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우 효과…올해는 배당락 무풍지대

김제림 기자(jaelim@mk.co.kr) 2024. 3. 5.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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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수혜에 분기배당 기대
자동차·은행·우선주에 매수세
현대차그룹주 28일 일제히 올라
KB·JB금융 주가 연일 상승세

재작년까지만 해도 연말 배당 시즌에 맞춰 권리일이 지나면 배당락으로 배당금만큼 주가가 빠지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올해 2월이 배당기준일인 기업들 주가는 배당락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있다. 배당락은 배당금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획득하는 기간이 끝나 주가가 배당금만큼 하향 조정되는 것을 의미한다.

작년까지만 해도 12월 결산 법인들 주가는 연말 배당락으로 휘청거렸다. 그러나 올해 배당기준일을 배당금 결정 이후인 2월 이후로 변경한 회사가 많이 나오고 고배당주에 대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 기대감이 커지면서 배당락 영향이 크게 줄어들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한지주(배당락일 2월 22일)를 비롯해 배당락일이 2월 28일이었던 금융주와 현대차 및 현대차 우선주들 주가가 배당락보다 훨씬 적게 빠지거나 오히려 상승했다. 과거엔 투자자가 배당 권리를 확정한 다음 날 주식을 대거 처분하면서 배당락보다 주가가 더 폭락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하지만 올해는 3월 말 분기배당이 예정된 데다 고배당·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나와 투자자가 배당주를 계속 보유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달부터 자동차·은행·우선주를 집중 매수해왔다. 특히 현대차 우선주는 일각에서 우선주 취득·소각 가능성까지 나오며 배당락 이후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달 28일이 배당락일이었던 KB금융은 주당배당금이 1530원이었는데 배당락일 주가 하락폭은 100원에 불과했다. 배당락일 이후 이달 5일까지 주가는 11.6% 상승했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다변화된 이익구조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이익 창출 여력이 있으며 지난해 4분기 기준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13.6%로 다른 금융주보다 우위에 있어 적극적인 주주 환원정책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BNK금융지주는 주당배당금이 419원이었는데 배당락일에 220원만 하락했다. JB금융지주도 주당 735원 배당이었지만 배당락일 주가 하락폭은 419원에 그쳤다.

국내 은행들이 재작년을 기점으로 자사주 매입·소각이 활발해지고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 우리금융에 이어 JB금융도 올해부터 분기배당에 합류하면서 기말 배당기준일이 지나도 1분기 말까지 주식을 보유하고자 하는 유인이 더 커졌다.

현대차는 본주·우선주 모두 배당락일에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현대차 배당금은 8400원이기 때문에 배당락일인 28일에 기계적으로 그만큼 주가가 빠져야 하지만 오히려 9500원 상승했다. 주당배당금이 비슷한 현대차우는 배당락일에 주가가 1300원, 현대차2우B는 3700원, 현대차3우B는 100원 상승했다.

특히 현대차 우선주 삼형제는 우선주 소각 기대까지 나오면서 주가가 배당락일 이후 본주보다 더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그동안 현대차 투자자 사이에서 배당을 연 6%대로 줘야 하는 우선주를 매입해 소각하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재무상 도움이 된다는 견해가 많았다. 현대차2우B는 배당 매력에다 주식 소각 가능성까지 제기되자 한 달 만에 주가가 60%가량 상승하기도 했다.

그러나 자금 부담을 감안하면 우선주 매입·소각 기대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공장 건설과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투자로 연간 투자가 크게 늘어나 현대차 잉여 현금 흐름이 지금 6조원에서 2조~3조원으로 크게 감소한다"면서 "우선주 소각으로 유통주식 종류를 간소화하는 건 현대차그룹에 후순위"라고 분석했다.

2월 배당기준일 종목들이 배당락 영향을 거의 받지 않으면서 3월 배당기준일 종목에 대한 투자 부담도 작아졌다. 오는 20일은 기아의 배당기준일이며 현재 주가 기준 배당수익률은 4.5%다. 이 밖에 배당수익률이 4%가 넘는 고배당주 종목으로는 교보증권과 현대해상이 있고 오는 29일이 배당기준일이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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