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대사에 비빔밥·순두부...日 연애드라마, 한국서도 뜨겁다

김민정 기자 2024. 3. 4.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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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TBS 드라마 ‘아이 러브 유’ 일본 넷플릭스서 5주 연속 톱10
한국서도 4주째 톱10에 올라

일본 민방 TBS에서 매주 화요일 방영 중인 드라마 ‘아이 러브 유(Eye love you·10부작)’가 한국에서도 관심이 뜨겁다. 방영 후 넷플릭스에 공개되는데, 일본 넷플릭스에서 5주 연속 톱 10, 한국에서 4주 연속 톱10에 올랐다. ‘아이 러브 유’가 이례적인 것은 일본 TV ‘황금 시간대’(밤 10시)에 처음 한국 배우(채종협)가 주인공을 맡았을 뿐 아니라, 드라마 전반에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세세히 깔려 있다는 점. 양국 시청자가 모두 흥미롭게 즐길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드라마 '아이 러브 유'의 태오(채종협·오른쪽)와 유리(니카이도 후미). 한국어 메모가 벽에 붙어 있다. /TBS

‘아이 러브 유’는 한국에서 온 대학원생 ‘태오’(채종협)와 상대와 눈을 맞추면 마음이 들리는 초콜릿 회사 사장 ‘유리’(니카이도 후미)의 로맨스. 한국 시청자까지 고려한 듯 한국 문화를 대접하는 느낌을 준다. 이는 제작 의도에서도 엿볼 수 있다. 나카지마 게이스케(中島啓介) PD는 지난달 24일 “(양국에) 한층 더 가교가 될 일본 발신의 드라마가 있어도 좋겠다고 생각한 게 제작 계기였다”고 했다. 남자 주인공의 한국어 대사가 자주 나올 뿐 아니라, 여자 주인공에게 보내는 메신저 이모티콘과 쪽지에도 한국어와 일본어가 병기된다. 비빔밥, 순두부, 잡채, 김치 등 한국 음식들이 등장하고, 여자 주인공은 이를 정말 맛있게 먹는다.

문화 차이도 흥미롭게 그린다. 남자 주인공이 식사를 대접하는 화면에선 수저가 일본식으로 가로가 아닌 세로로 놓였고, 주변 사람에게 수시로 밥 먹었는지 묻는 남자 주인공을 통해 한국식 인사 문화를 소개한다. 남자 주인공은 여자 주인공과 친해지기 전 나이를 묻고, 성이 아닌 이름으로 부르는데, 일본에서 잘 없는 일이라 여자 주인공은 당황하지만 싫지 않은 기색이다.

한국에선 “한국 문화 많이 나와서 좋다” “한국 남주 일본 여주, ‘반반’ 좋다” (키노라이츠) 같은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한국 생활 문화에 대한 관심이 크고 호감도가 높은 일본 젊은 층의 분위기가 반영돼 있다”며 “드라마 ‘겨울연가’가 히트한 이후 일본 시청자를 겨냥한 국내 드라마가 많이 나오기도 했는데, 최근엔 일본에서 자국 드라마가 한국에서 관심을 얻는지를 중요하게 보는 경향이 늘고 있다”고도 했다. TBS는 지난달 10일 ‘한국 넷플릭스 주간 4위 쾌거’ 소식을 홈페이지에 전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일본 배우를 기용한 드라마 제작도 확정돼 한·일 배우가 만나는 일도 이어진다. 쿠팡플레이가 한국 배우 이세영과 일본 배우 사카구치 겐타로가 주인공을 맡은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을 제작한다. ‘OTT 시대’에 콘텐츠에 국경이 사라지면서 상대 문화를 긍정적으로 조명하는 작품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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