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했던 '순천 분구' 무산에 지역 정치불신 심상찮다

2024. 3. 1.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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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보다 순천 인구 많은데"...인구 비례 원칙 위배 지적
중앙당 '전략선거구' 방침에 "영입 인재 내려보내나" 경계
21대 총선을 앞둔 2020년 3월 순천시 해룡면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이 순천시청 앞에서 광양시로 병합된 선거구 획정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헤럴드경제(순천)=박대성 기자]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특례선거구' 5개 항이 포함된 4.10 제22대 국회의원 총선 선거구 획정안을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하자 분구를 기대했던 순천 시민들의 정치 불신이 고조되고 있다.

게다가 민주당 중앙당이 지난 21대 총선 때처럼 이번 22대 총선에서도 '순천·광양·곡성·구례 갑' 지역구를 '전략 선거구'로 지정하고 특정 인물을 전략 공천할 수 있는 여지를 둬 후보자들 모두 "중앙당의 횡포"라며 반발하고 있다.

재선 불출마를 선언한 소병철 국회의원은 "어제(29일) 아침까지만 해도 순천이 2개의 선거구로 자체 분구되리라는 확실한 기대가 무참히 무너졌다"며 "순천보다 인구가 적은 여수시는 선거구를 온전히 2개로 유지하면서, 왜 순천은 행정구역을 쪼개는 것이냐"며 게리맨더링 선거구 획정을 규탄했다.

소 의원은 "순천 시민들은 자신들의 의사를 무시한 선거구 획정으로 자존심이 짓밟혔고, 순천시민인지 광양시민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그야말로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다"면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합의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고 비판했다.

서갑원 전 의원도 "순천 시민의 순천시 단독 선거구 분구 여망을 무시한 현행 선거구 유지 결정에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으며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헌법재판소는 공직선거법 제25조 특례 조항은 21대 총선에 한해서 예외적으로 허용한다고 한 만큼 이번 22대 국회에서도 21대와 같은 특례선거구를 유지하는 것은 위헌적 행위이다"고 문제 삼았다.

신성식 전 검사장은 "어제 선거구 획정을 보니 경악과 분노를 금할 수가 없으며 지역 정치권이 힘이 없으면 어떻게 되는지 뼈저리게 경험했던 날이었다"며 "순천 정치를 복원할 수 있도록 힘을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문수 이재명특보는 "순천시 해룡면을 두 번 죽이는 선거구 여야 합의안에 절대 반대한다"며 민주당 중앙당에 항의 방문하겠다고 했다.

손훈모 변호사는 민주당에서 '순천해룡면+광양·곡성·구례 갑' 지역을 '전략 선거구'로 발표한 데 따른 입장문을 냈다.

그는 "순천은 2010년 지방선거부터 2016년 국회의원 선거까지 민주당 후보가 무려 7연속 낙선한 지역"이라며 "당 지도부가 불필요한 전략공천권을 남용하지 말고 ‘전략지역경선’ 방침을 결정해 현재 공천 경쟁하고 있는 후보 4명이 유권자들과 만날 기회를 줘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번 '순천갑' 선거구에는 김문수,서갑원,손훈모,신성식 예비후보(가나다 순)가 공천 경쟁 중이며, 전날 당에서는 이 지역을 '전략 선거구'로 지정해 전략 공천설을 흘리고 있다.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한 김형석 전 통일부 차관은 "그동안 순천 단독선거구 분구를 여러 차례 촉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획정안이 통과된 데 매유 유감스럽고 안타깝게 생각하며 재발되서는 안된다"며 "정치적 필요에 따라서 지역 공동체 일부를 떼어 다른 지역에 붙인 여야 간 합의에 대해 순천시민의 입장에서 매우 유감스럽고 재고해주기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순천 출마를 준비했던 천하람 '개혁신당' 최고위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야합해서 또 다시 순천을 난도질 해 이번에도 해룡면(신대지구 포함)을 쪼개 획정했다"며 "지난 번에도 이번에도 여수보다 인구가 많고 전남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순천을 이런 식으로 희생시키는 건지 이해할 수 없으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을 강력하게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보당 이성수 후보도 기자회견문에서 "거대 양당이 당리당략과 기득권 유지를 위해 순천 시민의 주권을 무참히 짓밟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강력하게 규탄하며 선거구획정위원회 안도 제대로 지키지 못한 무능한 민주당 후보들은 사퇴하라"며 "당선되면 순천시민의 자존심과 존엄을 바로 세우고 도둑 맞은 해룡면을 순천으로 되찾아오겠다"고 했다.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획정안에 따르면 22대 총선의 지역구 의석수는 254석, 비례대표 의석 46석으로 300석을 확정했다.

막판까지 논란이 됐던 전북과 부산시 의석을 줄이지 않고 군산시 일부를 김제시에 붙이고, 부산 북·강서갑을과 남갑·을 지역구를 경계 조정해 줄이지 않는 대신 비례의석을 1석 줄이는 데서 접점을 찾아 통과시켰다.

parkd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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