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신 칼럼] “안정된 봄을 기다리며”

경기일보 2024. 3. 5.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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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신 한양대 의과대학 명예교수·세계푸른하늘맑은공기연맹 대표

작년에 지구촌 곳곳은 전례 없는 폭염과 한파, 가뭄과 홍수, 산불, 지진 등이 발생했다. 그 원인은 기후변화의 영향이라고 한다. 국내에서도 올겨울에 이상고온을 겪다가 서울에서 최저기온이 영하 10도를 밑도는 한파가 찾아오는 극단적 날씨 변화가 있었다. 기후변화로 인한 기후위기는 우리의 정치, 사회, 경제, 산업 등 생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불안정한 기상현상 탓인지 겨울 동안 움츠렸던 어깨를 활짝 펴고 도약해보고 싶은 새 기운을 느끼고자 따스한 봄을 기다리는 것은 당연한지도 모른다. 봄에 들어서는 3월에는 105년 전 일제에 항거하는 3·1운동이 일어났고 4월에는 64년 전 4·19혁명, 5월에는 65년 전 5·16군사정변이 있어 과거의 역사와 봄철의 관계를 새삼 생각하게 된다.

최근 두 편의 영화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영화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12일 정치군인들이 일으킨 쿠데타를 소재로 삼았고 ‘건국전쟁’은 한국의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을 재평가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공교롭게도 두 영화 모두 진보·보수 진영의 시각을 담은 다큐로 현재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는 대한민국의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영화라는 문화마저 정치적 진영으로 편이 갈라진다면 우리는 어디서 상생의 길을 찾을 수 있겠는가. 너무나 어이없을 정도로 변질된 역사적 사실을 미래 세대들에게 올바르게 교육시켜 선진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인재로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람쥐 쳇바퀴 돌아가는 일상을 살아가고 있음에도 주변의 상황이 울적하게 만드는 요즘이다. 최근 의대 증원 문제로 인한 의료대란, 중대재해처벌법 등으로 정치는 양극단으로 치닫는 형상이다. 모든 것이 정치적 소통의 부재로 결국엔 정치 리더십과 경제성장의 결과로 연결된다.

대한민국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2019년 초에 확정했지만 지방정부와 환경단체 등의 제동으로 착공이 3년 지연돼 아직도 기초공사 중인 데 반해 일본 구마모토에 건설하기로 한 대만의 TSMC 공장은 계획 발표 6개월 만에 착공해 최근 준공까지 22개월이 걸려 그동안 우려한 일본과는 전혀 다른 놀라움을 보여줬다. 결과적으로 일본의 주가는 34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내는 반면에 대한민국은 막장 정치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나타나고 있다.

여러 가지 상황에서 대한민국은 선진국형의 자유민주주의가 확립됐다고 하기에는 미흡한 점이 많다. 아직도 주위 곳곳에 전세사기가 판을 치고 보이스피싱이 난무한 세상, 돈을 떼먹은 사람이 유유히 활개 치는 세상, 여전한 음주운전, 오히려 증가하는 산업재해 등은 선진국으로 가는 길을 막고 있다.

4월10일에는 22대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선거가 예정돼 있다. 정치에 무관심하면 할수록 고통 받는 건 결국 우리 자신이다. 우리는 누가 정직하게 국가를 위해 봉사하고, 민생 경제를 살리고, 환경, 안전, 건강 문제, 최근 이슈인 인공지능(AI), 선진 자유민주주의를 제대로 이해하고 미래의 대한민국 발전을 볼 줄 아는 사람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다가오는 봄철에는 우리를 힘들게 하는 미세먼지와 불청객인 황사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부디 정치적으로 안정된 맑은 공기로 숨 쉴 수 있기를 기대한다.

지구상의 맑은 물, 청정한 공기, 비옥한 토양은 모든 생물의 터전이다. 인간의 정신세계를 살찌게 하는 영양분이 쾌적한 자연환경이다. 우리는 지구생태계 속에서 자연환경과 더불어 사는 하나의 생물종임을 깨닫고 지속가능한 안정을 추구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문화예술인은 문화예술을 통해 보다 쾌적하고 아름다운 환경을 사랑하고 표현하므로 자연환경보전 캠페인에 동행하면 훨씬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필자는 봄부터 ‘환경문화예술포럼’을 통해 자연환경과 환경오염의 중요성을 문화예술로 표현해 일반 사람들이 환경에 대한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환경보전을 위한 노력에 일익을 담당하고자 한다.

문화예술인들이 시, 수필, 소설, 그림, 음악, 무용, 연극, 영화 등의 다양한 문화예술로 나타냈을 때 환경의 중요성과 생명의 고귀함을 장기간 표현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추위를 이기고 겨울에 꽃을 피워 봄을 제일 먼저 알려주는 꽃인 매화는 꽃말이 ‘기품’, ‘품격’이다. 특히 맑고 깊은 향기 때문에 선비의 품격을 나타내는 꽃으로 많이 표현돼 왔다. 여러 가지로 불안정한 기후변화와 정치 상황 속에서 바라는 것은 매화와 같은 품격을 갖춘 국회의원들이 선출돼 따스하고 안정된 봄날을 가져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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