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엄마' 이지연 사육사… "동물이 행복할 때 저도 기뻐요"

지선우 기자 2024. 3. 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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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 동물원 '주토피아'가 개원한지 올해로 48년이다.

그는 영화 속 윌리가 동물과 교감하는 모습을 보고 사육사을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

이지연 사육사는 처음 만나게 된 동물과 친해지기 위해 말부터 건다.

에버랜드에 사는 동물 몇 몇은 태어날 때부터 이 사육사와 함께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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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이 만났다] 에버랜드 18년차 사육사가 말하는 야생 동물
이지연 에버랜드 사육사 /사진= 지선우 기자
에버랜드 동물원 '주토피아'가 개원한지 올해로 48년이다. 1976년 '자연농원 동물원'으로 개관해 2006년 개장 30주년을 맞아 현재 명칭인 주토피아로 개명했다. 이곳에는 멸종 위기인 '한국 호랑이'부터 원숭이, 바다사자 등 다양한 동물들이 살고 있다.

지난달 27일 머니S는 '한국 호랑이' 엄마라고 불리는 이지연 사육사를 만났다. 그는 올해로 에버랜드 18년차 사육사다. 주토피아에 거주하는 한국 호랑이는 '아름' '다운' '우리' '나라' 총 4마리다. 이 사육사는 이날 오전에도 야외 방사실에 있던 두 호랑이를 내부 활동실(내실)로 옮기고 인터뷰 장소에 왔다.

이 사육사는 현재 직업을 꿈꾸게 된 계기를 묻자 영화 '프리윌리'를 보고 정했다고 했다. 프리윌리는 1993년 개봉한 영화로 12살 소년 윌리와 범고래의 우정을 다뤘다. 그는 영화 속 윌리가 동물과 교감하는 모습을 보고 사육사을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 현재 원숭이, 홍학, 물범, 바다사자 등을 담당하고 있다.


"동물들의 행복은 나의 기쁨"… 소통이 중요해


이지연 버랜드 사육사 /사진= 지선우 기자
"안녕, 오늘은 기분이 좀 어때?" "나 나쁜 사람 아니야"

이지연 사육사는 처음 만나게 된 동물과 친해지기 위해 말부터 건다. 그는 "우리가 사람을 처음 만나도 친해지려면 얼굴을 자주 맞대야 하잖아요"라며 "동물도 자주 만나고 계속 말을 걸어야 한다"고 했다. 알아듣지 못해도 친근하게 다가가면 동물들도 마음을 열고 경계를 푼다는 것이다.

에버랜드에 사는 동물 몇 몇은 태어날 때부터 이 사육사와 함께 하고 있다. 그는 한 동물이 태어나 부모 개체가 되고 이들이 다시 자식을 낳는 모습을 보면 특별한 감정이 들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친해지기 위한 과정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동물을 맡게 되면 사육사들도 공부를 해야 한다. 학술적인 공부는 기본이고, 동물 행동을 관찰하고 감정을 표현하는 행동과 상황에 따른 반응을 분석해야 한다. 이 사육사는 "야생동물은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약점을 드러낸다고 생각한다"며 "몸이 아파도 티를 내지 않아 사육사가 알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호랑이' 애니멀 토크를 진행하는 이지연 사육사 /사진= 지선우 기자
이지연 사육사의 일과는 오전 9시부터 시작된다. 출근 직후 내실에서 동물들 상태를 살피고 전날 음식을 잘 소화했는지, 잠을 잘 잤는지 등을 확인한다. 이상이 없는 동물들은 야외 방사실로 옮긴다. 에버랜드 방문객들과 만나게 하기 위해서다.
동물들이 야생성을 잃지 않고 적응할 수 있는 방법을 구상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그는 "자연환경을 야생과 유사하게 만들기 위해 가을에 모아 놓은 낙엽을 설치하기도 한다"며 "야생에서 발달하는 근육을 계속해서 사용하도록 놀이 프로그램도 운영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때론 필요한 장난감도 손수 만든다. 이 사육사는 "동물들이 행복하게 생활하는 것을 보면 사육사로서 기쁘다"고 했다.


"외국어 공부 열심히 해야해"… 사육사 꿈꾼다면 꼼꼼해야


이지연 에버랜드 사육사 /사진= 지선우 기자
이지연 사육사는 미래 사육사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언어 공부를 강조했다. 에버랜드에 외국인 방문객이 많아 설명할 일이 많으며 새로운 동물을 담당하게 되면 공부가 필요한데 대부분 논문들이 외국어로 적혀 있다. 이 사육사는 인터넷이 발달해서 구글링이 가능하지만 한계가 있다고 했다.

사육사가 지녀야 할 자질에 대해서는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과 더불어 꼼꼼함이 필요하다"며 "야생 동물을 관리하는데 대범한 성격보다는 섬세한 측면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담당 동물 상태를 면밀히 살피고 행동을 분석해애 할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시설 관리면에서도 필요하다. 야외 방사실 문을 잠그지 않거나 내부 활동실 문을 열어놓는 경우에는 큰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지연 사육사는 미래 후배들을 향해 "목표를 향해 멈추지 않고 한 걸음씩 나아간다면 꿈을 반드시 이룰 수 있다"고 당부했다.

지선우 기자 pond199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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