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치솟는 공연, 제값 못하는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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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공연 티켓 판매액(콘서트 등 제외)은 6489억 원으로 관련 수치를 집계한 2019년 이래 최대였다.
다음 달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되는 스타 발레리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의 '모댄스'의 R석 티켓가는 34만 원에 달한다.
티켓링크는 온라인 티켓 예매수수료를 기존 1000원(연극 외 공연 기준)에서 지난 달 2000원으로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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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당 4000만원’ 스타캐스팅 영향
음 이탈-사진 재탕… 서비스는 하락
“스타마케팅 벗어나 공연 질 높여야”
지난 달 폐막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VIP석 티켓가는 19만 원으로, 뮤지컬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다음 달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되는 스타 발레리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의 ‘모댄스’의 R석 티켓가는 34만 원에 달한다.
공연 티켓 가격 상승의 핵심 요인으로는 ‘스타 캐스팅’ 시스템이 꼽힌다. 공연계에 따르면 ‘n차 관람’을 유도할 수 있는 A급 남자배우들의 개런티는 회당 4000만 원이 넘는다. 공연계 관계자는 “인지도와 팬층이 어느 정도만 있어도 2000만∼3000만 원 개런티는 기본”이라며 “인건비가 제작비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5, 6년 전에 비해 현장 스태프나 하우스 매니저의 인건비도 50% 이상 뛰었다”며 “티켓 할인을 해주면 제작사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예매수수료와 극장 주차요금 등 부대비용도 줄줄이 올랐다. 티켓링크는 온라인 티켓 예매수수료를 기존 1000원(연극 외 공연 기준)에서 지난 달 2000원으로 올렸다. 앞서 지난해 하반기(6∼12월)에 인터파크와 멜론, 예스24가 예매수수료를 2배로 인상했다.
공연 가격은 올랐지만 서비스의 질은 떨어지고 있다. 스타 배우들의 ‘겹치기 출연’으로 인한 컨디션 난조가 대표적이다. 배우 최재림은 올 1월 28일 뮤지컬 ‘레미제라블’ 공연에서 반복적인 음 이탈을 낸 후 최근까지도 고음 넘버의 일부 소절을 대사로 처리해 논란이 됐다. 뮤지컬 3편을 동시에 준비하면서 무리한 게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28일 그의 공연을 관람한 한모 씨는 “1막 하이라이트에서 ‘삑사리’가 난 이후 공연에 몰입이 안 됐다. 1층의 좋은 좌석을 18만 원이나 주고 어렵게 구했는데 돈이 너무 아까웠다”고 말했다.
뮤지컬 제작사들에 캐시카우로 통하는 스테디셀러 작품을 놓고 골수 팬들 사이에선 “예전보다 성의가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팬들이 인증샷 촬영에 열을 올리는 캐스팅보드(배역을 소개한 안내판) 사진 ‘재탕’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공연 10주년을 맞은 뮤지컬 ‘레베카’는 캐스팅보드에 들어가는 배역별 사진을 갱신하지 않고 지난 공연에서 사용한 사진을 재활용했다. 막심 드 윈터 역의 주연배우 류정한의 경우 10년 전 초연 사진이 캐스팅보드와 프로그램북에 그대로 들어갔다.
원종원 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교수는 “지난해 공연시장이 엔데믹 이후 빠르게 회복됐지만 건강한 성장을 이루진 못했다”며 “과도한 스타 마케팅에서 벗어나 공연의 질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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