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시 한 그릇 1만5000원… 두려운 점심시간

김문수 기자 2024. 3. 4.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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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 여전한 고물가] ②삼겹살 도매가격 내림세… 외식 가격은 되레 높아져
[편집자주] 지난해부터 서민들을 가장 힘들게 한 건 고물가였다. 외식물가에 밥상물가까지 가파르게 치솟은 소비자물가는 올해 전년 대비 2.6%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물가안정을 최우선으로 두고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기후와 국제 여건 등 변수가 만만치 않다. 한 번 올라간 물가는 내려오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정부의 할인지원 정책에 동승한 유통가는 산지 직거래 등 물가 잡기에 심혈을 쏟고 있다.

서울 여의도에 있는 유명 국시집의 가격표. /사진=김문수 기자
◆글 쓰는 순서
①치솟는 밥상 물가… "당분간 잡힐 기미 안 보이네"
②국시 한 그릇 1만5000원… 두려운 점심시간
③나랏돈 1820억원 쏟았는데 물가는 그대로… 300억원 또 투입


치솟는 외식 물가에 소비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에서는 칼국수 한 그릇 가격이 1만5000원이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유명 국숫집은 지난해 하반기 안동국시 가격을 1만4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1000원 올렸다. 지난해 12월 서울 중구의 칼국숫집의 대표 메뉴 가격은 1000원 오른 1만1000원이 됐다.

지난해 유명 칼국수 전문점이 가격을 올리면서 서울 지역의 칼국수 평균 가격도 올라갔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1월 서울 기준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8개 외식 대표 메뉴 가운데 칼국수 한 그릇 평균 가격이 9038원을 기록했다.

칼국수 한 그릇 가격은 2022년 3월 8000원 선을 돌파한 이후 꾸준히 올랐다. 지난해 1월 8615원에서 같은 해 8월 8962원으로 소폭 올랐다가 올 들어 9000원을 넘어섰다. 냉면도 지난해 1월 1만692원에서 올해 1월 1만1385원으로 올랐다. 같은 기간 김밥은 3100원에서 올해 3323원으로 7.2% 올랐고 자장면은 6569원에서 7069원으로 7.6% 인상됐다.

가파른 외식 물가 상승에 서울에서 1만원으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외식 품목은 8개 품목 중 김밥(3323원), 자장면(7069원), 김치찌개백반(8000원), 칼국수(9038원) 등 4개인데 해당 품목 모두 값이 올랐다. 보양식인 삼계탕(1만6846원)은 지난해 1월(1만6000원)보다 비싸지면서 1만7000원 수준에 근접했다.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지난해 9월 이후 내림세를 보이고 있지만 외식 물가는 반대 행보를 보인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1월 돼지고기 경매낙찰 가격은 kg당 4864원으로 지난해 12월 5100원보다 4.6% 하락했다.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떨어지자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에서 판매되는 소매 가격도 함께 내려갔다. 돼지고기 목심의 100g당 전국 평균 소매 가격도 지난해 말 2258원에서 1월31일 2165원으로 떨어졌다. 돼지고기 삼겹살의 100g당 전국 평균 소매 가격은 지난해 말 2442원에서 1월31일 2352원으로 떨어졌다.

반면 식당 삼겹살(200g·환산 후) 가격은 지난해 9월 1만9253원에서 지난해 12월 1만9429원으로 올랐다. 2022년 1월 1만6983원과 비교하면 2년도 안 돼 14.4% 오른 것이다.
식당에서 고기 가격을 올리는 대신 '슈링크플레이션' 꼼수를 부리는 경우도 등장했다. 슈링크플레이션은 '줄어든다'라는 뜻의 슈링크(shrink)와 물가 상승을 말하는 '인플레이션'이 합쳐진 단어로 소비자를 눈속임하는 수법이다. 실제로 일부 식당에서 가격은 그대로 두고 1인분을 200g이 아닌 120g으로 줄여 판매해 비판받았다.

주요 외식 메뉴 가격. /그래픽=강지호 기자



소주 출고가 인하에도 음식점 술값은 그대로



음식점이나 주점에서 판매하는 소주 가격은 5000~6000원이며 7000원을 받는 곳도 늘어났다. 국세청이 기준판매비율을 도입하면서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 등이 소주 출고가를 낮췄지만 식당은 여전히 오른 가격을 받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은 올해 1월1일부터 국산 소주를 대상으로 22.0%의 기준판매비율을 도입했다. 기준판매비율은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금액)을 정할 때 적용하는 비율을 뜻한다. 일종의 할인율로 기준판매비율이 커질수록 세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주류 출고가 인하 폭도 커진다.

주요 주류 업체들은 소주 출고 가격을 일제히 100원 이상 인하했다. 하이트진로는 '참이슬' 360㎖의 공장 출고가를 지난해 말 1247원에서 1115원으로 낮췄다. 출고가가 낮아진 상황에도 음식점은 임대료, 인건비 등 비용을 이유로 가격 인하에는 난색을 보인다.

김문수 기자 ejw020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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