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대 전문직' 몰리는 문과생…작년 8만명 지원 '역대급'

안정훈 2024. 3. 3. 18:2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공개채용 축소로 문과 전공자의 취업문이 갈수록 좁아지자 경력 없이 도전할 수 있는 전문직 시험 지원자가 역대급으로 늘고 있다.

높은 연봉과 안정성을 보장하는 전문직에 대한 선호가 커지면서 일명 '8대 전문직' 시험 지원자는 지난해 8만 명을 넘어섰다.

한 취업 컨설팅 전문가는 "전문 직종 합격자 수는 한정돼 있는데 지원자는 많아져 전문직 시험의 문제가 어렵게 출제되고 있다"며 "부담이 커지면서 중도 이탈하는 수험생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고 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고연봉·안정적 '사짜' 직업 쏠려
변호사·회계사 중위 연봉 7770만원
일반 근로자 소득의 2배 달해
로스쿨 입학시험 지원자 역대 최대
"LEET는 요즘 문과생의 졸업시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공개채용 축소로 문과 전공자의 취업문이 갈수록 좁아지자 경력 없이 도전할 수 있는 전문직 시험 지원자가 역대급으로 늘고 있다. 높은 연봉과 안정성을 보장하는 전문직에 대한 선호가 커지면서 일명 ‘8대 전문직’ 시험 지원자는 지난해 8만 명을 넘어섰다.

3일 한국경제신문이 금융감독원 국세청 등이 발표한 전문직 1차 시험 지원자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세무사 노무사 감정평가사 1차 시험의 지원자는 각각 1만3768명, 1만1089명, 6484명으로 관련 시험이 도입된 이후 가장 많았다. 올해 공인회계사(CPA) 시험 지원자도 지난해 대비 6.1% 증가했다. 1984년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지원자 규모다. 로스쿨 입학시험인 법학적성시험(LEET) 지원자 역시 올해 1만7360명으로 2023년 대비 2740명이 증가하며 역대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주요대 한 학생은 “요즘 문과 대학생들의 졸업시험은 LEET라는 말이 있다”며 “거의 모든 학생이 한 번씩 보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전문직 지원자가 늘면서 8대 전문직을 준비하는 고시반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서강대 재학생 강모 씨(26)는 “고시반에 들어가는 게 고시에 붙는 것보다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며 “지원자가 늘면서 고시반 합격 점수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높은 보수와 직업 안정성은 전문직 지원자가 늘고 있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2021년 기준 8대 전문직(변호사 회계사 감정평가사 변리사 세무사 노무사 관세사 법무사) 중위 연봉은 5076만~7770만원 수준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2022년 귀속 근로소득자 중 백분위 중위 50% 구간 소득자의 1인당 평균 소득은 3165만원에 그쳤다. 8대 전문직 연봉과 비교하면 1911만~4605만원 적었다.

중앙대 4학년 이모 씨(27)는 “회계법인에서 인턴을 할 때 일반 직원과 회계사 간 대우가 많이 다른 것을 느꼈다”며 “회계사처럼 높은 보수를 받고 인정도 받고 싶어 시험 준비에 뛰어들었다”고 했다.

극심한 취업난은 전문직 쏠림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서강대 문과대학에 재학 중인 김모 씨(25)는 “저학년 때부터 취업지원팀의 코칭을 받아 직무 관련 경력을 쌓았는데도 취업에 번번이 실패했다”며 “운이나 당일 면접 컨디션 등에 좌우되지 않고 실력으로 승부를 볼 수 있다는 게 로스쿨 시험을 준비하기로 한 이유”라고 말했다.

시험 응시자들이 늘면서 시험 난도는 높아지는 추세다. 시험 준비에 이전보다 훨씬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입할 수밖에 없다. 한 취업 컨설팅 전문가는 “전문 직종 합격자 수는 한정돼 있는데 지원자는 많아져 전문직 시험의 문제가 어렵게 출제되고 있다”며 “부담이 커지면서 중도 이탈하는 수험생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고 했다.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