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거면 한국 왜 떠났나? 뷰캐넌 가시밭길 ML 재도전, 희망을 봤다 "제구 왜 안 됐는지 궁금했는데…"

이상학 2024. 3. 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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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필라델피아 데이비드 뷰캐넌.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필라델피아 데이비드 뷰캐넌.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기자] 한국에서의 보장된 연봉과 조건을 뿌리치고 미국으로 건너간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35·필라델피아 필리스)이 시범경기 두 번째 등판에서 나름 희망을 봤다. 

뷰캐넌은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클리어워터 베이케어 볼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2이닝 2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막았다. 

첫 등판이었던 지난달 27일 보스턴 레드삭스전에서 2이닝 4피안타 1볼넷 2탈삼진 2실점으로 난조를 보였지만 이날은 어느 정도 안정된 투구를 했다. 시범경기 평균자책점은 6.75로 좋지 않지만 다음 등판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1회 윌리 카스트로를 3루 팝플라이로 처리한 뷰캐넌은 알렉스 키릴로프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라이언 제퍼스를 3루 땅볼, 맷 월너를 루킹 삼진 잡고 첫 이닝을 실점 없이 넘어갔다. 월너 상대로 던진 3~4구 체인지업, 커터 모두 바깥쪽 낮게 보더라인에 걸친 커맨드가 빛났다. 

2회에는 호세 미란다를 3루 땅볼로 잡은 뒤 트레버 라나치에게 중견수 쪽 라인드라이브 2루타를 맞아 첫 실점했다. 1사 2루 위기가 계속됐지만 연속 삼진을 잡고 추가 실점을 주지 않았다. 

오스틴 마틴을 풀카운트 승부 끝에 6구째 몸쪽 92.1마일(148.2km) 싱커로 헛스윙 삼진, 엠마누엘 로드리게스를 바깥쪽 낮은 커브 78.6마일(126.5km) 3구 루킹 삼진 요리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총 투구수 34개로 스트라이크 21개, 볼 13개. 최고 구속은 92.2마일(148.4km)로 커터(10개), 싱커(8개), 체인지업(5개), 커브, 포심 패스트볼(이상 4개), 슬라이더(3개) 등 6가지 구종을 고르게 구사했다. 

경기를 마치고 롭 톰슨 필라델피아 감독은 “뷰캐넌이 지난번보다 훨씬 좋아졌다. 앞서 보스턴전에서는 커맨드가 왜 안 됐는지 궁금했는데 손가락에 물집이 약간 잡힌 탓이었다”며 “오늘은 커맨드가 좋았고, 약한 타구가 많았다. 강한 타구는 2루타 1개밖에 없었다. 좋은 커브볼과 함께 패스트볼 로케이션도 좋았다. 경험이 많은 선수라는 점도 좋은 점이다”고 칭찬했다. 

뷰캐넌도 “지난 등판보다 경쟁력 있는 투구를 한 것 같다”며 “오랜만에 (클리어워터) 홈에서 던져 즐거웠다. 팬들의 환호도 많이 들렸고, 구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뷰캐넌이 필라델피아 캠프 홈구장 베이케어 볼파크에서 던진 건 2015년 4월5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5이닝 2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 승리) 이후 9년 만이었다. 

[OSEN=대구, 이석우 기자] 삼성 시절 데이비드 뷰캐넌. 2023.09.21 / foto0307@osen.co.kr
[OSEN=이석우 기자] 삼성 시절 데이비드 뷰캐넌. 2022.05.07 / foto0307@osen.co.kr

2010년 필라델피아에 지명돼 2014~2015년 2년간 빅리그 경험을 쌓은 뷰캐넌은 국내 야구팬들에게 익숙한 선수. 2017~2019년 일본 야쿠르트 스왈로스를 거쳐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삼성 라이온즈 역대 최장수 외국인 선수로 활약하며 통산 113경기(699⅔이닝) 54승28패 평균자책점 3.02 탈삼진 539개 WHIP 1.27로 활약했다. 이 기간 KBO리그 최다 이닝, 다승 공동 1위, 최다 퀄리티 스타트(80회), 평균자책점·탈삼진 2위로 리그 톱클래스 성적을 냈다. 

그러나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삼성과 재계약 협상이 결렬됐다. 삼성은 뷰캐넌이 요구한 2년 다년 계약을 오퍼했지만 금액 면에서 조건이 맞지 않았다. KBO 외국인 샐러리캡으로 인해 삼성이 뷰캐넌에게 제시할 수 있는 금액은 2024년 240만 달러, 2025년 250만 달러가 최대치. 내년 시즌 다른 외국인 선수와 재계약시 샐러리캡 여유 공간이 부족한 만큼 이 금액을 그대로 주기도 어려웠다. 결국 삼성은 코너 시볼드에 이어 데니 레예스를 영입하면서 뷰캐넌과 결별했다. 

뷰캐넌에겐 신시내티 레즈라는 또 하나의 협상 창구가 있었다. 메이저 계약이 유력해 보여였지만 지난해 12월말 신시내티가 프랭키 몬타스를 1년 1600만 달러에 영입하면서 뷰캐넌이 붕 떴다. 결국 친정팀 필라델피아와 마이너 계약을 맺고 초청 선수로 시범경기에 나서고 있다. 30대 중반의 나이에 마이너리거 신분으로 생존 경쟁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한국에 남았더라면 2년 보장에 고액 연봉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뷰캐넌의 선택은 여러모로 아쉬울 법한 상황이긴 하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첫 등판 부진을 딛고 이날 커맨드 안정과 함께 장점을 보여주며 빅리그 재입성에 대한 희망을 높였다. 필라델피아는 잭 휠러, 애런 놀라, 타이후안 워커, 레인저 수아레즈, 크리스토퍼 산체스로 이어지는 5인 선발진이 안정된 팀이지만 뷰캐넌은 예비 선발 및 롱릴리프로 빅리그 한 자리를 노린다. 스펜서 턴불, 콜비 알라드, 닉 넬슨, 딜런 코비가 뷰캐넌의 경쟁자다.  /waw@osen.co.kr

[사진] 필라델피아 데이비드 뷰캐넌.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필라델피아 데이비드 뷰캐넌.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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