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카메라]선착순 ‘완등 메달’에…아찔한 인증 경쟁

김태우 2024. 2. 29.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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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남 알프스라고 불리는 해발 천미터 넘는 9개 산들이 있습니다.

울주군은 완등하면 순은 메달을 주는데요.

이게 선착순이라 경쟁이 치열하다고 합니다.

사고 우려도 크다는데요.

현장카메라 김태우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연간 14만 명이 찾는 영남 알프스 산맥입니다.

이곳의 7개 봉우리를 모두 등반하면 순은 메달을 주는 이벤트가 진행 중입니다.

그런데 소진 전에 메달을 받으려는 등산객들이 몰려 안전사고 위험도 높아졌다는데요.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눈꽃이 만발해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영남 알프스산맥 중 하나인 천황산.

산 중턱으로 가는 케이블카 탑승장엔 등산객들이 이른 아침부터 몰려 있습니다.

[이상식 / 경남 밀양시]
"천황산 8봉 (인증)하러 왔어요. 처음 왔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깜짝 놀랐어요. 차 댈 데가 없더라고."

울주군은 2019년부터 영남 알프스 산봉우리들을 완등해 인증하면 15.55g의 순은 메달을 주는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매년 11월까지 완등하면 되지만 지난해엔 메달 3만 개가 5월에 모두 소진될 만큼 경쟁이 치열합니다.

정상으로 가는 길에는 이렇게 나무 계단이 설치된 곳들도 있지만, 나무 계단이 없어 이렇게 미끄러운 눈길을 직접 내려가야 하는 구간도 있습니다.

흙바닥은 빙판이 됐고, 언 밧줄은 잡아도 미끄러지기 일쑤, 안전 장비가 없어 끼리끼리 품앗이를 해야하는 구간도 많습니다.

[현장음]
"어어!"

지난달엔 60대 등산객이 다리를 다쳐 헬기로 구조되기도 했습니다.

3시간 걸려 도착한 꼭대기 정상석 앞에도 긴줄이 늘어섰습니다.

순은 메달 행사 인증앱에 올릴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현장음]
"하나 둘 셋!"

[이경용 / 경기 하남시]
"오늘 두 개째 인증하러 왔는데요. 아까 운문산 갔다가 천황산 온 거예요."

그런데 갑자기 등산객들이 술렁이기 시작합니다.

[현장음]
"(재약산이) 아예 영알(영남 알프스) 8봉에서 제외가 됐어요. (아 그래요?)"

[김유정 / 경북 포항시]
"앱에 들어가니까 오늘 0시부터 (재약산이) 통제(제외)가 된다고 하더라고요. 너무 아쉽습니다."

바위와 절벽으로 둘러싸여 영남 알프스 중에서도 가장 험한 재약산 정상엔 인증 행사가 시작된 지난달부터 등산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울주군청 관계자]
"위험하다라는 판단 하에 나온 것이 결국 재약산 제외였습니다. 나머지 산에 대한 안전 관리 같은 경우에는 지속적으로 공지를 게시하고 있고…"

날이 풀리는 봄철, 완등 인증에 참여하려는 등산객이 본격적으로 몰릴 것으로 보여 추가 대책이 시급해 보입니다.

현장카메라 김태우입니다.

김태우 기자 burnkim@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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