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30분간 작심발언..."대통령도 법적조치해 책임지게 할 것"

김성은 기자, 이승주 기자 2024. 3. 5.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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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서울 영등포역 앞에서 긴급 현장기자회견을 한 뒤 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공동취재) 2024.03.05. photo@newsis.com /사진=류현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힘으로 입당한 김영주 의원의 지역구를 찾아 장장 30분간 정부와 언론 등에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이 대표는 "국가권력을 이용해 불법 선거운동을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한편 "악의적 언론이 협잡해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있다. 선거질서를 어지럽히는 여당, 정부, 대통령까지도 모두 법적조치해 언젠가는 반드시 책임지도록 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이 대표는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앞에서 긴급 현장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은 우리가 합의한 법과 질서를 모두가 지키는 것"이라며 "선거는 국민의 주권을 행사하는, 그야말로 민주 공화정의 근간을 이루는 중요한 제도다. 근본적으로 공정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이 대표는 서울 영등포갑 지역구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하는 채현일 전 영등포구청장 지원유세에 나섰다. 이 지역 현역은 김영주 의원으로 김 의원은 최근 민주당 공천 심사에 이의를 제기하고 탈당, 국민의힘으로 입당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을 포함해 공무원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고 선거에서 부당한 영향을 줘선 안된다. 그런데 이번 총선에선 대통령부터 집권 여당, 그리고 중립을 지켜야 할 언론들까지 일부 협잡해 가짜뉴스를 유포하는가 하면 국가권력을 이용해 불법 선거운동을 자행하고 있다"며 "이렇게 해서 공정 선거가 되겠나. 3.15 부정선거와 다를 게 뭔가. 대통령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자중해야 하는데 평소 하지 않던 간담회 명목으로 여기저기 다니며 사실상 공약과 다름없는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 내용(공약)도 보면 무려 800조~900조원에 이른다. 이 선거가 끝난 후 약속을 지키겠나"라며 "저는 이것이 정치 중립 의무 위반이고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관건 선거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최근 민주당 공천 과정을 다룬 보도 일부에 대해선 '가짜뉴스'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대표적인 게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 지역구에 권향엽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이 단수로 전략공천된 사례를 다룬 보도다. 해당 지역구가 여성 전략 특구로 지정되면서 현역 서동용 의원이 공천배제(컷오프)됐고, 권 전 비서관이 이재명 대선 후보 시절 선거대책위원회 배우자실 부실장으로 활동했던 이력을 두고 일각에서 '사천' 의혹이 제기됐다.

이 대표는 "그 사람(권 전 비서가)이 제 아내 비서라는 둥, 사천을 했다는 둥 이런 가짜뉴스를 보도하는가 하면 그걸 집권 여당이 증폭시키면서 민주당의 공천시스템을 폄하하고 정당한 공천행위를 사천으로 조작 왜곡하고 있다"며 "정론직필을 하지는 못할 망정 이렇게 가짜 왜곡 조작 뉴스를 퍼뜨리면서 선거개입을 넘어서 집권 여당 기관지 노릇을 해서야 되겠나.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했다.

또 "단수 추천 받은 권 후보는 민주당에서 30년 근무한 당직자다. 제 아내와 아무런 사적 인연이 없는데도 제 아내의 비서라고 보도했다. 권 후보는 당시 배우자실의 여러 부실장 중 한 명이었을 뿐"이라며 "지금까지는 인내해왔지만 이 사안을 포함해 앞으로는 가짜뉴스를 퍼뜨리거나 또는 가짜뉴스를 의존해 선거 질서를 어지럽히는 여당, 정부, 대통령까지도 모두 법적조치해 어젠가는 반드시 책임지도록 하겠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서울 영등포역 앞에서 긴급 현장기자회견을 한 뒤 채현일 영등포갑 국회의원 예비후보와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03.05. photo@newsis.com /사진=류현주


또 최근 민주당 내 공천 과정에서 반발하거나 탈당하는 의원들이 나오는 등 잡음이 커지고 있고 이런 현상에 대해 비판 여론이 일고 있는 데 대해 이 대표는 평가가 공정하게 이뤄졌다고 거듭 강조했다. 강조의 과정에서 김영주 의원이 공천 과정에 반발한 뒤 최근 국민의힘으로 입당한 데 대해 쓴소리를 내놓기도 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 공천 규정은 1년 전에 세세하게 규정돼 있고 (현역의원 평가를 담당하는)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는 지난해 10~12월에 평가를 해서 (그 결과를) 금고에 보관한다. 지금 만든 게 아니다"라며 "여당과 언론 일부는 야합해서, 이게 마치 주관적으로 평가하고 특정인을 겨냥해 마치 부당하게 평가한 것처럼 만들고 있지 않나"라고 했다.

또 김영주 의원을 향해 "그분이 윤리점수 0점을 맞았다고 해 억울하다고 한다. 그런데 민주당 평가 기준에 의하면 성비위, 음주운전, 채용비리 등 5대 비리 행위에 대해 감점토록 돼 있고 (면접 과정에서 면접관들이) 소명을 요구했는데 소명이 되지 않았다고 봤기 때문에 감점된 것"이라며 "김영주 의원과 내가 무슨 억하심정이 있나"라고 했다.

이 대표는 측근들 중에서도 하위 평가를 받은 이들이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저와 가까운 분들 중에서도 (하위) 평가를 받은 분들이 있다. 그 분들이 제게 전화해 '내가 당신과 무슨 척을 졌다고 이렇게 하느냐'고 항의했다"며 "저와 가깝단 이유로 불이익을 받고 컷오프된 사람이 훨씬 많다"고 했다.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은 다 '돌려막기' '현역불패'"라며 "민주당은 다수 중진들이 컷오프되거나 경선 탈락, 불출마하고 있다. 이렇게 (많이) 물러나게 되기 때문에 불평의 목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다. 이걸 내홍, 분열이라 하는게 말이 되나"라고 했다.

또 "많은 의원들이 탈락해 큰 고통을 겪고 있지만 당원과 국민이 볼 때 새 살이, 새 순이 돋는 것 아니겠나"라며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아픔의 신음소리를 갖고 이걸 마치 부당하게 탄압을 가해 그런 것처럼 조작해서 쓰겠나"라고 했다.

한편 총선까지 한 달여 남은 시점에 민주당에 대한 지지도 호소했다. 이 대표는 "이번 선거는 다른 선거와 다르다. 이번 선거는 나라의 명운을 결정한다"며 "단 2년도 안 되는 이 짧은 시간에 국회가 입법권으로 저지하고 있음에도 그 알량한 행정권력만 갖고도 이렇게 나라를 망가트렸다. 먹고 살기 어렵단 아우성이 도처에서 들려온다. 정치는 국민을 향해야 한다"고 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이승주 기자 gre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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