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테크 전성시대]⑤ “조리로봇 ‘단순함’이 관건”…주방 자동화 꿈꾸는 크레오코리아 최현우 대표
CES 2024 참여...미국 시장 진출 박차
2028년 조리로봇 시장 4000억 규모
“주방 전체 자동화 아직 섣불러”
로봇팔, 느린 속도와 토크센서 문제
간소한 기계·AS 중요… “점차 가격 낮춰야 해”
“기술의 고도화란 더 복잡해지는 것이 아니라 더 단순해지는 것입니다. 여러 기능을 추가해 거대한 로봇을 만들면 결국 주방에서 선택 받지 못하게 되는 거죠.”
서울 강남구의 레스토랑 ‘알엔’에서 만난 최현우 크레오코리아 대표는 기술의 고도화가 조리로봇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알엔은 크레오코리아 조리로봇 ‘에이트키친’을 도입한 곳이다. 크레오코리아는 지난 2021년 개발한 에이트키친을 ‘연안식당’ 등을 운영하는 외식기업 디딤이앤에프와 각 지역의 PC방, 카페 등에 공급하고 있다.
그는 올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에 참여했다. 최 대표는 “하루에 30팀 이상이 부스를 방문했는데 소비자들은 주방에 바로 도입할 수 있는 로봇을 찾는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며 “조리로봇 기술의 고도화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여러 기능을 덧붙여 큰 로봇을 만드는 걸 의미하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조리로봇이란 음식을 조리하는 로봇, 협동로봇 플랫폼으로 요리사를 보조하는 로봇을 뜻한다. 크레오코리아의 조리로봇 에이트키친은 자동회전하는 웍 양쪽으로 비접촉식 인덕션 가열 시스템이 장착돼 있어 볶음요리를 할 수 있는 로봇이다. 레시피를 등록해 두면 그에 맞게 파스타, 리조또 등을 약 4분 만에 만들어낸다.
리서치 네스터(Research Nester)에 따르면 전 세계 조리 로봇 시장 규모는 2019년 8617만달러(약 1154억원)에서 2028년 3억2000만달러(약 4285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대기업 LG전자, 삼성전자 등도 조리로봇을 출시하며 조리로봇 시장에 뛰어들었다.
◇소비자 단계적 경험 중요… “각 사 로봇 관제하는 통합 솔루션 필요”
최 대표는 아직 초기 단계인 조리로봇 시장에선 단계적인 소비자 경험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몇 년 전 크레오코리아는 주방 전체 자동화가 가능한 설비를 내놓았지만, 소비자들은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일 뿐 구매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최 대표가 다시 볶음 요리만 전문으로 수행하는 로봇을 개발한 이유다.
그는 “컨베이어 벨트에 재료가 이동해 조리하는 등 모든 과정을 기계에 맡기는 건 아직 업주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단계”라며 “업주가 볶음 로봇, 튀김 로봇 등을 하나씩 사용해 보면서 편의성을 느낀다면 서서히 주방이 자동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로봇팔, 속도·토크센서 문제 해결해야
최 대표는 로봇팔의 한계점도 지적했다. 로봇팔 오작동은 죽음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안전보건공단에서는 로봇 안전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느린 속도’와 ‘토크센서’가 식당에서 한계점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주방에서 로봇이 빠른 속도를 내면 위험하기 때문에 느리게 도입한다”며 “로봇을 24시간을 돌리는 게 아니라면 한정된 시간 동안은 사람보다 업무 속도가 떨어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또 “사람·물체에 부딪히면 토크센서가 인식해 시스템을 멈춰버리는데 이걸 해결하려면 전체 로봇팔 시스템을 셧다운 해야 한다”며 “사소한 부딪힘으로 다시 기계를 처음부터 켜야하는 상황이 되니 오히려 바쁜 시간대에 로봇 이용을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미래에 주방 자동화가 됐을 때 로봇팔만이 할 수 있는 일들이 반드시 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짚었다.
◇”해외 시장 성공 위해선 AS 중요”
최 대표는 주방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편의성’과 ‘현실적인 가격’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방에 바로 도입할 수 있도록 기계가 간소해야 할 뿐 아니라 지속적인 관리도 쉬워야 한다”며 “해외시장에 뛰어들었을 때 흔히 문제가 되는 게 AS(사후관리서비스)라 로봇에 설치된 센서, 동작 데이터 등을 통해 AS 주기 등을 예측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조리로봇이 중국과의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선 기술 개발을 통해 점차 가격을 낮출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크레오코리아는 지난해 11월부터 국내 에이트키친 양산을 시작해 초도 물량 50개를 모두 판매했다. 한 대당 1500만~2000만원 수준이다.
크레오코리아는 지난해 연 매출 11억원을 기록했다. 그는 “작년 7월 미국에 법인을 설립한 만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로스앤젤레스(LA)를 중심으로 미국 시장에 뛰어들어 에이트키친 판매와 대여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현우 대표는
▲영화 특수효과 감독 ▲크레오코리아 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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