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하고 맡기세요" 늘봄학교 첫 날, 도란도란 책놀이[르포]

박종대 기자 2024. 3. 4.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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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975개 초교 운영
맞춤형 프로그램엔
5만3000여명이 신청
[수원=뉴시스] 늘봄학교 시행 첫 날인 4일 오후 이경희 경기도교육청 제1부교육감이 경기 수원시 권선구 능실초등학교 내 늘봄교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경기도교육청 제공) 2024.03.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박종대 기자 = 늘봄학교 시행 첫 날인 4일 오후 1시 30분께, 경기 수원시 권선구 능실초등학교.

이날부터 새학기를 맞아 늘봄학교가 운영되는 교실 안에는 방과후수업 강사가 늘봄학교 신청학생 1명과 원형 나무탁자에 둘러앉아 책놀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당초 이 학교 늘봄학교 이용학생 수는 19명이지만, 이날 신입생 입학식이 열리고 대부분 모두 하교해 부득이하게 한 명의 학생만 남게 됐다.

개학 첫 날부터 유일하게 늘봄학교 수업에 참여한 이 학생은 방과후수업 강사와 함께 도란도란 그림책을 읽고, 노란색 도화지에 사인펜으로 동물 그림을 그리는 등 활동에 참여했다.

교실은 아이들이 다양한 체험 활동에 편리하도록 나무 재질의 바닥에 온돌까지 틀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돼 여러 교구들이 비치돼 있는 상태였다.

같은 시각, 이 학교 3층에 위치한 지역거점형 돌봄교실에서는 '새학기 이름빙고' 게임을 즐기는 1학년 학생들이 보였다. 아이들은 자신이 속한 반에서 활동하다가 이곳으로 이동해 오후 7시까지 학교에서 제공되는 각종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모두 18명이 신청했지만 개학 첫 날에는 10명만 참여했다.

이 학교에는 이외에도 초등돌봄교실과 방과후수업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교실이 각각 마련돼 있다. 각각 운영되는 형태마다 이를 이용하는 1학년 학생수를 더하면 총 74명에 이른다.

세부적으로 초등돌봄교실 37명, 초1 맞춤형 프로그램 19명, 지역거점형 돌봄교실 18명 등 순이다. 이 중 교육부가 늘봄학교를 도입하면서 새롭게 신설된 것은 초1 맞춤형 프로그램과 지역거점형 돌봄교실이다. 이는 전체 1학년 신입생 수 183명과 비교하면 20.2%(37명)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상대적으로 과반 이상의 학생이 참여를 희망하는 학교에 비해 이용학생이 적을 수 있지만, 이 지역에 거주하면서 자녀를 맡길 곳이 없는 부모 입장에서는 더할 수 없이 늘봄학교 정책을 반길 수밖에 없다.

이날 학교 근처에서 만난 학부모 박모(40·여)씨는 "초등 3학년 딸 아이를 키우고 있는데 처음 아이를 입학할 때 늘봄학교 정책이 추진됐으면 '우리도 이용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며 "다른 학년도 속히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능실초 관계자는 "오늘은 입학식이 있어 대부분 집으로 가고 일부 남은 학생만 늘봄학교를 이용했다"며 "내일부터는 정상적으로 늘봄학교를 신청한 학생들이 전부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이 새학기 첫 날인 4일부터 도내 975개 학교에서 초등 1학년생을 대상으로 본격적으로 늘봄학교 운영에 들어갔다.

늘봄학교는 기존에 학교 안에서 운영되던 초등돌봄교실에 들어갈 수 없었던 학생들까지 이용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맞벌이 부부나 낮 시간에 자녀를 맡길 데가 없었던 부모들에게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원=뉴시스] 4일 오후 경기 수원시 권선구 능실초등학교 내 지역거점형 돌봄교실에서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경기도교육청 제공) 2024.03.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초등학교에서는 정규 교과수업이 끝나면 그동안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초등돌봄교실이 운영돼왔다.

이 중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은 오후 1시 4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된다. 학생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선택하면 일정한 비용을 내고 정해진 방과후교실에서 수업을 들으면 된다.

초등돌봄교실은 수업이 끝나면 학생들이 돌봄전용교실로 이동해 초등돌봄전담사와 함께 생활하게 된다. 오후 7시까지 집으로 귀가하기 전까지 학생들은 다양한 교육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아이들에게 간식도 제공되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학교에 자녀를 맡겨놓을 수밖에 없는 부모들의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다. 다만 모집 경쟁률이 높아 저소득층이나 맞벌이 부부 등 일정한 기준을 충족해야 이용할 수 있다.

올해부터 시작하는 늘봄학교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초등돌봄교실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합쳐놓은 개념이다.

늘봄학교에서는 초등 1학년생을 대상으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과 같은 '맞춤형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한다. 저녁돌봄도 오후 8시까지 운영시간이 늘어났다.

여기에 더해 기존 방과후학교 프로그램과 초등돌봄교실도 늘봄교실로 흡수시켰다.

교육부는 1학기에 늘봄학교 신청학교를 대상으로 이를 운영해본 뒤 2학기부터 전국 초등학교로 확대할 계획이다.

도교육청이 초등 1학년생 맞춤형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조사를 실시한 결과, 총 5만3000여명이 신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초등돌봄교실은 2만6000여명이 신청을 완료했다. 도교육청은 올해 1학기 중으로 초1 맞춤형 프로그램과 지역거점형 돌봄교실 이용 희망학생 수요를 다시 파악해 추가 접수를 받을 계획이다.

도교육청은 '경기형 늘봄학교'도 구축에 나선다. 과밀·과대학교가 많은 경기도는 지역 특성상 향후 더욱 늘어날 늘봄학교 이용학생을 학교에서 모두 수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도교육청은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자체 협력을 강화해 지역 아동돌봄센터를 비롯한 다양한 공급처를 확보한 '경기형 늘봄학교' 체계를 만들어나갈 방침이다.

이경희 도교육청 제1부교육감은 ''늘봄학교 핵심은 인력과 공간, 프로그램으로, 인력은 기간제 교사를 거의 채용 완료단계에 있고 공간은 학교와 지역사회 공간을 활용해 학생을 수용하고 있다"며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마련해서 잘 준비하고 있는 만큼 미진한 사항이 있으면 학교와 교육청이 협력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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