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 라이브즈' 셀린송 감독 "장기하, 남자주인공으로 오디션.. 결국 친구 역할로 출연" [인터뷰M]

김경희 2024. 3. 4.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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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패스트 라이브즈'의 감독 셀린송을 만났다. 이번 영화가 데뷔작인 셀린송 감독은 한국계 캐나다인으로 뉴욕에서 극작가로 활동하다 이번 작품으로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과 각본상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며 전 세계 영화계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iMBC 연예뉴스 사진


한국계 배우 그레타리와 유태오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한 셀린송 감독은 두 배우의 캐스팅 이유로 "어린아이 같은 모습과 어른스러운 모습이 공존하는 얼굴"을 들었다.

그는 "그레타리의 경우 불러서 3시간 정도 오디션을 했고 유태오도 줌으로 3시간 반 정도 오디션을 했다. 그레타리의 경우 굉장히 프로페셔널하고 오피셜 하고 어른스럽고 아이도 둘이나 있는 분이다. 그런데 장난칠 때 보면 어린아이 같은 면이 있고 예쁜 배우였다. 연기를 너무 잘하는 좋은 배우여서 캐스팅했다."라며 캐스팅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며 "유태오는 테이프로 1차 오디션을 봤는데 테이프만 봤을 때는 연기가 만족스럽지 못했다. 유태오가 연기한 해성 역할은 30명 정도의 지원자가 있었다. 그중에 유태오가 마지막 지원자였다. 그런데 얼굴을 보자마자 이 사람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어린아이와 어른이 함께 있는 이미지였다. 유태오의 나이는 마흔이었지만 보자마자 웃으며 인사하는데 어린애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유태오는 정말 솔직한 얼굴이었다. 타임스퀘어의 전광판 같은 얼굴이라 생각했다. 약간의 생각이나 마음도 얼굴에 다 드러나는 사람이었다."라며 유태오의 경우 얼굴 때문에 캐스팅했다는 말을 했다.

유태오가 연기한 해성의 경우 이미지가 정말 중요했다면서 "12살이었지만 이제는 12살이 아니고, 그렇다고 12살 때의 기억이 사라진 건 아니고, 누군가는 그의 12살을 알고 있고 기억하고 있고 사랑하는 게 중요한 인물이었다. 그래서 유태오와 3시간 반 정도 오디션을 봤는데 그 과정에서 나는 이 사람이 나와 벼랑 끝까지 갈 수 있는 배우인지가 중요해서 계속 다른 연기를 부탁하고 길게 오디션을 보게 되더라."라며 어른인 동시에 아이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야만 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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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는 가수 장기하가 유태오의 친구 역할로 출연한다. 영화 속에서 몇 마디 하지는 않지만 너무나 익숙한 그의 얼굴이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보이니 반갑기도 하고 놀라웠다. 장기하의 캐스팅 비하인드에 대해 셀린송 감독은 "장기하가 배우로 유태오가 연기한 해성 역할에 오디션을 봐서 알게 되었다. 장기하와는 오디션을 하며 친해졌고 유태오가 캐스팅된 이후 '주인공은 아니지만 친구 역할이라도 할 수 있겠냐'라고 했더니 좋다고 해서 출연하게 되었다. 촬영은 하루에 진행됐고 미국에서 온 카메라팀이 저 배우 누구냐고 물어서 진짜 유명한 가수라고 설명해 줬다."라며 고백했다.

누구의 소개를 받은 것도 아니고 장기하가 직접 연기를 하고 싶다고 오디션 테이프를 보냈고 모든 출연자가 밟는 정식 절차를 다 밟았다고 해 더 특이한 상황이었다. 장기하는 영화에서 얼굴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재미를 주는 역할을 했다.

셀린송 감독의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에서는 여주인공의 남편인 '아서' 캐릭터가 꽤 짙은 감동을 안겨준다. '아서'를 연기한 존 마가로 배우에 대해 셀리송 감독은 "이 배우의 아내가 코리안아메리칸이다. 이걸 모르고 캐스팅했었는데 존이 어떻게 이 캐릭터를 깊게 이해하고 간절하게 원했는지를 나중에 알게 되었다. 존이 원래 한국말을 좀 할 줄 알았고 그래서 더 잘해보겠다고 했는데 제가 말렸다. 이 인물을 한국말을 잘하는 사람이 나와야 하는 게 아니라 한국말을 잘하고 싶어 하는, 노력하는 사람이어야 했다."라며 배우의 배경을 설명했다.

감독의 실제 경험이 영화에 많이 녹아있는 작품이기에 이 남편의 에피소드도 실제 경험이냐는 질문에 그는 "솔직히 진짜 제 남편이 한 이야기는 아니다"라고 답하며 "모국어가 다르거나 자란 과정이 다르다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을 말이라 생각한다. 관계가 깊어질수록 다른 점을 더 느끼게 되고 다른 점을 사랑하게 되는 게 오래된 관계에서 중요한 포인트라 생각한다. 언어를 서로 이해하지 못하지만 서로의 언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처음으로 아서와 해성이 만났을 때 서로가 못하는 영어와 한국어로 안녕이라고 인사를 한다. 그 씬이 아주 중요한 씬이었다. 서로에게 내가 약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여주면서 첫 발자국을 내딛는 관계가 감동적인 캐릭터의 면모라 생각했다."며 아주 세세한 장면의 연출까지 감독의 의도와 생각을 담아 만들어 냈음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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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린송 감독의 '패스트 라이브즈'는 로맨스의 모습을 띄고 있다. 하지만 그는 "이 영화는 로맨스 영화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우리가 살면서 연애도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의 삶을 로맨스라고 정의하지 않는다. 사랑과 연애는 다르다. 로맨스이긴 하지만 로맨틱한 부분이 있을 뿐, 그냥 인생에 대한 이야기"라고 하며 오히려 이 영화는 미스터리 영화라는 말을 했다.

감독은 "서로에 대해 잘 모르니까 미스터리다. 해성과 나영은 전 남자 친구 전여자 친구이라고 하기엔 너무 어렸고, 첫사랑이라고 하기엔 손만 한번 잡아 본 게 다고. 모르는 사람이라 하기엔 서로 얼굴만 봐도 웃음이 난다. 이런 관계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을 때 '인연'이라는 말 밖에 없더라. 해성과 아서의 관계도 적도 아니고 친구도 아니고 뭣도 아니다. 이 둘도 인연이다. 이 영화는 미국에서 만든 영화도, 한국인만을 위한 영화도 아니라서 '인연'이라는 단어를 꼭 설명을 해줘야겠다 생각했다. 이 영화는 '인연'이라는 단어를 알려주는 영화이기도 하다. 어디든 누구든 무조건 인연이라는 느낌이나 감정은 알 수 있을 텐데 이런 게 뭔지를 알려주는 단어는 '인연' 뿐이다. 정말 아름다운 단어"라며 어떤 관계라 정의하긴 애매하지만 인연이라 생각하면 모든 게 설명되는 관계라고 영화 속 인물들의 설정을 이야기했다.

전 세계에서 이 영화를 본 관객들이 모두 극장을 나오며 자국의 언어 대신 한국말인 '인연'을 이야기하며 나오는 모습을 보며 그들이 하는 '인연'의 발음이 너무 듣기 좋았다는 셀린송 감독이었다.

서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첫사랑 ‘나영’과 ‘해성’이 24년 만에 뉴욕에서 다시 만나 끊어질 듯 이어져 온 그들의 인연을 돌아보는 이틀간의 운명적인 이야기를 그린 작품 '패스트 라이브즈'는 3월 6일 개봉한다.

iMBC 김경희 | 사진 iMBC DB | 사진제공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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