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려로서 기대에 부응 못해 참회"... 혜민스님 복귀 방송서 꺼낸 첫마디

이혜진 기자 2024. 3. 5.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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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민스님은 지난 4일 공개된 BTN불교TV '마음이 쉬어가는 카페 혜민입니다' 첫방송을 진행했다. /BTN불교TV

“승려로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 참회한다. 많은 분들이 주신 말씀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여러분들의 조언을 가르침으로 삼아 승려의 본분인 포교와 전법, 보시와 봉사에 더 힘쓰겠다. 부족하지만 지켜봐 달라.”

3년여만에 BTN불교TV를 통해 방송에 복귀한 혜민스님이 처음 꺼낸 인사말이다.

혜민스님은 지난 4일 공개된 BTN불교TV ‘마음이 쉬어가는 카페 혜민입니다’ 첫 방송을 진행했다. 혜민스님은 이 방송을 “바쁜 일상에서 잠시 쉬어가고 싶을 때, 좋은 친구들과 이야기 나누고 싶을 때, 좋은 음악 들으며 마음을 힐링하고 싶을 때 카페에 가지 않느냐. ‘마음이 쉬어가는 카페’도 그런 곳”이라며 “마음이 어렵고 힘든 사연이 있으면 나와 같이 나누며 좋은 음악을 듣고 명상하고 부처님의 좋은 가르침도 같이 배우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고 소개했다.

첫 방송의 주제는 ‘분별이 좋은 일, 안 좋은 일을 만든다’였다. 혜민스님은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나도 모르게 섣불리 예단할 수 있는데, 실제로 인생이란 것은 딱 정해진 것이 없다”며 “좋은 일이 생겼다 해서 너무 들떠서 자랑할 일도 아니고, 안 좋은 일이 생겼다고 해서 낙심하고 절망해 우울해하는 마음을 먹을 필요가 없다”고 했다. “이 일이 좋은지 안 좋은지는 아직 모른다”며 “어떤 일이 생겼을 때 너무 좋아하지도, 너무 낙심할 일도 아니다. 균형 잡히고 차분한, 또 멀리 보는 시야를 갖고 일상을 살아나가야 한다”고 했다.

혜민스님은 암에 걸린 지인의 사연을 소개하며 “오히려 암을 좋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전환점으로 삼았다”고 전했다. 이 지인은 혜민스님에게 “암에 걸리기 전엔 앞만 보고 살았는데 아파 보니 다른 사람의 아픔도 느낄 수 있었고, 당연시 했던 평범한 일상들이 너무 소중하게 느껴지고 가족, 친구와의 관계에 감사하는 마음이 들더라”고 말했다고 한다.

반대의 사례도 있었다. 아들이 대기업에 취업한 후 6개월 만에 회사를 그만둔 불자의 사연이었다. 혜민스님은 “정말로 원했던 것이 이뤄져서 행복할 것 같은 목표가 달성됐지만, 막상 허탈감이 들고 내 예상과는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깨달음이 있었다고 한다”고 했다.

혜민스님은 “어떤 일 발생했을 때 그 일 자체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다”라며 “부처님은 진리를 깨달으려면 있는 그대로의 실상을 봐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또 “우리 스스로가 상황에 대해 주석을 달면 경험 자체를 온전하게 보지 못하고 분별 상에서 살게 된다”며 “우리가 분별을 뛰어 넘어 현상을 지긋이 바라보면 어떨까”라고 했다.

앞서 혜민스님은 2020년 11월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남산타워가 보이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 소재 저택을 공개했다가 ‘풀소유’ 논란에 직면했다. 비판이 이어지자 혜민스님은 같은 해 12월 소셜미디어에 사과문을 올리고 방송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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