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인천 새마을금고, 자산건전성 지표 시중은행 최대 130배 [집중취재]

지우현 기자 2024. 3. 3.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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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 회수 ‘불안정’… 인천 53곳 중 23곳 경영 어려워
원금 손실·배당 ‘불투명’ 우려에 “자산건전성 강화 주력”

인천의 서민과 소상공인의 금융파트너인 새마을금고(MG)의 경영이 휘청이고 있다. 인천 곳곳 동네마다 들어선 새마을금고는 주민이 낸 출자금으로 운영하는 협동조합 형태의 은행이다. 하지만 인천의 새마을금고 53곳 중 절반 가까이가 부실채권과 대출 연체 등으로 적자를 보고 있다. 이 같은 부실 새마을금고 때문에 주민들은 맡겨둔 예금까지 사라질까 불안해하고 있다. 경기일보는 인천지역 새마을금고의 경영 상태 등을 분석해보고, 이에 따른 해결 방안 등을 찾아본다. 편집자주

인천지역 새마을금고. 조병석기자

인천의 53곳 새마을금고 중 23곳(43%)의 경영 상태가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2일 경기일보가 인천지역 새마을금고 53곳의 지난해 상반기 정기 공시 자료를 전수 조사해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새마을금고중앙회의 감독 기준 등은 순고정이하여신비율을 자산건전성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삼고 있다. 이 비율은 은행들이 대출을 해 줄 때 혹시 못받을 것을 대비해 마련한 대손충당금을 감안 것으로, 낮을 수록 경영이 안전하다. 3% 이하는 ‘1등급(우수)’, 4~6%은 ‘2등급(보통)’이다. 반면 7%가 넘으면 ‘3등급(취약)’, 9%가 넘으면 ‘4등급(위험)’으로 분류해 사실상 경영이 부실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에서는 53곳 중 17곳(32%)의 새마을금고가 4등급이다. 신선(23.44%)이 무려 20%를 넘으면서 경영 악화가 심각했고 관교문학동(19.29%), 남인천(15.34%), 도화1동(15.65%), 도화3동(15.39%) 등의 순이다. 이 밖에 미추홀(11.15%)·석바위(16.1%)·온누리(14.23%)·용일(16.6%)·제물포(8.87%)·한마음(10.53%)·송림(11.28%)·송화(14.08%)·서인천(8.32%)·서일(12.86%)·서해(10.35%)·연수(14.1%) 등이다.

또 3등급은 부평제일(7.13%)·신포중앙(7.75%)·새인천(7.88%)·학익(7.61%)·정서진(7.59%)·동인천(7.65%) 등 6곳이다.

이는 일반 시중은행 평균 0.18, 저축은행 평균 3%와 비교하면 최대 130배 높은 수치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대출금 회수가 불안정 할 수록 순고정이하여신비율이 높다”며 “일반적인 은행과 비교하면 새마을금고 수치는 매우 높아 경영이 불안정하다”고 말했다.

이들 새마을금고들은 서민 등을 위한 가계 대출 이외에도 각종 건설사업 등과 관련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나섰다가 최근 부동산 경기 악화 등으로 대손충당금이 쌓여 경영이 어려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순고정이하여신비율 7% 이상 인천 새마을금고. 출처 새마을금고 2023년 상반기 정기 공시 자료

특히 관교문학동, 도화1동, 도화3동, 미추홀, 석바위, 온누리, 용일, 송화, 부평제일, 정서진, 연수, 동인천, 신선 등 13곳의 새마을금고는 지난 2021년부터 지속적으로 3~4등급에 그치고 있다.

이처럼 새마을금고의 자산건전성이 낮으면 금고 운영을 위해 출자금을 낸 조합원의 배당금은 불투명하다. 또 예금 가입자들도 이자는 물론 5천만원을 초과하는 원금까지 되돌려받지 못하는 피해가 생길 수도 있다.

이에 대해 관교문학동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경영에 최선을 다했지만, 어려운 경기 여건으로 계속 4등급에 머물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지속적으로 경영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지난해 하반기 경영 실적에서는 3등급으로 1계단 올라가는 등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이민환 인하대학교 경영대학원장은 “새마을금고는 농협과 달리 중앙회의 권한이 매우 약한 각자 독립채산제 형태다 보니 전문적 경영이 이뤄지지 않아 이 같은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오랫동안 경영이 나쁜 새마을금고는 조합원에게 배당금을 주지 못하는 것은 물론 자칫 출자금이나 예금 등까지 손실을 입힐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속으로 4등급을 받으면 다른 곳과 통폐합하는 등 관리·감독을 강화하거나 농협처럼 중앙회가 지원해주는 형태의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본부 관계자는 “인천의 많은 금고에서 PF로 인한 손실 등으로 적자가 발생하는 등 자산건전성이 흔들리고 있다”며 “금융당국 등과 협조해 앞으로 자산건전성을 높이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다만 자본적정성이나 경영 상황까지 포함한 전반적인 실태는 앞으로 나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우현 기자 whji78@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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