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대사에 이종섭 前국방…레드백 수출 이어 '방산 가교'(종합)

박응진 기자 노민호 기자 2024. 3. 4.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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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장관 재임 시절 호주 국방당국과 활발히 교류
2022년 8월4일 오전 호주 캔버라 국회의사당에서 당시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리처드 말스 호주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이 회담에 임고 있다. (국방부 제공) 2022.8.4/뉴스1

(서울=뉴스1) 박응진 노민호 기자 = 외교부는 4일 주호주대사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존 김완중 대사가 교체된 배경에 대해 "김 대사는 이미 정년(지난해 12월)을 도과했으며, 법령상 정년초과근무가능직위인 주호주대사로서 통상적 수준에서 정년을 초과해 근무한 후 교체됐다"라고 설명했다.

전임 국방부 장관을 주요국 주재 공관장으로 임명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장수 전 국방부 장관이 주중한국대사로 부임한 사례 정도가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국방장관을 역임한 이 대사는 한국전 참전국으로서, 우리와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고, 외교·국방 2+2 장관회의체를 운영하며, 국방·방산 분야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확대 중인 호주와의 양자관계를 총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사는 국방부 장관 재임 시절 우리 방산업체가 만든 장갑차 '레드백'을 호주에 수출하는 데 일조한 바 있어, 주호주대사로서도 계속해서 '방산 가교' 역할을 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사는 지난 2022년 한 해 동안에만 당시 리처드 말스 호주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과의 양자회담을 3차례 가졌다.

이 대사는 이 과정에서 말스 장관과 함께 그의 고향이자 지역구인 질롱시에서 국산 자주포 K-9의 호주형 모델을 생산하기 위해 건립 중인 공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이처럼 이 대사가 한·호주 국방 당국 간 활발한 교류를 한 점도 레드백의 호주 수출 성사 배경이 됐다는 평가가 나왔었다. 지난해 12월 체결된 계약 물량은 129대, 금액으론 24억달러(약 3조1500억원) 규모다.

이 대사는 재임 중 5차례에 걸쳐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장관과 회담하면서 총 15조원 규모의 방산 수출 계약에 일조했다는 평도 들었다.

세계 4위 방산 강국 도약을 목표로 하는 정부가 이 대사를 호주대사로 임명한 배경은 그에게 호주와의 방산 가교 역할을 맡겨 성과를 이어가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외교가에는 이 대사와 같은 특임 공관장 임명을 '보은 인사'로 보는 곱지 않은 시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사가 지난 2022년 7월 발생한 고(故) 채모 상병 순직사고와 관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돼 있는 상태라, 이번 인사의 적절성을 따지는 목소리도 나온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언급할 사항 없다"라고 답했다.

이 대사는 야권이 채 상병 순직사고와 관련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라며 본인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를 추진하자 지난해 9월 '안보 공백'을 우려해 사퇴 의사를 밝힌 뒤 10월에 이임했다.

이 대사는 국방부를 떠난 뒤 한미동맹재단 고문 등으로 활동했다.

그는 지난달 20일엔 제15회 한미동맹포럼에 참석해 "김정은이 핵을 갖고 있음으로써 지불해야 하는 비용보다 비핵화했을 때 얻는 이익이 훨씬 크다고 판단하는 그 시점에 비핵화가 가능하다"라며 "북한을 더 압박해서 북한이 체제 유지가 어렵다고 판단하도록 해야 한다"라고 밝히는 등 안보 강화 필요성을 계속 역설해 왔다.

1960년 10월생인 이 대사는 육군사관학교 40기로서, 미국 테네시주립대 외교안보학 석사·박사 학위 소유자다.

그는 군 생활 중 △대통령실 외교안보수석실 행정관 △국가정보원 국방보좌관 △제1야전군사령부 관리처장 △국방부 정책기획국 차장 △제2보병사단장 △합동참모본부 신연합방위추진단장 △제7기동군단장 △합동참모차장을 지내고 2019년 2월 육군 중장으로 전역한 뒤 2022년 윤석열 정부의 첫 국방부 장관에 임명됐다.

또한 △보국훈장 천수장(2014년) △터키 육군 공로훈장(2018년) △미국 정부 공로훈장(2019년) △보국훈장 국선장(2019년)을 받았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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