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과의 전쟁’ 나선 남경필·차인표... “예방 안하면 모든 걸 파괴한다”

김윤덕 선임기자 2024. 3. 4.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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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광림교회에서 마약예방치유운동본부 '은구(NGU)'를 발족시킨 남경필 전 경기지사와 배우 차인표 씨. 마약중독 치유 전문가인 조성남 전 국립법무병원 원장과 박상규 고려대학교회 목사도 공동대표로 합류했다. /김윤덕 기자

“마약은 전쟁입니다. 전쟁은 예방하는 게 지름길이죠. 약물 중독은 단 한번으로도 시작됩니다. 우리 젊은이들이 단 한번이라도 마약에 손을 대지 않도록 그 위험성을 알리고 예방해야 합니다. 더 늦기 전에.”

남경필 전 경기 지사와 배우 차인표 씨가 마약예방치유운동을 본격화했다. 4일 오후 서울 광림교회에서 마약예방치유운동의 허브 역할을 할 ‘은구(NGU)’를 발족시킨 이들은, 국내 최고의 마약중독 치료 전문가인 조성남 전 국립법무병원 원장, 박상규 ‘대학을 위한 마약 및 중독예방센터’(DAPCOC) 사무총장과 함께 예방 사업을 펼쳐나갈 예정이다. 은구(NGU)는 ‘Never Give Up’의 줄임말로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마약에 중독된 20대 아들을 직접 112에 신고해 구속시킨 남 전 지사는 “SNS나 인터넷으로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는 펜타닐 등 급속하게 퍼지고 있는 마약 문제는 남의 일이 될 수 없다”면서 “우리 아이들이 더 이상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학교, 교회, 병원 등 사회 전체가 마약에 대한 제대로 된 예방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했다.

조성남 전 원장은 “우리나라가 마약 안전지대를 벗어난 지 이미 25년이 넘었다”며 “2021년부터는 20대 중독자가 가장 많고, 10대 중독자도 매년 50% 이상씩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조 전 원장은 졸피뎀을 비롯한 수면제와 각성제, 다이어트약 등 의료용 마약류의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의사들이 중독에 대한 정확한 지식없이 마약류를 과다 처방하고 있다”며 “학교 교사와 부모들 역시 마약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아이들이 노출되는 걸 방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내 나붙은 ‘도파민 파티’ 전단지를 보고 충격을 받아 대학을 위한 마약 및 중독예방센터를 만든 박상규 고려대학교회 목사는 “서울 시내 대학 곳곳에 액상 대마를 판매한다는 전단지가 보여주듯 마약중독자의 32%를 차지하는 20대 청년들의 치유가 시급하다”고 했다.

이날 모임에는 마약 중독자였다가 회복 중인 환자와 가족들도 참여했다. 마약 중독 아들을 둔 이선민 기독교마약중독연구소 이사장은 “해외로 도피 유학도 시켜보고 정신병원에도 입원시켜봤지만 마약을 끊게 하기가 너무 어려워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도 했다”며 “남의 일이라 외면 마시고 마약중독자들이 제때 구제돼 치료받을 수 있도록 힘을 합해달라”고 호소했다.

17세에 대마초에 중독돼 구속까지 됐다가 30세에 마약을 끊고 11년동안 회복의 길을 걷고 있는 R&B 가수 범키는 자신의 치유기를 들려줬다. 그는 “마약은 그저 끊는 것만으로 치유되지 않는다”며 “마약을 매개로 알게 된 모든 사람들, 그 관계들까지 자신에게서 다 끊어내야 치유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배우 차인표는 “연예계 데뷔 30년을 맞아 동료들이나 후배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 마약예방치유운동을 함께하게 됐다”며 “죄없는 자가 돌을 들어 저 여인을 치라고 했던 예수님처럼 우리도 마약 중독자들을 향한 비난과 손가락질을 멈추고 그들을 회복시키는 데 힘써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보육원 청소년들을 후원하는 사단법인 야나 홍보대사 신애라씨와 루게릭병 환자들을 지원하는 가수 션 등 연예계, 종교계, 학계 인사 100여명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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