즈니+ TV쇼 부문서 글로벌 1위
드라마 '쇼군' /FX

디즈니 산하 케이블 채널 FX의 드라마 ‘쇼군’이 “일본판 왕좌의 게임”이라 불리며 해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제작사가 만든 일본 퓨전 사극으로 지난달 27일 1·2화 공개 이후 디즈니+ TV쇼 부문 글로벌 1위(플릭스 패트롤 기준)에 올랐다. 영화 비평 사이트 IMDb 평점도 9.3점으로 “유혈이 난무하는 매혹적인 서사시”(가디언), ”진정한 걸작”(타임) 등 외신의 호평이 이어졌다. 전 세계 대부분 국가에서 디즈니+를 통해 볼 수 있는 반면, 한국에서 공개가 늦어지면서 궁금증을 자아냈다. 온라인에선 “역사적으로 민감한 내용이 담긴 게 아니냐” ”3·1절을 피한 게 아니냐”는 추측까지 제기됐다.

드라마는 1600년 일본의 절대 권력 ‘쇼군’ 자리를 둘러싸고 크고 작은 다이묘(영주)들의 배신과 하극상, 권모술수가 판치던 시기를 그린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모티브로 만든 허구의 인물 요시이 도라나가(사나다 히로유키)가 주인공. 도라나가가 일본에 상륙한 영국 항해사 존 블랙손(코스모 자비스)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만나 백인 사무라이가 된 윌리엄 애덤스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드라마 '쇼군'에서 1600년 일본에 상륙한 영국 항해사 존 블랙손(코스모 자비스). /FX

원작인 제임스 클라벨의 소설 ‘쇼군’(1975)은 1980년대에도 드라마로 만들어져 스시 등 일본 문화를 대중화했던 작품이다. 당시엔 존 블랙손이 파란 눈의 사무라이가 되는 이야기가 중심이었다면, 이번엔 도라나가에게 초점을 맞춰 일본인의 시각에서 작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중심엔 주연 배우인 사나다 히로유키가 있다. 한국에선 ‘링’의 주연배우로 잘 알려졌으며, 2000년대 할리우드에 진출해 ‘라스트 사무라이’ ’웨스트월드’ 등에서 조연 사무라이 역할을 맡아왔다. 쇼군의 제작자로 참여한 사나다는 가발·의상·소품·선박 제조까지 전 분야에 일본 전문가들을 섭외해 완성도를 높였다. 사나다는 “할리우드에서 정통 사무라이 드라마를 만들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일본 문화를 세계에 올바르게 소개하고 싶었다”고 했다.

지난달 미국 LA에서 열린 '쇼군' 시사회에 참석한 주연 배우 사나다 히로유키. /AFP 연합뉴스

지역 제한을 우회해 미리 본 쇼군은 호평을 받을 만했다.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운명을 개척하려는 서양과 자연의 섭리를 받아들이는 동양 문명의 충돌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진다. 격동의 시기, 각자의 욕망과 목표에 따라 쉴 새 없이 이합집산하는 캐릭터들이 몰입을 높인다. 캐나다 벤쿠버 세트장에 재현된 1600년의 오사카성과 어촌, 화려한 기모노와 사무라이 갑옷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측은 공개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 “시장별로 편성 전략이 다르다. 한국에선 작품 완결 이후 4월 중에 10부를 한꺼번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디즈니+의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인 ‘로얄 로더’와 공개 시기가 겹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2화에서 두 번 정도 스쳐가듯 조선을 언급하나, 역사 왜곡이나 논란이 될 만한 장면은 눈에 띄지 않았다. 다만 잔혹하면서도 낭만적으로 묘사된 사무라이 문화에 대해선 거부감을 느끼는 시청자도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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