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출신' 첫 공천 전희경 "의정부 개발에 모든 역량 쏟겠다"[인터뷰]

이슬기 2024. 3. 2.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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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타지역 출신 정치인에 피로감
의정부서 초중고 나온 전희경 선택받을까
"의정부, 험지 아닌 내 고향…정치적 뿌리 될 것"
"의정부에 산적한 '원도심' 문제 힘 있게 풀어가겠다"
4월 총선에서 경기 의정부갑 지역에 출마한 전희경 전 대통령실 비서관이 28일 한경닷컴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캠프 제공

4·10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보름 간격으로 잇달아 방문해 뜨거워진 지역이 있다. 바로 경기도 의정부시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의정부 대표 전통시장인 제일시장을 찾아 상인들을 격려했다. 이어 한 위원장이 지난 16일 의정부에 있는 미군의 캠프 레드 클라우드를 방문해 반환되는 캠프 부지의 개발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일찌감치 '의정부갑' 선거구 공천을 확정지은 전희경 전 대통령실 비서관은 28일 한경닷컴과 인터뷰에서 "윤석열 정부와 국회 이 지자체가 힘을 모을 수 있는 적기가 지금"이라며 지역 개발에 대한 열의를 불태웠다. 김동근 시장이 국민의힘 소속인 만큼 '국회'의 힘을 더한다면 지역 개발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것이다. 

○용산 출신으로 '험지' 택한 전희경 "의정부의 미래가 곧 나의 미래"

전희경 후보가 지난 16일 의정부에 있는 미군의 캠프 레드 클라우드를 방문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전희경 캠프 제공

20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를 지낸 뒤 대통령실에서 정무1비서관을 역임한 전 후보는 첫 단수 공천을 받은 후보들 중 유일한 대통령실 출신 인사였다. 이 때문에 한 번 주목을 받고, '험지 중에 험지'에 출마해 두 번 조명을 받았다.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 대다수가 '양지'에 출마해 비판을 받는 상황에서 나홀로 험지에 출마했기 때문이다. 

여당에는 '험지 중에서도 험지'였던 의정부는 이번 선거에서는 선거의 3박자인 바람과 인물, 구도 등 모든 면에서 '해볼 만한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의정부갑'은 지난 28년 동안 더불어민주당이 독식을 이어온 곳이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4선을 하고, 그의 아들인 문석균 김대중 재단 의정부지회장이 공천을 신청한 곳이기도 하다. 큰 정치인을 키워냈지만, 지역 정가에서는 오랜 기간 개발에서 제외되며 침체했다는 피로감도 호소하고 있다. 

전 후보는 이런 물밑 지역 정서를 바탕으로 '이 지역에서 나고 자란' 정치인으로서 밭을 갈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과 자유경제원을 거치며 쌓은 경제 정책 전문가로서의 역량과 20대 국회에서의 경험, 대통령실에서 국정을 다뤄본 경험을 모두 의정부 지역 발전에 쏟아붓겠다는 다짐이다.

의정부 금오초등학교, 경민여자중학교, 의정부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나는 누구인가를 의정부에서 형성한 만큼 애착이 있고, 의정부의 미래가 곧 나의 미래"라며 '지역 밀착 행보'의 의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지자체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논리와 네트워크 파워인데 제 정치 경험과 대통령실에서의 경험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궤적을 그렸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지역을 위해 무엇을 할지 구체화한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지역 숙원 사업인 반환 미군기지 캠프레드클라우드(CRC) 개발에 방점을 찍었다. 미개발 상태로 남아 있는 83만6000㎡의 CRC를 국가 주도로 개발하도록 힘을 싣겠다며 "지역의 경기를 진작하는 문제를 CRC 활용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에게 자신의 출마 결심을 알리며 "반드시 민주당의 의석 하나를 탈환해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는 전 후보. 그는 "지난 28년 동안 의정부갑 지역은 현저하게 삶의 질이나 경제적 여건, 교육 여건이 열악해졌다"며 "개발의 적기를 놓치고 난개발화됐다. 이정도 되면 정치가 시민을 위해 존재한 게 아니라 시민이 정치를 위해 존재한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다음은 전희경 후보와의 일문일답이다. 

○"정치가 봉사한 게 아니라…주민들이 문희상 일가에 봉사한 셈"

Q. 학창시절을 모두 의정부에서 보냈다. 후보자가 기억하는 의정부는 어떤 곳인가

"사람에게는 꿈과 신념이 형성되는 시기가 있다. 내게는 이 곳이 도전하면 뭔가 성취할 수 있다는 희망 같은 것들을 품게 된 곳, 그리고 세상을 보는 관점을 갖게 된 곳이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의정부에서 형성했다. 그만큼 애착이 있고, 의정부의 미래가 곧 나의 미래라고 생각한다. 

내가 학창 시절을 보냈을 때의 의정부는 교육을 받으러, 또 시키러 몰려오는 곳이었다. 교육 경쟁력이 의정부의 상징이었다. 철원, 포천, 양주 이런 데서 유학을 오던 곳이다. 이제는 지역 교육 경쟁력이 현저히 저하돼 바깥으로 교육을 받으러 떠나는, 그리고 교육 때문에 이사를 가는 도시가 됐다.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다."

Q. 국민의힘이 이 지역에서 28년 동안 선택받지 못했다. 왜 그렇다고 보나? 

"그동안 의정부 정치는 정책 대결을 벌인 것도 아니요, 여야나 보수, 진보가 있었던 것도 아니라고 본다. 실상을 들여다보면 토호들의 권력 나눠먹기에 가까웠다. 그래서 정치가 의정부를 위해 존재해야 하는데, 의정부가 정치인을 위해 존재했다는 비판이 있다. 이제는 정말 일 잘하는 사람을 뽑고 싶다는 정서가 있다."

Q. 민주당의 독식이 지역에 어떤 영향을 줬다고 보는가 

"28년 동안 의정부갑은 의정부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의정부을' 지역보다도 현저하게 삶의 질이나 경제적 여건, 교육 여건이 많이 열악해졌다. 원도심의 특성이기도 한데, 개발의 적기를 놓치고 미뤄지면서 난개발화 되고, 갑 지역의 핵심 역점 사업인 CRC 문제도 지역 경제는 물론 주민들 삶에 미치는 영향이 큰데도 불구하고 진척을 보지 못했다. 이 정도 되면 정치가 시민을 위해 일하는 게 아니라 시민이 정치를 위해 존재하는 것 아닌가. 의정부갑 주민들이 문희상 일가에 봉사한 셈이다."

 ○"정부와 국가, 지자체가 힘 모을 적기…CRC 개발할 것"

사진=캠프 제공

Q. 지역구에서 가장 시급한 지역 현안은 무엇이고, 어떻게 풀어갈 생각인가?

"모든 원도심의 문제가 그렇듯 교통 문제, 주거 문제, 그리고 경제 여건 즉 일자리 문제가 있다. 우선 교통 문제는 GTX-C노선 유치와 1호선 지하화를 통해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지상을 제대로 활용하고, 철로로 인해 지역 단절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 그리고 8호선을 의정부역으로 연장시켜서 도심권과 의정부를 가깝게 붙이는 것이 교통의 해법이다. 

일자리 창출의 문제, 지역의 경기를 진작하는 문제는 CRC 활용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의정부가 디자인 산업단지를 들고 나온 것은 CRC 정도의 부지에서 가장 효과적인 산업군이기 때문이다.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디자인 산업단체를 유치하고, 인재를 끌어모으는 디자인 대학을 유치하면 인재 양성과 산업으로의 투입이 동시에 이뤄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윤석열 정부와 국회, 그리고 지자체가 힘을 모을 수 있는 적기가 지금이다 .그동안 미군공여지 활용 문제로 정부와 지자체가 엇박자를 냈다. CRC 개발을 위해선 지자체 차원 예산으로 풀 수 없는 규모의 예산이 투입돼야 해서 국가 사업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그것을 전희경이 요청할 것이고, 한동훈 위원장도 의정부 시민에게 적극적인 약속을 하고 갔다."

Q. 말씀하신 대로 한동훈 비대위원장도 CRC를 둘러보는 등 의정부를 방문했었다. 선거에 도움이 된다고 보나. 

"(한 위원장 방문 당시) 제일시장 사람들이 제일시장이 생긴 이래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모인 거를 본 적이 없다고 얘기할 정도였다. 그만큼 의정부에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 한동훈으로 상징되는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마음을 열 준비가 되어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게 아니겠나"

 ○"정치와 국정 모두 경험, 지자체 경쟁서 시너지 낼 궤적 그렸다" 

전희경 전 대통령실 정무비서관이 윤석열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전희경 캠프 제공

Q. 국회의원 출신으로 대통령실 정무비서관을 지냈다. 정치와 행정을 모두 경험해보니 어떤 차이가 있었나? 

"국회의원으로 직접 정치를 할 때는 자신의 결단으로 직접 무대에 선다는 것이 두렵기도 하지만, 또 굉장히 속이 시원한 측면도 있었다. 또 정당의 입장에서, 진영의 입장에서 많은 부분을 생각했다면 국정을 운영하는 대통령을 보좌한다는 것은 내가 보좌하는 내용이 대통령의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책임감이 컸다. 대통령의 의사 결정은 국민의 운명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24시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또 대통령실에서 특히 많이 느낀 것은 지자체간 경쟁이 정말 치열하다는 것이었다. 지자체간 경쟁의 속살을 봤다는 게 임팩트 있는 경험이었다. 앞으로 지역을 위해 무엇을 할지 구체화한 계기도 됐다. 지자체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논리와 네트워크 파워다. 그 양자를 제가 가진 정치 경험과 대통령실에서의 경험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궤적을 그렸다고 생각한다."

Q.지근거리에서 함께 한 '대통령 윤석열'은 어떤 사람이었나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 신념에 있어서 투철한 사람이다. 본인이 국정을 맡아서 다하는 이 시기에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이를 저해하는 암초들, 어떠한 강성 이익 집단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해낼 것은 해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한 사람이다. '이기는 편 우리 편'이라는 정치인이 취하기 쉬운 편리한 스탠스가 아니라, 가야만 하는 길을 가는 사람이었다."

Q. 20대 국회를 경험한 뒤 21대 국회는 관전자 입장에서 바라봤다. 22대 국회는 어때아 한다고 보는가

"정치의 세대 교체, 그리고 실력 경쟁, 586 등 케케묵은 낡은 사고방식의 탈피. 정치 세대 교체를 통해 적어도 국민의 일반 상식 수준 눈높이에는 와야 하지 않나. 무엇보다 '견제와 균형'이라는 국회의 본령을 찾았으면 좋겠다. 국회를 통과하면서 불필요한 예산이 느는 등 한탕주의식 의정활동이 있다. 그렇게 해서 나중에는 폭탄돌리기처럼 되어버린다. 국가 전체의 운명을 생각하는 그런  국회가 됐으면 좋겠다. 정치 혁신의 원년으로 삼고, 지역의 의제를 챙기지만 국가 전체의 운명도 생각하는, 한탕주의를 배격하는 정치로 가자."

Q. 마지막으로 유권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20대에 정치를 하면서는 '내가 정치를 잘할 수 있을까. 내가 이 길을 계속 걸어갈 것인가를 고민한 순간이 많았다. 그런데 지역 선거를 뛰어보고 대통령실에 있어보면서, 세상에 긍정적 변화를 가장 빠르고 파워풀하게 이끌어내는 방법이 정치라는 것을 절감할 수 있었다. 그런데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듯, 좋은 사람들이 떠난 자리에 정말 퇴장해야 할 사람들이 오히려 더 재빠르게 몰려오는 현실을 보면서 반드시 정치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누군가 정치를 해야 한다면, 그 누군가가 내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의정부가, 나를 형성시켜준 의정부가 정치적 뿌리로 가슴에 깊이 들어와 박혔다. 험지네 뭐네 해도 아무 망설임 없이 올 수 있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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