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극장 점령한 28살…티모시 샬라메의 '이유 있는 성공'

이수진 기자 2024. 3. 2.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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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 세계 극장가를 점령한 배우, 티모시 샬라메. 스물 여덟의 젊은 나이지만, <듄>과 <웡카> 흥행 중인 두 작품에서 주연으로 극을 이끌고 있습니다. 하지만 화려해 보이는 지금의 모습 뒤에는 흑역사와 남모를 아픔이 있었습니다.

인물탐구영역, 이수진 기자입니다.

[기자]

인물을 알면 맥락이 보인다.

안녕하세요, 이수진입니다.

티모시 샬라메, 일단 이름부터 특이하죠.

[휴 그랜트/영화배우]
"티모시… 샬라메… 프랑스인이에요. 저를 좋아하세요?"

프랑스인 아버지와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서 그런데요.

가족들도 할리우드 관계자겠다, 당연히 천부적인 재능이 있을 거라 기대했지만, 그렇진 않았습니다.

어색한 연기였지만, 광고나 단역을 맡아가며 경험을 쌓았고요, 예술고등학교에 진학해서 연기를 배우죠.

당시 티모시의 상태는 그야말로 '원석'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아직 보석이 되지는 못했지만,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은 강했던 것 같습니다.

"통계학! 당신이 나를 TV에서 볼 확률은? 1000조 퍼센트!"

선생님이 통계에 대한 숙제를 내주자, 이런 영상을 만들어 제출했던 겁니다.

"로튼 선생님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선생님~♡"

줄이기 애교도 부려봤지만, 돌아온 건 D+라는 처참한 성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처참했던 건, 고등학교 졸업 이후였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에게 눈에 띄어, <인터스텔라(2014)>에 출연했는데 여기서 정말 많은 부분에서 편집을 당한 거죠.

매튜 맥커너히의 아들 역할이 바로 티모시 샬라메였지만, 존재감이 없었습니다.

티모시도 편집된 영화를 보고 아버지 앞에서 펑펑 울었다고 하는데요.

[유튜브'Variety']
"영화를 봤고, 정말 좋았어요. 하지만 아빠랑 집에 돌아오고 1시간 동안 울었어요."
"왜요?"
"왜냐하면 저는 제 분량이 좀 더 내 역할이 좀 더 크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럼에도 이 영화를 12번이나 돌려보면서 연구하고 또 연구했죠.

이런 노력에도 할리우드는 녹록하지 않았습니다.

마블 시리즈의 스파이더맨 최종 오디션까지 올라갔는데, 티모시는 벌벌 떨다가 시험을 망쳐버립니다.

그리고 나서 티모시가 찍은 영화는 저예산 독립 영화였습니다.

카메라가 한 대밖에 없고, 투자도 못 받아 3년이나 밀리고 밀린 <콜미 바이유어 네임(2017)>이었죠.

이 영화는 그해 시상식을 뒤집어놨습니다.

티모시는 남자에 반한 소년의 역할을 정말 아름답게 표현해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는데요.

이때 나이가 스물둘이었는데, 1940년 열 아홉 살의 나이로 후보에 오른 미키 루니 이후 78년 만에 최연소 기록을 세우게 됩니다.

물론 상은 <다키스트 아워>에서 처칠 역할을 한 게리 올드만에게 돌아갔지만,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배우로서 위상이 달라졌죠.

이 정도가 되면, 더이상은 주목받는 역할 아니면 안 하겠다… 라고 생각할 법도 하잖아요.

하지만 티모시는 작은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작은 아씨들(2020)>에서 이웃집 청년 역할을 맡고, <돈 룩 업(2021)>에서 여주인공의 남자 친구 역할을 맡죠.

그리곤 <웡카>에 캐스팅이 되는데요.

웡카로 캐스팅된 비결은 흑역사라고 생각했던 이 영상들이었죠.

감독은 티모시의 뮤지컬 영상을 보고, "오디션은 필요 없다!"고 했대요.

오디션에서 낙방하고, 출연 영화에서 편집 당해 울던 소년에겐, 정말 큰 변화였죠.

이미 웡카는 2023년에 개봉한 영화 중 매출 탑 7안에 들어서 흥행작 반열에 올랐고요.

우리나라에선 웡카가 조금 늦게 개봉해서 티모시가 티모시와 싸운다는 말까지 나왔죠.

이런 행복한 고민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수없이 반복한 실패에 있지 않았나 싶은데요.

[17살의 티모시 샬라메]
"제가 배운 건 당신이 할 수 있는 최고의 것은 그냥 실패해 보는 겁니다. 창피할 정도로요."

이런 실패의 경험들이 있으니 더 응원하고 싶고, 쉽게 거만해지지 않고 늘 사려깊은 모습을 보여주니까 더 좋아하게 되는 게 티모시 샬라메의 매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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