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 라이브즈’ 셀린 송 감독 “여주 남편이 너무 불쌍하다고요?”[인터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라고 운을 뗀 셀린 송 감독은 “오로지 ‘관객과의 대화’라고 생각하고 만든 영화다. ‘(이 느낌을) 너도 느껴본 적이 있니?’라는 질문을 남기고 싶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의 첫사랑 이야기를 들었고, ‘인연이란 걸 나도 느껴봤다’는 답도 많이 들었다. 그런 공감대, 주제 때문에 이런 성과가 이루어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부친인 영화 ‘넘버3’ 송능한 감독의 반응도 전했다. 그는 “정말 자랑스러워 하시고, 좋아하신다. 단순한 부분이다. 행복해 해주시고 누구보다 뜨겁게 응원해주셨다”며 웃었다. “수상이요? 물론 받았으면 좋겠죠? (웃음) 데뷔작으로 후보가 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 충분히 행복해요.”
한국계 캐나다인인 셀린 송 감독은 뉴욕에서 온 그녀의 남편과 잠시 들른 어린 시절의 연인 사이에서 마치 다른 차원이 하나로 연결된 것 같은 기이한 감정을 경험한 적이 있단다. 그것이 이 영화의 시작이었다고.
그는 “(당시 그 경험을 떠올리면) 사랑하는 방식이나 문화, 그리고 언어까지도 다른 두 남자가 나라는 하나의 공통점을 가지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그 속에서 모든 것을 초월한 새로운 영감을 얻었다”며 “내 과거와 현재가 함께 있구나, 내 안의 역사(과거와 현재)나 정체성(한국과 미국)도 연결되고 있단 느낌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미스터리 영화라고 생각하면서 연출했다. 이 세 사람의 관계의 진실은 과연 무엇일지 관객이 맞춰가는 재미를 주고 싶었다. 12살이었지만, 12살이 아닌, 그러나 누군가는 그 12살을 기억하고, 사랑해주고 있다는 이야기를 그려냈다”고 소개했다.
셀린 송 감독은 주연 배우 유태오와 그레타 리에 대한 강한 신뢰와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몇 백개의 오디션 테이프를 봤고, 오롯이 그 안에서 캐릭터에 가장 잘맞는 캐스팅을 하기 위해 애썼다. 유태오와 그레타 리 모두 ‘이 사람이다’ 싶은 배우였다”고 말했다.
샐린 송 감독은 유태오에 대해 “오디션 테이프를 보고 직접 불러 연기해보고, 대화도 나눠보고, 이 사람에 대해서 알아가는 과정을 거친다. 30명 정도 불렀는데 유태오 배우가 마지막에 들어왔다. 들어오자마자 ‘이 사람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당시 그의 나이가 마흔이었는데 어린아이, 어른의 얼굴이 분위기가 공존하고 있었다. ‘해성’이라는 캐릭터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고 떠올렸다.
여주인공 그레타 리에 대해서도 “유태오씨와 마찬가지로 세 시간 반 정도 오디션을 봤다. 유태오 배우와 비슷한데 프로페셔널하고, 어른스러운데 장난치고, 농담할 때는 어린아이 같다. 그 부분이 굉장히 예쁘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정말 연기를 잘한다. 좋은 배우”라고 극찬했다.
남녀 주인공 만큼 극 중 중요한 인물, 나영의 남편 ‘아서’의 존재감도 상당하다. 적은 분량에도 묵직하고도 섬세한 감정연기로 극의 주제를 서정적이만 현실적으로 뭉클하게 이끈다. 셀린 송 감독은 “아내에 대해 많은 게 궁금했던, 그 깊은 사랑을 다시금 깨닫고 완성하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극 중 나영(그레타 리)과 아서(존 마가로 분)가 대화를 나누는 중요 장면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극 중 남편과의 두 사람의 이야기가 진짜 제 남편과 제 이야기는 아니지만, 모국어가 다르고, 자라온 환경이 다른 두 사람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라며 “관계가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서로의 다른 점을 더 느끼게 되고, 그 점을 사랑하게 되는 것이 오랜 관계에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연이라는 콘셉트는 매 일상에 있고, 또 그 단어를 알고 있어서 제 삶은 더 깊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단어를 영화에서 쓰기로 한 이유는, 사실 이 영화는 미스터리다. 세 사람은 누구인가가 첫 장면의 질문인데 그 대답 자체가 질문보다 미스터리하다. 그 대답은 ‘인연’이라는 그것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해성과 나영이는 전 남자친구, 전 여자친구도 아니고, 첫사랑이라기엔 손잡은 일밖에 없고, 친구라기엔 친하지 않아요. 하지만 모르는 사람이라고 하기에는 서로 얼굴만 봐도 웃음이 나와요. 이 관계를 어떻게 표현할까에 대해서는 ‘인연’밖에 없는 것 같아요. 아서와 해성도요. 적도, 친구도 아닌 이들은 또 다른 인연이죠. 한국인만을 위한 영화는 아니기에, 인연이라는 단어를 (단순한 멜로, 운명의 의미를 넘어) 세 사람의 관계를 통해 설명했어요. 제 생각에 어디든지, 보편적인 부분은 삶에서 지나친 것이 있다면 ‘인연’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단지 그 단어를 모를 뿐이죠.”
‘패스트 라이브즈’는 3월 6일 개봉한다. 러닝타임 1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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