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만에 당적 옮긴 김영주…'한평생 민주당' 떠날 명분 있나

CBS노컷뉴스 김기용 기자 2024. 3. 3.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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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탈당한 김영주 부의장, 내일 국민의힘 전격 입당
김 부의장 "중도층으로 외연 확장"…당적 바꿔 현 지역구 출마할듯
민주당서 이낙연 못지 않은 '꽃길' 걸은 김 부의장…4선에 노동부 장관까지
하지만 당직 변경에 걸린 시간은 '보름'…이상민에 이어 두번째
이재명 대표 "채용 비리 부분서 소명하지 못해 0점 처리"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회동을 마친 후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영주 국회 부의장이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한다. 더불어민주당에서 4선 의원과 국회 부의장 자리까지 오른 그가 탈당 보름 만에, 그것도 총선을 코앞에 두고 당적을 옮기면서 당 내외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김영주, 내일 국민의힘 입당…"중도층으로 외연 확장"

김 부의장은 3일 자신의 SNS에 "그동안 진영논리보다는 노동자들의 삶의 질 향상, 빈곤아동 등 소외계층 문제의 해결, 국민들의 생활환경 개선 등 이른바 생활정치를 위한 의정활동을 주로 해왔기에,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장해 여의도정치를 바꿔 보자는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주장에 십분 공감했다"며 오는 4일 국민의힘에 입당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한동훈 비대위원장도 환영의 뜻을 나타내며 김 부의장을 오는 4월 총선에서 현 지역구 서울 영등포갑에 출마시킬 가능성을 내비쳤다. 한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영등포갑에서 예비후보로 활동해온 하종대께서 입장문을 냈고 저에게도 따로 연락을 주셨다"며 "'국민의힘이 4월에 국민을 위해 승리하는데 기여하는 길을 찾겠다. 어떤 역할이든 맡겨 달라'고 말씀했고 저도 대단히 감사하단 말씀을 드렸다"고 전했다.

민주당서 이낙연 못지 않은 '꽃길'…당적 변경엔 '보름'

민주당에서 사실상 모든 것을 이룬 김 부의장이 탈당 선언 보름 만에 국민의힘 입당을 선언하며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돌아선 데에 충격이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 김 부의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탁으로 정계에 입문해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이 됐다. 이후 영등포갑에서 19대, 20대(민주통합당), 21대(더불어민주당)까지 내리 3선을 했다. 비례대표 포함 4선 의원으로 국회부의장까지 오른 그는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고용노동부 장관까지 역임했다. 민주당에서 꽃을 피운 것이다.

이는 민주당에서 5선을 지냈고, 전남지사와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역임한 이낙연 전 대표의 커리어와 비교했을 때도 크게 손색이 없는 '꽃길'이다. 이 전 대표도 '뒤늦은 탈당'이라는 비판을 의식한 듯 지난 1월 탈당 전까지 민주당 지지자들을 설득하는 과정을 거치고 나서야 당을 떠났다. 그럼에도 '명분 없는 탈당'이라는 비난 속에서 물러나야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과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김 부의장은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명단을 통보받은 지난달 19일 곧바로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모멸감을 느꼈다"며 민주당 탈당을 선언했다. 그리고 탈당계를 제출한 뒤 지난 1일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만나 국민의힘 입당을 논의했다. 그는 이제 당적만 바꿔 영등포갑에 나갈 채비를 하고 있다. 이 모든 일이 불과 보름 사이 벌어진 일이다.

국민의힘은 불과 지난해 중순까지만 해도 김 부의장의 사퇴를 요구했던 당이다. 지난해 6월 말 김 부의장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일본 홋카이도 여행을 계획하며 지인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장면이 국회 출입기자에게 포착됐다. 당시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로 시끄러웠던 때다. 당시 국민의힘은 김 부의장을 향해 "대국민 기만쇼", "내로남불"이라며 맹공격을 퍼부었고 부의장직 사퇴까지 요구했다.

이재명 "채용 비리 부분서 소명하지 못해 0점 처리"

일각에서는 김 부의장이 앞서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힘으로 넘어간 이상민 의원과는 달리 민주당에 계속 적을 뒀던 만큼 당내 배신감은 더 클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내놓는다. 이 의원은 김 부의장과 마찬가지로 지난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으로 국회에 입성했지만, 18대 총선을 앞두고 통합민주당에서 공천에 탈락하자 탈당하고 자유선진당에 입당해 당선됐다. 이후 19대 총선에서는 다시 자유선진당을 탈당하고 민주통합당에 입당한 전력이 있다.

이러한 안타까움을 의식한 듯 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이날 김 부의장에 대한 작심 발언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연합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더불어민주연합 윤영덕, 백승아 공동대표와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부의장이 국민의힘 입당 방침을 밝힌 것에 대해 "개인적인 선택 문제지만 함께하지 못해 참으로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께서 평가 결과에 대해서 매우 흡족하지 않으셨던 거 같다"며 "공직자 윤리 항목이 50점 만점인데 채용 비리 부분에서 소명하지 못하셨기에 50점 감점하는 바람에 0점 처리됐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어 "상대 평가 항목이 아니고 절대 평가 항목이라 아마 그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진다"며 "소수점 이하 점수로 순위가 막 갈리는 상황이라 채용 비리 소명 여부가 크게 논란이 되다가 소명 안 된 걸로 판단됐다고 들었다. 그 점 때문에 안타까운 결과가 생기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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