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의 이커머스] 출범 5년 SSG닷컴 '상장' 성공할까

구서윤 2024. 3. 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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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출범 후 지난해 거래액 8% 신장…어려운 시장서 '성과'
신선식품과 명품·패션·뷰티 영역 더욱 강화 계획…특색 필요

[편집자주] 코로나19를 계기로 이용자가 급증한 이커머스 시장은 지난해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작년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227조원을 돌파했다. 오프라인 매출 비중을 넘어서 과반을 차지한 것이다. 이커머스 시장이 커지는 동시에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이커머스 플랫폼 간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무한 경쟁 속에 무한 변신하는 이커머스의 현주소와 미래를 들여다본다.

[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이커머스 플랫폼의 무한 경쟁 속에 대한민국 오프라인 유통 강자인 신세계그룹이 야심차게 론칭한 SSG닷컴이 올해로 출범 5년째를 맞았다. SSG닷컴은 초저가 플랫폼이 주목받고 있는 상황 속 믿고 살 수 있는 프리미엄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SSG닷컴은 지난 2019년 3월 이마트와 신세계의 온라인 쇼핑몰 사업부를 각각 물적분할해 통합법인으로 출범했다. 신세계그룹의 오프라인 유통 사업 위기감이 고조되자 신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대안을 마련한 것이다. 당시 SSG닷컴은 2019년 총 거래액 목표를 3조원 이상으로 잡고 2023년까지는 1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공개한 바 있다.

출범하자마자 외형을 3조원으로 키우겠다는 자신감은, 이마트라는 대한민국 대표 대형마트 플랫폼을 시장에 깊숙이 뿌리내리게 했다는, 더욱이 월마트나 까르푸 등의 글로벌 대형마트가 정착하지 못하고 떠나게 한 주역이었다는 경험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해 볼 수 있다.

하지만 SSG닷컴의 현주소는 출범 당시의 계획과는 꽤 거리가 있다. 지난해 매출액이 1조6784억원이다. 2023년 실제 매출 규모는 더구나 2022년 대비 3.8% 감소한 수준이다. 영업손실은 1030억원을 기록했다. 가장 최근 공개 자료인 SSG닷컴의 2021년 GMV는 5조7174억원이다.

SSG닷컴 사무실 모습. [사진=SSG닷컴]

◇지난해 거래액 8% 신장…향후 성장 계획은?

SSG닷컴은 매출 규모가 전년보다 소폭 감소하는 역신장을 했음에도 연간 총거래액(GMV)이 8% 성장했다는 점에 의미를 둔다. SSG닷컴은 2022년 하반기부터 GMV를 공개하고 있지는 않다. 2021년 GMV는 5조7174억원을 기록했다. GMV는 플랫폼에서 발생한 총 거래금액으로, 플랫폼의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직관적인 지표로 여겨진다.

SSG닷컴은 손실 개선과 GMV 신장에 대해 지난해 추진한 성장과 수익의 균형성장 전략이 통한 것으로 분석했다. 가구 형태의 변화와 물가 인상으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 등으로 그로서리 영역이 영향을 받아 지난해 하반기 순매출이 감소했고, 성장 여력이 큰 라이프스타일 분야에 프로모션을 강화하면서 3·4분기 영업손실이 늘어났지만, 이 역시 균형 잡힌 사업모델 구축을 위한 중장기 성장 전략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SSG닷컴의 강점 중 하나는 신뢰도 높은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다. SSG닷컴은 올해 '고객의 쇼핑경험 확장'에 집중하고 기존 강점인 신선식품과 플랫폼 신뢰도를 바탕으로 명품, 패션, 뷰티 카테고리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핵심 영역인 장보기 서비스를 강화해 독보적인 온라인 그로서리 플랫폼 구축에 집중할 예정이다. 그로서리 마케팅에 투자하고 트렌드에 맞는 차별화 상품 개발, 산지 직송 상품 강화, 우수 협력사 및 생산자를 발굴한다.

실제로 SSG닷컴의 식품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한 이용자는 "식재료를 온라인에서 주로 구매하는데 SSG닷컴의 식품 신선도가 쿠팡보다 훨씬 좋다고 느꼈고 990원짜리 제품도 많아서 좋다"며 "4만원 이상 구매해야 무료 배송인 건 아쉽지만 이마트와 연계돼 노브랜드 제품 등도 살 수 있다는 게 장점인 것 같다"고 밝혔다.

SSG닷컴 CI. [사진=SSG닷컴]

지속적인 외형 성장을 위해 뷰티·패션·명품 등 전략 카테고리를 확대해 버티컬 경쟁력도 키운다. 특히 명품 시계 영역에선 SSG닷컴이 '프리미엄 쇼핑 플랫폼'으로서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다.

SSG닷컴은 지난해 말 명품 시계브랜드 '파네라이'를 국내에서 단독 출시했는데 최근 배정 물량이 완판됐다. 앞서 '샤넬 워치'도 지난해 4월 전 세계 이커머스 플랫폼 최초로 SSG닷컴에 팝업 형태로 입점했고, 지난해 8월에는 스위스 럭셔리 시계 브랜드 '피아제'가 정가 2500만원에 달하는 글로벌 신상품을 전 세계 최초로 SSG닷컴에 단독 선출시했다.

또 SSG닷컴은 익일배송 서비스인 쓱원데이배송을 본격 확장하고, 사업자회원 대상 영업 강화 등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다양한 신규사업도 추진한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는 영업이익 적자규모를 최소화하고 EBITDA 흑자 달성에 집중할 계획이다.

현재 SSG닷컴은 쓱배송, 새벽배송, 쓱원데이배송으로 나눠 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쓱배송과 새벽배송은 장보기 상품 중심으로 김포·용인의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와 이마트 점포 내 PP(피킹·패킹)센터에서 발송하는 자체 배송 서비스를 갖추고 있다. 쓱배송은 전국 85%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며 새벽배송은 수도권 중심으로 운영 중이다. 쓱원대이배송은 익일배송으로 택배사에 위탁하며 전국에서 이용 가능하다. 공산품이나 가공식품 등 상온 상품을 주로 판매한다. 쿠팡의 로켓배송과 유사하다.

◇고객 편의 향상·플랫폼 차별화는 과제

소비자 입장에서 무료배송 조건이 까다롭다는 점은 아쉽다. 정용진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SSG닷컴과 G마켓이 경쟁사보다 친절하다고 자신할 수 있냐"며 "고객이 여기저기서 쿠폰을 찾도록 숨바꼭질을 시키고 무료배송을 위해 이런저런 조건을 맞추게 하지 않느냐"고 언급하기도 했다.

일례로 쿠팡은 유료 멤버십 회원에게 무료배송·반품 혜택을 제공한다. 하지만 SSG닷컴은 쓱배송과 새벽배송의 경우 4만원 이상 구매 시 무료 배송, 쓱원데이배송의 경우 2만원 이상 구매 시 무료 배송을 제공한다. 지난해 6월 신세계 통합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이 출시되면서 배송비 혜택이 커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신세계의 6개 계열사가 모여 연회비 3만원에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다 보니 특정 계열사의 배송비 혜택에 집중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해석된다.

2024년 1월 종합몰 앱 순위. [사진=와이즈앱·리테일·굿즈]

월간활성이용자수(MAU)도 아쉬운 상황이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SSG닷컴 MAU는 173만6969명으로 13위다. 다만 이는 SSG닷컴이 함께 운영 중인 이마트몰과 신세계몰의 MAU는 제외한 수치다. 3개 앱의 MAU를 모두 합치면 400만이 넘는다.

이커머스 플랫폼간 점유율 확대 경쟁 속에 장악력을 키워가는 SSG닷컴은 올해 기업공개(IPO)에 재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SSG닷컴은 상장을 목표로 주관사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SSG닷컴은 2021년부터 상장을 준비해 왔지만 글로벌 경기침체로 IPO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상장 추진을 중단한 바 있다. SSG닷컴은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SSG닷컴 관계자는 "지난해 SSG닷컴은 엔데믹에 따른 이커머스 업계 전반의 성장세 둔화 속에서도 적자를 줄이고 GMV가 8% 늘어나는 성과를 냈다"며 "그로서리, 패션, 명품, 뷰티 등 킬러 카테고리 경쟁력을 강화하며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아우르는 균형 성장 전략을 올해에도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쿠팡이 공산품에 이어 신선식품 쪽에서도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SSG닷컴은 신선식품에 대한 이미지가 강한데 프리미엄 상품을 늘린다고 해서 경쟁력이 생길지 의문이다. 소비자가 SSG닷컴을 찾아갈 만한 특색을 갖추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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