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게임, ‘기회의 땅’ 인도·중동 공략 잰걸음

조진호 기자 2024. 3. 5.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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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세 큰 인도, 중국 대체시장 1순위···중동도 신흥 개척지 부상

오랜 기간 K-게임의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했던 중국 시장의 환경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 규제 장벽과 현지 게임의 수준 향상으로 ‘출시는 곧 흥행’이란 성공 방정식이 더이상 통하지 않게 된 것이 현실. 국내 시장의 정체까지 겹치며 새 시장 개척이 발등의 불이 된 K-게임에게 중국을 대체할 새 영토로 떠오르는 곳이 인도와 중동이다.

■ 크래프톤 역대급 매출의 공신 ‘BGMI’

이미 인구 1위에 오른 인도가 머지않아 중국을 대체할 신흥시장이 될 것이란 경제 전망은 게임에서도 유효하다.

글로벌 경영 컨설팅기업 KPMG에 따르면 2016~2020년 인도 온라인 게임산업은 연간 280억~900억 루피(약 4259억원~1조3690억원)씩 성장하며 연평균 성장률 34%를 기록했다. 2023년 기준, 인도 게임 이용자 수가 4억 4000만명 정도라는 시장 조사업체 니코파트너스 조사를 감안하면 인도 게임시장의 성장은 시작인 셈이다. 니코파트너스는 오는 2027년 인도 게임 이용자가 6억 4120만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



특히, 인도는 전체 게임 이용자의 96.8%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사용하는 모바일 우위 시장이기 때문에, 국내 게임사들에게 최적의 시장일 가능성이 높다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국내 업체중 인도 개척의 선봉은 크래프톤이다.

실제로 크래프톤이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1조 9106억원)을 달성한 배경에는 인도에서 ‘국민 게임’으로 자리잡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BGMI)의 흥행이 꼽힌다. 2021년 7월 인도에 출시된 ‘BGMI’는 이듬해 7월 서비스가 중단됐지만, 작년 5월 서비스를 재개한 후 매출 1위에 오르며 인도의 ‘국민 게임’으로 자리잡았다.

‘BGMI’ 다운로드 수는 ‘배틀그라운드’ 프랜차이즈 모바일 게임 전체의 22.5%에 달했다. 인도 재출시일을 기준으로 하면 비중은 32.2%로 더 높아진다.

■ e스포츠 투자·‘쿠키런’도 뜀박질 준비

크래프톤 역시 인도를 ‘기회의 땅’으로 보고 전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생태계 확대를 위해 e스포츠 사업과 인재 양성, 퍼블리싱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크래프톤은 2021년부터 인도 최대 e스포츠 기업인 ‘노드윈게이밍’을 비롯해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로코’와 웹소설 플랫폼 ‘프라틸리피’ 등 디지털 콘텐츠 기업 11곳에 약 19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이어 2~3년 간 약 200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도 예고했다.





이를 바탕으로 ‘BGMI’는 인도 역사상 처음으로 대회가 TV로 생중계된 e스포츠 종목이 됐으며, 동시 시청자 2400만명, 전체 시청자 2억명을 기록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입증했다.

아울러 현지 대학 연계 채용 프로그램인 ‘크래프톤 인디아 얼리 탤런트 프로그램’과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크래프톤 인디아 게이밍 인큐베이터’ 등 생태계 주도 프로젝트에도 힘쓰고 있다.

퍼블리싱 사업 등 게임 출시도 이어간다.

크래프톤은 지난달 28일, 데브시스터즈와 모바일 게임 ‘쿠키런’의 인도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쿠키런’은 지난 2013년 출시돼 국내 모바일게임 성장을 이끈 핵심 타이틀이로, 국내외 누적 다운로드 1억건을 넘어선 게임이다.

양사는 누구나 쉽고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캐주얼한 플레이 경험과 저사양 기기에서도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점이 상장기에 진입한 인도시장 공략에 주효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인도 신화와 전설을 기반으로 한 세계관의 로그라이크 어드벤처 게임 ‘가루다 사가’를 선보이는 등 신작 출시도 이을 계획이다.

■ 중동·아랍권도 떠오르는 시장으로

인도와 함께 신흥 시장 개척지로 떠오르는 곳은 중동·아랍권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3 해외 시장의 한국 게임 이용자 조사’를 보면, 한국산 모바일 게임 이용 시간은 주중 기준으로 인도(3시간 21분), 브라질·사우디아라비아(3시간 14분) 순이었고, 주말의 경우 인도(4시간 3분), 인도네시아(4시간 2분), 브라질(4시간), 사우디아라비아(3시간 59분) 순으로 길었다.



니코 파트너스는 중동 게임시장 규모가 2022년 18억달러(2조4000억원)에서 연평균 10% 성장을 통해 2026년 28억달러(3조730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유럽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는 2021년 30억달러(약 4조원) 수준이었던 중동·북아프리카(MENA) 게임 시장이 2027년까지 2배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네옴시티의 핵심 콘텐츠 중 하나로 게임·e스포츠를 낙점한 사우디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8월 초대형 이벤트인 일명 ‘e스포츠 월드컵’을 개최하기로 하는 등 시장 확대에 불을 붙이고 있다.

중동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선두주자 역시 크래프톤이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에서 양대 앱 마켓에서 매출 선두권에 올랐으며, ‘배틀그라운드’는 ‘e스포츠 월드컵’ 정식 종목으로도 채택됐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1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 중동·북아프리카 사업 확장 거점 ‘위믹스 메나’ 법인을 설립했다. 또 UAE 두바이 상공회의소와 두바이국제금융센터 이노베이션허브 내 ‘위믹스 플레이 센터’ 설립도 추진 중이다. 다양한 블록체인 게임들을 위믹스 생태계에 편입시키기 위한 포석이다.

컴투스도 중동지사 설립과 함께 매년 자체 개최 중인 ‘서머너즈 워’ e스포츠 대회의 현지 개최를 검토중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인도와 중동·아랍권은 무선 인터넷을 중심으로 디지털 인프라가 빠르게 구축되는데다, 젊은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부진한 중국시장을 넘어 K-게임이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조진호 기자 ft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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