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아현초 늘봄학교 점검…학교 측 "큰 어려움 없이 진행 중"(종합)

성소의 기자 2024. 3. 5. 17:0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교육청, 돌봄 위해 가장 치열하게 노력해와"
"늘봄학교 성공 위해 이달 중 150교까지 늘릴 것"
"단기 행정인력 등 배치해 늘봄학교 부담 최소화"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5일 서울 마포구 아현초등학교를 찾아 늘봄학교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2024.03.05.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성소의 기자 = "펭귄처럼 뒤뚱뒤뚱 가볼 거예요."

5일 오후 1시40분 서울 마포구 아현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인 축구교실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학생들은 형형색색의 조끼를 입고 자기 몸 절반 만한 꼬깔 앞에서 두 줄로 열을 맞춰섰다. 강사가 지령을 내리자 학생들은 차례로 꼬깔을 돌며 축구공을 몰았다.

같은 시각 아현초 건물 오른편에 마련된 '꿈자람터' 교실에서는 리듬교실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원형으로 둘러앉은 아이들은 선생님의 구호에 맞춰 노래를 따라 불렀다.

늘봄학교는 희망하는 모든 초등학생들에게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로, 올해 1학기에는 초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운영된다. 초1 학생들은 정규수업 이후에도 놀이 중심의 예체능, 문화예술 등 프로그램을 들을 수 있다.

이번 학기 서울에서는 아현초를 비롯해 38개 초등학교가 늘봄학교 참여를 신청했다. 전체 초등학교(609개교) 대비 참여 비율이 약 6%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다. 교사들 반발과 더불어 늘봄학교 공간·인력 부족 문제 등이 저조한 참여율 원인으로 지목돼왔다.

심영면 아현초 교장은 "서울에는 여유 교실을 갖고 있는 학교가 매우 적다"며 "그런데 우리 학교는 '특별교실'이라고 부르는 공간들이 좀 있어서, 그 교실에서 아이들이 프로그램을 들을 수 있을 거라는 구상이 있었다"고 말했다.

심 교장은 "현재까지는 (공간과 관련한) 아주 큰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아현초는 현재 교내 음악교실, 간이 체육실 등을 늘봄 프로그램 교실로 활용하고 있다. 학생들은 정규수업이 끝난 후 별도로 이동할 필요 없이 학교 안에서 늘봄 프로그램 수업을 들을 수 있다.

학교 측에 따르면 이번 학기 초1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은 총 58명으로 그 비율이 전체 1학년 학생(103명)의 약 56.3%에 이른다. 아현초 1학년 학생 절반 이상이 늘봄학교에 참여하고 있는 셈이다. 기존 돌봄교실 참여학생은 38명이었는데, 늘봄학교가 새로 도입되면서 20명이 추가로 신청했다고 한다.

이들 학생은 정규수업이 끝난 후 2시간 동안 무상으로 축구교실, 책 놀이, 논술, 아트공예, 종이접기 등과 같은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듣게 된다. 맞춤형 프로그램은 요일별로 2개씩 운영되며, 총 10개반으로 구성돼있다. 프로그램 강사는 방과후학교 강사와 교사를 포함해 총 10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아현초도 당초 늘봄학교 도입에 거부감을 느끼는 교사들이 있었다. 그러나 학교가 교육과 돌봄의 기능을 함께 수행해야 한다는 생각에 늘봄학교 참여를 결심하게 됐다고 심 교장은 전했다.

심 교장은 "교육의 기능이 강화되고 그 다음에 돌봄이 따라오는 형식이면 좋겠는데, 선생님들 입장에서는 돌봄 기능이 너무 강조되고 학교에서 모든 걸 다 해줘야 한다는 걱정도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심 교장은 "학교도 교육과 함께 돌봄을 일부 담당해야 한다는 생각도 있는 건 사실"이라며 "선생님들도 양보하는 마음이 필요할 것 같고, 정부나 사회도 이에 대한 시간이 좀 필요함을 알아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신 아현초는 교사들에게 늘봄학교 운영으로부터 오는 업무 부담을 지우지 않고, 교사들의 연구공간도 침해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아현초에 기간제교사 1명과 단기 행정인력 1명이 배치돼 늘봄학교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심 교장은 "선생님들께 업무적으로 (부담을) 전혀 안 드리겠다고 하고, 공간도 선생님들이 일반 교실에는 가지 않겠다고 약속드렸다"며 "현재 지금도 그렇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5일 서울 마포구 아현초등학교를 찾아 늘봄학교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2024.03.05. jhope@newsis.com


한편 이날 오후 조희연 교육감은 아현초를 찾아 늘봄학교 운영상황을 점검했다.

조 교육감은 "최근 서울이 늘봄학교 참여에 미온적이라는 우려가 있다"며 "그러나 이는 서울시교육청이 추진해온 돌봄 정책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해 생기는 오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교육청은 돌봄이 국가적 과제라는 인식에 깊이 공감하면 빈틈없는 돌봄을 위해 가장 치열하게 노력해왔다"며 "예컨대 아침 7시부터 정규수업이 시작되는 9시까지 운영되는 아침돌봄에는 희망 학생 모두를 수용하고 있고, 오후돌봄은 모든 초등학교에서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또 "지금 3만9000여명의 학생들이 오후 돌봄에 참여하고 있고, 저녁 8시까지 운영하는 저녁돌봄의 경우 희망할 경우 모든 학교에서 실시하고 있으며 약 1783명의 학생이 참여 중"이라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아침 7시부터 저녁 8시까지 학교의 돌봄교육을 늘봄교육의 큰 방향이라 본다면, 서울은 이미 희망하는 90% 이상의 학생들에게 늘봄을 제공하고 있었다"며 "다만 늘봄학교 정책의 성공적인 도입을 위해서 초1학년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 신청학교를 이달 중 150교까지 적극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2시간 맞춤형 교육프로그램과 1시간 추가 돌봄을 묶은 돌봄 연계형 프로그램인 '서울형 늘봄'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놀이 중심의 돌봄 프로그램 강사 인력풀을 마련해 맞춤형 돌봄 프로그램을 이전처럼 지원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늘봄학교 운영으로 교사들의 업무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단기 행정인력을 배치하고 관련 업무를 교사로부터 분리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선생님들에게 부감이 전가돼 교육에 집중할 수 없지 않느냐는 우려가 있는 건 사실"이라며 "이번 1학기 동안 기간제교사, 단기 행정인력 지원 등을 통해 선생님들의 행정적 부담이 없도록 과감하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저출산이라는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3시까지 돌봄 형태의 공교육 지원 모델을 제공하게 된다"며 "이는 국가적 과제이기 때문에 원하는 모든 학생들은 다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고, 2학기부터는 학원을 가는 경우를 빼고는 모든 학생이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겠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y@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