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싼타페 하이브리드를 사야 하는 이유 몇 가지[김준의 이 차 어때?]

김준 기자 2024. 3. 4.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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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하이브리드모델의 인기가 식을 줄을 모른다. 도심과 자연의 경계를 허무는 역동성과 편의성에 연료비까지 덜 드니 하이브리드 SUV를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최근 출시된 5세대 싼타페 하이브리드도 다르지 않다. 주문하면 8개월이 걸려야 차를 받을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신형 싼타페는 이전 모델보다 덩치를 키우고 각진 스타일을 내세워 강인한 이미지와 존재감을 추구했다. 현대차 제공

신형 싼타페의 가장 큰 변화는 디자인이다. 유선형 차체를 버리고 각진 얼굴과 벌크업된 몸매로 재탄생했다. ‘과격한’ 변화 때문인지 외형에 대한 논란도 있지만, 소비자들은 5세대 싼타페에 조금씩 마음을 여는 것 같다. 전장과 아웃도어를 누비는 전통의 SUV 이미지가 배어나고, 존재감도 강해서다.

실내 인테리어도 적잖은 개선이 이뤄졌다.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모니터는 최신의 디지털 커브드 모니터가 적용됐다. 기어 노브가 운전대 칼럼 옆에 붙으면서 센터 콘솔쪽 공간에 여유가 생겼고, 국내 최초로 스마트폰 2개를 충전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싼타페 디자인의 아이콘은 현대차를 상징하는 알파벳 ‘H’다. 외형뿐 아니라 인테리어 곳곳에 H를 모티브로 한 터치가 숨어있다.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크 모니터를 제외한 센터 페시아, 글로브 박스, 송풍구 등은 기존 디자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최신의 디지털 기기와 운전의 편의성을 추구한 아날로그식 장치들이 조금은 부조화하는, 과도기적 인테리어라는 느낌이다.

운전석에 오르면 탁 트인 시야에 놀라게 된다. 마치 높은 산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처럼 개방감이 뛰어나다. 좌우측 윈도와 전면 윈드실드를 통해 운전에 필요한 도로 정보와 주변 차량의 움직임이 가감없이 쏟아지니 운전이 쉽고, 막히는 도로에서도 답답함이 덜하다 .

싼타페 1.6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 가격은 익스클루시브 4031만원, 프레스티지 4279만원, 캘리그래피 4764만원(개별소비세 5% 기준, 세제 혜택 적용 전 가격)이다. 현대차 제공

주행 성능은 어떨까. 싼타페 하이브리드의 심장은 1.6ℓ리터 가솔린 터보엔진과 47.7kW의 전기모터가 합해져 최고출력 235마력, 최대토크는 37.4kg·m을 낸다. 변속기는 6단 자동이 붙는데, 앞바퀴 굴림이나 4륜구동을 선택할 수 있다.

주행 모드는 에코와 스포츠, 운전자 맞춤식 주행 3가지 가운데 하나를 고를 수 있다. 시동을 켜면 연비에 최적화된 에코 모드가 기본으로 설정된다. 에코 모드는 고속주행이나 오르막 등 파워가 필요한 상황이 아니면 웬만해서는 전기차(EV) 모드로 주행하도록 세팅돼 있다. 일상주행을 하고 아주 고속으로 달리지만 않는다면 에코 모드 연비는 ℓ당 14~16㎞가 나온다. 연비 위주 주행이다 보니 가속력이 썩 훌륭하다는 느낌은 없지만 크게 부족하지도 않다. 다만 에코모드로 장시간 운전하면 가속페달을 밟는 오른발이 뻐근해질 때가 가끔 있다.

보다 기민하고 역동적인 주행을 원한다면 스포츠 모드가 적당하다. 운전석 시트의 볼스터가 작동해 옆구리를 단단히 잡아주고, 엔진 시동이 보다 적극적으로 걸린다. 가속페달도 한결 가벼워져 살짝만 밟아도 제법 강한 가속력을 보여준다.

신형 싼타페의 승차감은 유럽산 SUV와 유사하다. 탄탄하고 안정적이다. 시승차는 255/45 R 20 사이즈의 휠과 타이어가 장착된 모델인데, 포장 상태가 나쁜 길을 달리거나 구덩이를 지날 때도 바퀴만 ‘툭’ 떨어질 뿐 차체가 이리저리 요동치는 부적절한 움직임이 적었다. 프런트 댐퍼의 스토퍼 길이를 조정해 차의 앞뒤가 아래 위로 출렁대는 피칭을 줄였다고 한다. 코너를 제법 빠른 속도로 돌아도 좌우로 쏠리는 롤링 현상이 적었다.

각진 스타일에 차고가 높은데도 풍절음(바람 소리)이 거의 없어 인상적이었다. 리어 스포일러 각도 최적화, 차량 하부 언더커버 설치, 상∙하단 액티브 에어 플랩 적용 등으로 공기저항계수를 0.294까지 낮췄다고 한다. SUV로서는 믿기 힘들 정도의 공력 성능이다.

싼타페는 테일 게이트가 넓고 깊어 짐을 넣기 수월하고 승객 여럿이 걸터 앉을 수도 있다. 현대차 제공

‘차박’이나 캠핑을 많이 하는 SUV는 편의성이 높아야 한다. 이런 점에서 신형 싼타페의 테일 케이트(뒷문)는 칭찬받을 만하다. 마치 군용 장갑차의 뒤태를 보는 듯, 금세라도 중무장한 병사들이 튀어나올 듯한 싼타페 테일 게이트는 차량 후면부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크고 넓다. 하단부 최대 폭은 1275mm로 이전 모델보다 145mm 길다. 그만큼 쉽게 오르내릴 수 있고, 짐을 싣고 내리기에 용이하다. 가족 셋이 뒤 트렁크에 나란히 앉아도 넉넉하다.

6인승 모델은 2열 시트를 전동장치로 트렁크 바닥과 완전히 평평하게 접을 수 있어 그 위에 매트나 이불을 깔면 근사한 침대가 부럽지 않다. 3열 시트에는 등받이를 10도 뒤로 기울일 수 있는 리클라이닝 기능도 적용돼 장거리 여행 때 피로를 줄여준다.

차량 지붕 위에 짐을 싣기도 어렵지 않다. 뒷문 쪽 C필러에 ‘히든 타입 어시스트 핸들’이란 장치를 만들었다. 손으로 누르면 공간이 생기는데, 여기를 손으로 잡고 타이어에 올라서면 지붕의 루프랙으로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

싼타페는 루프탑 텐트, 루프 사다리, 일체형 루프박스 등 시중 브랜드 우수 제품을 선별해 판매한다. 또 에어매트, 크로스바, 루프 플랫 바스켓, 멀티 커튼 등 캠핑과 야외 활동에 유용한 총 22가지의 상품도 구입할 수 있다. 현대차 제공

센터 콘솔에 있는 무선 충전기는 스마트폰 2개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어 가족들끼리 벌이는 ‘스마트폰 충전 전쟁’도 피할 수 있다. 조수석 글로브 박스 위쪽에는 작은 수납함이 있다. 일반 수납공간으로 사용할 수도 있고, ‘UV-C 살균 멀티 트레이’ 옵션을 선택하면 물 컵 등을 소독할 수도 있다.

싼타페 하이브리드의 단점을 애써 찾아 보려 했지만 수백㎞에 이르는 짧은 시승만으로는 발견하기가 쉽지 않았다. 굳이 꼬집자면 운전대와 하이브리드 모델의 20인치 휠 모양새는 요즘 한창 ‘잘나가는’ 현대차 디자인답지 않다. EV 모드로 시속 20㎞ 안팎으로 달릴 때 행인들의 주의를 상기시키는 ‘윙윙 경고음’도 듣기 좋은 내연기관 엔진음으로 바꾸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김준 선임기자 j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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