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타고 고라니와 뛰어놀고 당나귀와 산책해볼까

한겨레 2024. 3. 4.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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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과 교감하는 체험 프로그램들
경기도 대규모 ‘어린이 말체험’ 운영
당나귀·젖소·양떼…아이들에 인기
어린이 양봉체험 하는 곳도 있어
“정서적 안정과 사회성 향상에 도움”
강원도 홍천군에 위치한 ‘홍천동키마을’에는 당나귀와 함께 산책을 하는 등 당나귀와의 교감을 통해 정서적 안정감을 키워주는 여러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홍천동키마을 제공

놀이동산 에버랜드의 판다 ‘푸바오’가 웬만한 톱스타 이상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갓 태어난 새끼 때부터 무럭무럭 성장하는 모습과 함께 사육사와 가족처럼 지내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푸바오를 보려는 사람들이 ‘오프런’을 하는 열풍으로 이어졌다.

특히 사육사와 팔짱 데이트를 하는 영상은 조회수 2200만회, 사육사의 다리에 매달려 놀아달라고 조르는 영상은 1600만회 조회수를 기록하며 에버랜드 유튜브는 지난해 7월 레저업계 처음으로 구독자 100만명을 넘어섰고, 2월 현재 128만명의 구독자를 기록하고 있다.

푸바오 열풍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람과 동물과의 교감이 주는 공감과 힐링 효과가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동물 영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럴진대, 동물과 직접 교감을 나누는 것은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정서적 안정감과 편안함, 사회성을 증진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새봄을 맞이해 아이들과 함께 야외로 나가 동물과 직접 만나 교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소개한다.

경기도는 도내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동물에 대한 호기심과 두려움을 해소하고 정서 발달을 돕는 ‘말과 함께 하는 어린이 말체험’을 3월부터 진행한다. 지난 2018년 시범운영을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어린이들과 학부모들의 호응에 힘입어 올해는 1600명의 어린이를 상대로 말 체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체험 내용은 ‘말 소개 및 말 관련 안전교육’ ‘나만의 목각 말 만들기’ ‘먹이 주기 및 만지기’ ‘승마 체험’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전액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올해부터는 경기공유서비스 누리집(share.gg.go.kr/ind)을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신청 자격은 경기도에 위치하고 있는 어린이집과 유치원들이다. 상반기 체험은 선정된 어린이집·유치원에서 희망한 장소로 ‘찾아가는 말체험’을 진행하며, 하반기 체험은 용인시에 위치한 경기도축산진흥센터 내 승마교육센터에서 체험이 진행된다.

안용기 경기도축산진흥센터 소장은 “어린이들에게 말 만지기, 먹이 주기, 승마 체험 기회를 제공해 동물과 교감함으로써 정서적 안정 및 발달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양질의 체험 프로그램으로 발전시켜 도내 어린이들이 더 많은 체험 기회를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원도 홍천군에 위치한 ‘홍천동키마을’은 당나귀와의 교감을 통해 정서적 안정감을 키워주는 여러 체험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당나귀에게 먹이도 주고 당나귀와 산책도 하고 타볼 수도 있으며, 당나귀 우유 족욕, 당나귀 오일 비누 만들기 등도 체험할 수 있다.

특히 홍천강이 흐르는 대진강변 유원지를 배경으로 탁 트인 목장과 동네를 당나귀와 함께 산책하는 프로그램은 그 장면을 보기만 해도 힐링이 된다. 계절에 따라서 딸기나 찰옥수수, 고구마 캐기 같은 농작물 수확 체험도 병행하고 1박2일 숙박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홍천동키마을 김도형 대표는 “당나귀는 말보다 순하고 영리한데다 인간 친화적이라서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면서 “보통 4∼10살 아이를 둔 가족단위 방문객이 가장 많은데 아이들이 당나귀와 놀고 나서 정이 깊어져서 재방문율이 굉장히 높다”고 전했다.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농도원에서는 젖소와 양, 고라니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농도원 누리집 갈무리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농도원은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아름다운 농장이자 1973년부터 젖소를 기르고 우유를 생산하는 전통 낙농목장이다. 야생 노루와 고라니가 뛰어다니고 반딧불이가 서식하는 청정 환경으로 국내에서 만나기 어려운 목가적인 풍광은 바라보기만 해도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송아지에게 우유를 먹이고, 양에게 건초를 먹이고, 소의 젖을 짜서 아이스크림과 치즈를 만들어 보는 등의 체험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설레게 만든다. “아름다운 풍광 속에서 잊지 못할 체험이었다” “젖소와 양, 반딧불이와 함께 시간가는 줄 모르는 경험이 됐다” 등의 방문 후기가 많다.

양떼목장은 아이라면 누구나 호불호 없이 열광하는 곳이다. 대관령양떼목장, 가평양떼목장, 제주양떼목장 등에서 양떼와 신나는 한때를 보낼 수 있다. 특히 우리 안에 들어갈 수 있도록 개방한 목장에선 자신을 쫓아다니는 양과 술래잡기를 하는 아이들을 만나볼 수 있다.

중국 반환을 앞두고 있는 푸바오는 이제 직접 만나볼 순 없지만, 푸바오와의 추억을 기념하기 위해 에버랜드에 마련된 판다 가족 체험 갤러리 ‘바오 하우스’의 인기는 여전히 뜨겁다. 올해 초 문을 연 바오 하우스는 푸바오를 주인공을 한 다양한 영상과 사진, 아트 작품들이 전시돼 있고, 사육사들이 푸바오에게 보내는 감동적인 영상 편지와 푸바오 홀로그램 포토존 등이 마련돼 있다. 또 에버랜드 실내 극장에서는 푸바오 특별상영회를 진행하는데 ‘전지적 푸바오 시점’의 25분짜리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꿀벌이 멸종하면 4년 안에 인류가 멸종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꿀벌은 지구 생태계에 중요한 존재다. 요즘에는 도시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한 도시양봉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경남 거제시에 위치한 거제꿀벌교육농장은 국내에서 드물게 어린이 양봉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어린이들은 양봉에 대한 교육도 받고, 직접 양봉농부 옷을 입고 꿀벌을 관찰하고 꿀을 채밀해보기도 한다. 밀납초나 꿀 비누를 만드는 체험도 마련돼 있다. 계절에 따른 꿀벌의 생태에 따라 체험 프로그램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미리 체험활동 종류를 확인한 뒤 참여하는 게 좋다.

멀리 가지 않고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인근 동물원 체험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서울대공원에서는 주기적으로 동물을 가까이 만나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달에는 동물원 사육사와 함께 해양 포유동물의 멸종위기와 보전에 대해 배우고 동물원의 동물행동풍부화 활동에 참여하는 심화 체험 교육을 실시한다.

김아리 객원기자

a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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