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산악사진] 동해에 먼동 틀 때 설악의 달빛을 훔치다

정현석 작가 2024. 3. 4.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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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중순 남녘 먼 바다 아늑한 섬으로부터 따뜻한 남풍이 불어온다.

울산바위 암벽과 설악 능선 위에 쌓인 3월의 흰 눈 위로 교교皎皎한 달빛이 뿌려졌다.

3월의 서늘한 밤 정취에 달빛은 흠뻑 젖어 간다.

속초 앞바다로부터 구름이 달빛을 맞으러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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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성인대에서 바라본 울산바위.

3월 중순 남녘 먼 바다 아늑한 섬으로부터 따뜻한 남풍이 불어온다. 철 이른 봄꽃 소식이 섬 아낙네들의 콧노래와 함께 실려 온다.

아직 이 남풍이 산골 구석구석을 훑기 전에 마지막 겨울을 찾아 카메라 가방을 꾸려 집을 나선다. 다행히 강원도 산골의 바람은 아직 서늘하다.

미시령 옛길 아래 화암사 주차장에 도착해 한밤을 보냈다. 밤새 주차된 차 유리 위로 흰 눈이 소복이 쌓였다. 봄이 멀지 않은 터에 쌓인 눈은 제법 습기를 먹었다. 습설! 차갑고 서늘한 한겨울의 눈보다는 촉감도, 발에 밟히는 느낌도 정겹다. 발목까지 빠지는 눈길을 한 시간 반 동안 헤집으며 울산바위가 한눈에 보이는 성인대에 올랐다.

밤새 내렸던 눈이 그치고 울산바위 봉우리 위로 휘영청 밝은 달이 떴다. 주변에 무수히 많은 별들이 달빛 아래로 숨어들었다. 울산바위 암벽과 설악 능선 위에 쌓인 3월의 흰 눈 위로 교교皎皎한 달빛이 뿌려졌다. 서늘하면서도 포근하다.

3월의 서늘한 밤 정취에 달빛은 흠뻑 젖어 간다. 속초 앞바다로부터 구름이 달빛을 맞으러 들어온다. 동해의 먼동이 터올 무렵, 달빛 아래 설악의 모습은 더욱 청아하다. 다가올 봄을 맞이하는 설렘은 달빛에 젖은 눈 속에 붙여 놓은 채 마지막 겨울을 보낸다. 습기를 먹은 3월 눈발에 절벽 소나무는 무거운 듯 비스듬히 누워 있다. 달빛은 소나무 위로 오뉴월의 햇살처럼 내려앉았다. 늦겨울 3월의 새벽 풍경이 동화 속 세상을 만들었다.

촬영 당시 카메라 설정값

촬영 시각

- 3월 16일 05시 50분

카메라

- 니콘D850

렌즈

- 16-35mm

ISO

- 140

화이트밸런스

- 자동

조리개값

- F4

셔터스피드

- 30초

카메라

- 삼각대 사용

플래시

- 미사용

릴리즈

- 사용

촬영 후 약간의 포토샵 후보정을 거침.

월간산 3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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