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파트너스-금호석화 또 격돌…"소액주주 입장 대변하는 사외이사 선임 제안"

신하연 2024. 3. 4. 15:4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형균 차파트너스자산운용 본부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금호석유화학 주주제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신하연 기자.

'행동주의펀드' 차파트너스가 금호석유화학에 일반주주 이익을 대변하는 사외이사 선임을 촉구하는 등 재차 압박에 나섰다.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해 주주 친화 정책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나온 주주제안인 만큼 가결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은 4일 서울 여의도에서 '금호석유화학 주주제안 기자간담회'를 열고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 김경호 현 KB금융 이사회 의장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김경호 후보자는 퍼듀대학교 경영학 박사 출신으로 한국회계기준원 상임위원, 신한투자증권·한국씨티은행 사외이사, 한국정부회계학회장, 홍익대 부총장 등을 역임했다. KB금융에서는 평가보상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을 거쳐 현재 감사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김형균 차파트너스자산운용 본부장은 "금호석유 일반주주는 보통주 기준 약 10만명으로 지분율 81%에 해당하지만, 이사회 10석 중 일반주주의 권리를 대변할 수 있는 독립적인 이사는 한 명도 없다고"며 "(사외이사 후보 추천은) 경영진 및 이사회의 주주가치 훼손 행위를 방지 및 견제하고자 하는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또 "김 후보는 KB금융지주의 이사회 의장 및 감사위원장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회계·감사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 분리선출 사외이사로 선임될 경우 이사회가 전체 주주가치를 보호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도 덧붙였다.

실제로 김 후보자가 KB금융 이사 재임 시(2019년 3월 26일~2023년 12월 31일) 총주주수익률(TSR)은 58%, 자사주 소각 금액 및 비율은 1조3000억원(6.2%)로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현재 상법은 2020년 12월 개정에 따라 감사위원 한 명 이상은 이사 선출 과정부터 타 이사회가 분리해 선출되도록 하고 있다.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출 시 특수관계인의 지분과 대주주의 지분을 최대 3%까지로 제한하는 일명 '3%룰'을 적용해 소액주주들이 추천하는 사외이사도 선임될 수 있도록 가능성을 높인 것이다.

차파트너스는 과거 주주제안을 통해 남양유업과 사조오양에 각각 감사와 감사위원 선임에도 성공한 이력이 있다. 이번에도 이 제도를 이용해 김경호 의장을 감사위원으로 추천한 후 독립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금호석화 총수 일가에 대한 이사회의 내부통제 역할 역시 강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 본부장은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은 2018년 11월 배임 혐의가 대법원에서 확정돼 판결에 따라 취업이 불가능하지만 금호석화 이사회는 2019년 주총에서 이사 선임을 위한 후보로 박 회장을 추천과 연임에 100% 찬성하는 등 불법취업 행위를 용인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차파트너스는 금호석유화학 내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서는 "이번 주주제안은 전체 81%에 달하는 일반주주의 입장에서 한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박철완 금호석화 전 상무는 지난달 차파트너스와 특별관계를 형성하고 주주제안권을 차파트너스에 위임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박 전 상무 측 보유 지분율은 기존 10.16%에서 10.88%로 0.72%포인트(p) 늘었다.

박 전 상무는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박찬구 회장의 조카로, 앞서 2021년과 2022년 주총에서 박 회장 측과 대립한 바 있다.

한편 차파트너스는 앞서 주장해온 금호석화의 기보유 자사주 전량 소각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언급했다.

금호석화의 발행주식 총수 대비 자사주 비중은 18.4%로 시가총액 3조원 이상 상장사 중 3번째로 높은 비중이며, 배당가능이익범위 내 취득 자사주 기준으로는 1위라는 게 차파트너스 측 설명이다.

김 본부장은 "금호석화 주가는 2024년 1월 말 기준 지난 3년간 고점 대비 약 58% 하락했으며 총 주주수익률(TSR)은 해외 동종업계 및 국내 선도 화학기업 대비 최하위 수준에 그치는 등 해외의 저평가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며 "저평가의 가장 큰 원인은 총수일가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장기 보유 중인 발행주식수의 18.4%에 달하는 대규모 미소각 자사주로 꼽힌다"고 강조했다.

차파트너스는 이사회 결의뿐 아니라 주총 결의로도 자사주를 소각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하고 2년에 걸쳐 기보유 자사주 전량을 소각할 것을 요구하는 안건을 제안한 상태다. 올해 말까지 기보유 자사주의 50%인 260만여주, 2025년 말까지 나머지 50%인 260만여주를 전량 소각하면 추가적인 재원 소진 없이도 주주가치 제고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