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 영혼 있는 인사 하나요?

정양범 매경비즈 기자(jung.oungbum@mkinternet.com) 2024. 3. 4.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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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 없는 인사.

어릴 때부터 밝고 맑은 인사를 하라고 배웠습니다. 인사의 중요성에 대해 성장하면서 수 없이 많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기상과 동시에 부모님께 인사 드렸고, 잠자리에 들 때 반드시 “안녕히 주무세요”라는 인사말이 마지막이었습니다. 고등학생까지는 수업 시간 시작과 끝은 항상 인사로 ‘인사는 곧 생활’이었습니다. 중학생일 때, 자전거 타고 동네 어르신에게 인사했다고 아버지에게 호된 질책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첫 직장 입문교육에는 직장 예절이란 교과목이 있습니다. 인사, 전화, 손님 응대, 지시와 보고에 대해 각각 2시간씩 이론과 실습 강의가 진행되었습니다.

아침 출근 시, 어떻게 인사하나요? 통상 3유형입니다.

①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을 외치며 자기 자리로 간다.

② 윗사람에게만 인사하고 자기 자리로 간다.

③ 인사 없이 자기 자리로 간다.

대부분 ①유형일 것입니다. 인사는 해야 하고, 한 명 한 명에게 하는 것은 왠지 튀어 보이고 민망하기도 합니다. 누가 자신의 인사에 대응해 주는 것도 기대하지 않습니다. 고개만 약간 숙이고 의례적인 인사말만 외치며 자리에 앉습니다. 영혼 없는 인사입니다.

영혼 있는 인사

전 회사에 근무할 때였습니다. 변화혁신실장 4년 근무 중, 갑자기 CEO로부터 인재개발원장을 겸직하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당시 인재개발원은 별도 건물에 4배 더 많은 직원이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자리를 인재개발원으로 옮기고 근무 첫날입니다. 로비를 지나 가장 먼저 원장실이 있고, 그 뒤에 직원 사무실이 있습니다. 7시 출근하여 문을 열고 근무하고 있는데, 한 명 한 명 출근하며 인사하거나, 그냥 인사 없이 지나갑니다. 8시 40분, A과장이 “원장님, 첫 출근 축하합니다”며 큰 소리로 인사하더니, 안으로 성큼성큼 들어옵니다. 왜 들어오지 생각 중인데, 갑자기 오른손을 앞으로 내밉니다. 하이 파이브. A과장의 인사는 항상 하이 파이브입니다. 어느 날, 바쁜 일로 PC작업을 하고 있는데, A과장이 인사말과 함께 들어옵니다. 제가 무슨 행동을 할까요? 왼손을 펴고 앞으로 내놓았습니다. A과장은 하이 파이브를 한 후, “원장님, 바쁘세요? 원장님이 바쁘시면 안됩니다”라고 말합니다. 일을 멈추고 “왜?”라고 하니 원장이 바쁘면 직원들은 힘이 들기 때문이랍니다. 하하~ 웃으며 하루를 즐겁게 시작하게 됩니다.

영혼 있는 인사는 상대의 눈을 마주 보며 밝고 맑은 인사를 하는 것입니다. 직장생활에서 굳이 45도 고개를 숙이며 정중하게 “안녕하십니까?” 인사말 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 보다는 그 날 그 날 이 사람이 관심을 갖고 진정성 있게 인사하는구나 느끼게 해주는 것입니다. 힘들고 지친 영혼에게 짧은 즐거움을 주는 것입니다. 마음을 담은 동작 하나와 말 한마디에 내가 이곳에 있는 것이 행복이며 기쁨이다 느낄 수 있습니다. A과장의 하이 파이브와 매일 다른 짧은 말 한마디는 즐거움을 주며 내일을 기다리게 합니다.

놀라운 일이 하나 있습니다. 인재개발원에 근무하는 30명 이상의 사무실, 식당, 객실 담당 직원들이 A과장을 좋아합니다. A과장이 요청하는 일은 그 무엇보다 빨리 처리해 줍니다. 지역 봉사활동, 야유회, 회식 등을 할 때, A과장과 같은 조에 있기를 원하거나 옆에 있으면 즐거워합니다. 아마 인기투표를 하면 압도적으로 1위일 것입니다.

영혼 있는 인사를 막는 많은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남의 시선과 무관하게 자신의 철학이며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30초도 안되는 밝고 맑은 인사를 통해 자신과 받는 사람의 마음이 즐거워집니다. 등산하며 오르고 내릴 때, 반대편 사람에게 “힘 내세요”, “반갑습니다” 등 인사를 하면 상대도 반드시 응대를 해 줍니다. 무엇을 바라고 하는 인사가 아닌 안면이 없는 사람에게 인사를 통해 새로운 인연이 되기도 합니다. 직장 생활은 인사만 잘해도 상사로부터 인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리더가 솔선수범한다면, 사무실 분위기는 보다 밝아지며 그 힘들다는 열린 소통도 되지 않을까요? CEO와 임원, 매일 봐야만 하는 팀장, 앞 자석의 동료가 항상 무표정하거나, 뭔가 불만이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으면 어떨까요? 어느 날, 외부인이 사무실에 들어와 여기는 ‘걸어 다니는 시체들이 가득하다’는 말을 하지 않을까요?

[홍석환 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니스트/ 현) 홍석환의 HR 전략 컨설팅 대표/전) 인사혁신처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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