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스토리] 언론인 동료들에게, 용기를 내세요!… 영화 '트루스(Truth)'
감독: 제임스 밴더빌트, 주연: 케이트 블란쳇, 로버트 레드포드
'트루스(Truth, 감독 제임스 밴더빌트)'는 언론인에 관한 영화의 카테고리에서 앞단에 떠오르는 작품은 아니다. 케이트 블란쳇과 로버트 레드포드가 주연을 맡은 작품치고는 국내 개봉 당시 화제성도 떨어졌고, 관객 동원도 2만 명 이하로 매우 저조한 편이었다. 영화의 완성도나 배우들의 연기력 문제는 아니었을 것이다. 영화 '조디악',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와 '토탈 리콜' 등의 각본을 썼던 제임스 밴더빌트 감독은 '트루스(Truth)'라는 꽤 까다로운 프로젝트를 무난하게 완성했다. 그는 불과 10년 전, 미국을 뒤흔들었던 일명 '래더 게이트' 사건을 영화화하는데 가장 큰 용기와 강단이 필요했던 사람이었을 것이다. 실존 인물들에게 민감한 사건인 만큼 영화에는 진정성과 신중함, 배려도 잘 녹아들어 있다. 이 영화가 국내에서 성공하지 못했던 데에는 한국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소재가 아니었다는 점과 함께 주인공들이 목표를 이루지 못한 데다 결국 방송국에서 퇴출당했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다. 대다수 관객들은 실패한 프로타고니스트, 주동자들의 이야기를 듣는 데 익숙하지 않다는 것을 할리우드의 제작자들이 몰랐을 리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루스(Truth)'가 만들어졌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럼에도 '트루스(Truth)'는 이것이 언론인들의 흑역사로 묻어버리고 말아야 할 사건이 아님을 역설한다. 영화에는 사실, 민망할 정도로 '질문'의 중요성에 관한 대화가 자주 등장한다. 그 중에서도 '우리가 질문을 멈추는 순간, 미국인들이 패배하는 것'이라는 댄의 대사는 기억해 둘만하다. 또한, 메리는 질문을 했다는 이유로 그녀를 때렸던 폭력적 아버지 밑에서 자랐지만, 두려움 뒤로 숨지 않고 계속 진실을 향한 질문을 던짐으로써 저널리스트가 된 인물이다. 설사 그 질문이 재선이 유력한 현직 대통령을 향한 것이라 해도 그녀는 물음표를 거두지 않았다. 그녀가 제보자와 문서 출처에 대해 더 섬세하게 의혹을 제기하지 않는 우를 범했다고 해서 그녀의 다른 의문들까지 물거품으로 끝났다고 할 수는 없다. 비극적 결말을 맞으면서도 그녀와 댄이 좋은 파트너로 남을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가치관이 일치했기 때문이다. 우리 삶의 많은 부분에서 인간의 역할을 대신해 나가고 있는 A.I.가 아직 스스로 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질문'이라는 점을 상기해 볼 때, '트루스(Truth)'의 관점은 더 중요해진다.
그러므로 마이크에게도 '래더 게이트'의 경험이 실패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댄과 일했던 시간들은 마이크 또한 누군가의 롤 모델로 만들어줄 수 있는 자양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트루스(Truth)'의 제작진들도 이 사건이 언론인들에게 경각심과 함께 직업정신을 고양시켜 줄 발전적 실패담으로 남길 바랐을 것이다. 댄의 마지막 뉴스 멘트가 그런 바람을 대변한다.
"… 곳곳에서 위험을 무릅쓰는 나의 언론인 동료들, 모두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용기를 내세요! (Courage!)"
YTN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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