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유격수 최대어’ 김하성, 연일 장타쇼…“보여줄 게 남았다” 약속 지킨다

최민우 기자 2024. 3. 5.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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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 ⓒ연합뉴스/AP통신
▲김하성 ⓒ연합뉴스/AP통신

[스포티비뉴스=최민우 기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29)이 리드오프로 출격했다. 올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는 김하성. 일단 시작이 좋다.

샌디에이고는 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의 피오리아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 시범경기에 2-1로 이겼다. 샌디에이고의 시범경기 성적은 7승 6패가 됐다. 반면 시카고 컵스는 5승 5패를 기록했다.

이날 1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김하성은 쾌조의 타격감을 자랑했다. 3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전날(4일) 시애틀 매리너스와 경기에서 홈런포를 터뜨렸던 김하성은 2경기 연속 장타를 터뜨렸다. 비시즌 동안 흘린 땀방울의 결실이 시범경기에서 나타나고 있다. 김하성의 시범경기 성적은 7경기 타율 0.400(15타수 6안타 1홈런) 출루율 0.526 장타율 0.733 OPS 1.259다.

4일 시애틀전에서도 홈런을 터뜨리는 등 맹활약했던 김하성이다. 그는 3타수 1안타 1홈런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현지 중계진은 김하성이 교체되자 약 10분간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하성의 위상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하성은 6회말 공격이 진행되는 도중 인터뷰에 응했고, “4년 째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첫해보다 지금이 더 편하다. 준비도 잘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김하성과 올해 통역을 맡은 데이비드 리. ⓒ 중계 화면 캡처
▲ 김하성이 시범경기 내내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AP통신

현지 중계진은 김하성에게 ‘몸무게가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 장타력을 위해서인가’라고 물어봤고, 김하성은 “홈런을 늘리려고 살을 찌운 건 아니다. 한 시즌을 치르고 나면 살이 많이 빠진다. 작년 마지막 달에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올해는 잘 이겨내고 싶어서 몸을 키웠다”고 답했다.

수비 능력은 이미 인정받은 김하성이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며 최고의 수비수로 우뚝 섰다. 주 포지션인 2루수뿐만 아니라 3루수와 유격수까지 내야 곳곳을 돌아다니며 수많은 하이라이트필름을 제조해냈다.

타격도 일취월장했다. 2023년 김하성은 152경기에 출전해 17홈런 60타점 84득점 타율 0.260 출루율 0.351 장타율 0.398 OPS(출루율+장타율) 0.749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진출 3년만에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그럼에도 김하성은 만족하지 않았다. 공격에서 강점을 살리기 위해 노력에 노력을 더했다. 김하성은 “수비에서는 골드글러브를 받아서 기분이 좋았다. 공격에서도 매년 조금씩 성장하고 있어 좋게 생각하고 있다. 아직 보여드릴게 많이 남아 있다. 기대해줬으면 좋겠다”며 타격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아직 보여줄게 많이 남았다”고 말한 김하성은 시범경기 내내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하며 올 시즌 기대치를 한껏 올리고 있다. 김하성은 KBO리그에서 뛰던 시절 공격에 강점을 둔 선수였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매년 타격이 성장하고 있다. ‘공수겸장’ 유격수가 된다면, 올 시즌을 마치고 FA 시장에서 후한 평가도 기대할 수 있다.

▲ 김하성은 시범경기에서 처음으로 1번 타자로 기용됐다. ⓒ연합뉴스/AP통신

◆ 샌디에이고 vs 시카고 컵스 선발 라인업

이날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을 리드오프로 기용했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줄곧 5번 타자로 나섰던 김하성의 타순이 조정된 것이다.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유격수)-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우익수)-잰더 보가츠(2루수)-매니 마차도(지명타자)-주릭슨 프로파(좌익수)-제이크 크로넨워스(1루수)-에구이 로사리오(3루수)-잭슨 메릴(중견수)-카일 히가시오카(포수)로 라인업을 꾸렸다.

이에 맞서는 시카고 컵스는 니코 호너(유격수)-도미닉 스미스(1루수)-크리스토퍼 모렐(지명타자)-닉 매드리갈(2루수)-미구엘 아마야(포수)-오웬 케이시(좌익수)-알렉산더 카나리오(우익수)-피트 크로우 암스트롱(중견수) 순으로 진용을 갖췄다.

▲김하성 ⓒ연합뉴스/AP통신

◆ 또 나왔다, 장타…리드오프 임무도 완벽 수행

김하성은 시범경기 내내 5번 타자로 배치됐다. 데릭 쉘튼 감독은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다양한 실험을 진행 중이라며, 김하성의 중심타선 배치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하성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홈런과 타점, 장타력을 뽐내며 샌디에이고 타선을 이끌었다. 시카고 컵스와 경기 전 김하성은 타율 0.417 출루율 0.563 장타율 0.750 OPS 1.313을 기록했다.

타순이 바뀌어도 김하성은 여전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첫 타석에서는 범타로 물러났지만, 두 번째 타석에서 곧바로 2루타를 날리며 아쉬움을 털어냈다. 2경기 연속 장타가 나왔고, 김하성은 7번의 시범경기에서 모두 출루에 성공했다.

1회 선두타자로 나선 김하성은 조던 윅스와 맞붙었다. 윅스는 2021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1순위로 시카고 컵스에 지명된 유망주였다. 2023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고, 7경기 4승 1패 평균자책점 4.41을 기록. 준수한 성적으로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을 보냈다. 김하성은 윅스의 공을 공략했지만, 타구는 내야를 벗어나지 못했다. 김하성이 친 공은 유격수 호너에게 잡혀 내야 땅볼로 물러났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김하성은 장타를 날렸다.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상황에서 김하성은 윅스에게 좌선상을 타고 나가는 2루타를 터뜨렸다. 후속 타자 타티스 주니어 타석 때 상대 투수 윅스의 와일드피치가 나와 김하성은 3루에 안착했다. 그리고 타티스 주니어가 좌전 안타를 때려냈고, 김하성은 여유 있게 홈을 밟았다.

5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범타로 물러났다. 바뀐 투수 키건 톰슨과 맞붙은 김하성은 좌익수 뜬공으로 잡혔다. 김하성의 이날 출전은 여기까지였다. 6회 수비를 앞두고 김하성은 매튜 바튼과 교체됐다.

▲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서울 시리즈를 한 달 앞두고 배포한 홍보 포스터. 김하성이 가장 돋보이는 자리에 위치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SNS
▲ 김하성 ⓒ연합뉴스/AP통신

◆ 시범경기 맹타, 올 시즌 시작이 좋다…서울시리즈 기대감도 높아진다

시범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김하성이다. 기록도 예년보다 확실히 좋아졌다. 김하성은 메이저리그 진출 첫해였던 2021년 19경기에서 타율 0.167(42타수 7안타) 출루율 0.314 장타율 0.167 OPS 0.481에 그쳤다. 2022년 13경기에서 타율 0.367(30타수 11안타 1홈런) 출루율 0.472 장타율 0.600 OPS 1.072를 기록했고, 2023년에도 11경기에서 타율 0.241(29타수 7안타) 출루율 0.267 장타율 0.310 OPS 0.577을 기록했다.

올해 성적이 가장 좋다. 김하성은 7경기에서 타율 0.400(15타수 6안타 1홈런) 출루율 0.526 장타율 0.733 OPS 1.259를 기록 중이다.

김하성이 활약할수록 20일과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LA 다저스와 맞붙는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에 대한 기대감도 오르고 있다.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메이저리그 경기라 많은 야구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샌디에이고는 17일 오후 7시 팀 코리아를 상대로 연습경기를 치르고, 18일에는 KBO리그 디펜딩 챔피언인 LG 트윈스를 상대로 경기력을 체크한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한국인 선수인 김하성을 앞세워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김하성에게도 서울시리즈는 남다르다. 자신이 키움 히어로즈 시절 홈구장으로 뛰었던 고척스카이돔에 방문하기 때문이다. 김하성은 메이저리그 선수 신분으로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고, 가장 익숙한 그라운드에 나선다.

김하성도 서울시리즈에 기대가 크다. 그는 “한국에 들어가서 경기하는 것 ㄱ자체가 영광이다. 또 고척스카이돔이 한국에서 뛰었던 홈구장이다. 메이저리그 유니폼을 입고 좋은 팀 동료들과 함께 경기한다는 것 자체가 설렌다. 재밌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키움과 맞대결은 성사되지 않았다. 키움은 다저스와 연습경기를 치른다. 김하성은 오히려 다행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키움과 연습경기를 하고 싶지 않았나’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쉽지 않았다. 키움과 경기를 하면 마음가짐이 달라질 것 같다. 너무 친한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조금은 장난이 섞일 것 같다. 키움 선수들도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과정이라 진지하게 경기하고 싶을 것이다. LG랑 경기하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고 답했다.

메이저리그 선수들과 맞붙는 경험을 통해 후배들도 미국 진출의 꿈을 꾸길 바라는 마음도 전했다. 김하성은 “서울시리즈가 어린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되길 바란다. 후배들도 분명히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샌디에이고와 다저스 선수들을 상대하면서 느끼는 게 있었으면 한다. 메이저리거가 되고 싶다는 꿈을 꿀 수도 있다. 그런 기분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거라 믿는다. 한국 야구를 이끌어야 하는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 김하성
▲ 김하성
▲ 김하성

◆김하성 FA 대박 보인다

올 시즌이 종료되면 김하성은 FA 자격을 얻는다. 2021년 샌디에이고와 맺은 4년 2800만 달러(약 374억원) 계약이 종료된다. 2025년 800만 달러 상당의 상호 옵션이 있지만 김하성이 옵션을 발동할 리는 없다. FA 시장에 나간다면 더 큰 계약을 맺을 수 있기 때문이다. 2루수에서 유격수로 포지션을 변경한 것도 FA 대박 요인이 될 수 있다.

미국 현지 언론은 김하성이 FA 시장에서 1억 달러(약 1335억원) 계약을 맺을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김하성이 ‘만능 유틸리티 자원’이기 때문이다. 김하성은 유격수와 2루수 3루수까지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2023년에는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를 수상해 능력을 인정받았다. 타격도 매년 발전하고 있는 만큼, 김하성이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1억 달러 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하성이 공수겸장 유격수로 거듭난다면, 더 높은 금액을 받을 수 있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디애슬레틱’은 “만약 샌디에이고가 김하성과 연장 계약을 맺으려면, 2024년부터 7년간 1억 3000만 달러(약 1717억원)에서 1억 1500만 달러(약 1981억원) 수준의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평균 2000만 달러는 최근 FA 인플레이션을 고려했을 때 저렴한 금액일 수 있다”고 전했다.

최근 계약을 맺은 유격수들만 보더라도 김하성은 1억 달러 이상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잰더 보가츠는 샌디에이고와 11년 2억 8000만 달러 계약을 맺었고, 댄스비 스완슨이 시카고 컵스로 이적하면서 7년 1억 7700억 달러, 트레버 스토리도 보스턴 레드삭스로 이적할 때 6년 1억 4000만 달러를 받았다. 김하성이 1억 달러가 넘는 계약을 맺을 것이라 예측하는 이유다.

FA 시장에서 경쟁자도 없다. 김하성처럼 내야 전포지션을 소화하면서도 뛰어난 수비 능력을 갖춘 선수는 드물기 때문이다. 2루수 최대어였던 호세 알투베는 이미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5년 1억 2500만 달러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사실상 김하성의 경쟁자는 없다. 김하성이 FA 대박을 노릴 수 있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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