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월드’ 6년 만의 복귀, 그 누구의 배우도 아닌 김남주[스경X현장]

하경헌 기자 2024. 2. 29.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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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남주가 29일 서울 마포구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열린 MBC 새 금토극 ‘원더풀 월드’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MBC



배우 김남주의 이름은 그의 활동 기간 30년 동안 한정 ‘실패를 모르는’ 이름이었다. 그 스스로는 배우로서 지금의 자리에 오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했지만, 늘 그는 노력과 또한 어느 정도의 운으로 좋은 작품에 거푸 출연했다.

1990년 중반 데뷔해 도회적인 이미지로 눈길을 끌다 2001년 ‘그 여자네 집’ 이후로 8년의 공백기를 갖는다. 그리고 나서 등장했던 것이 ‘중년 로맨틱 코미디의 선두주자’로서의 이미지였다.

그는 2009년 출연한 ‘내조의 여왕’, 2010년 ‘역전의 여왕’, 2012년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 모두 성공을 거두며 가장 확실한 흥행성의 40대 배우로 떠올랐다.

그랬던 그가 인생의 두 번째 긴 공백기를 맞이했다. 2018년 ‘미스티’ 이후 6년 만에 안방복귀를 선언한 것이다. 그가 이번에 택한 것은 ‘미스티’ 고혜란 역을 잇는 선 굵은 서사, 아들의 죽음에 사적복수를 감행하는 처절한 ‘모정’이었다.

배우 김남주가 29일 서울 마포구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열린 MBC 새 금토극 ‘원더풀 월드’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MBC



김남주의 복귀와 더불어 그가 26살 어린 배우 차은우와 호흡을 맞춘다는 점도 화제가 됐다. 그가 출연하는 ‘원더풀 월드’는 ‘별순검’ 시리즈, ‘특수사건 전담반 TEN’ ‘실종느와르 M’ ‘보이스’ ‘트레이서’ 등으로 주로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에서 강세를 보였던 이승영 감독의 작품이다.

그는 각광받던 심리학교수이자 작가였으나 아끼던 아들을 잃고, 아들을 살해한 범인을 응징한 이후 교도소 복역까지하는 비운의 인물 은수현을 연기했다.

도회적인 이미지에서 밝은 이미지로의 변신도 놀라웠지만, ‘미스티’를 비롯해 비극적인 서사에 몸을 던지는 이번 선택 역시 도전적이다. 김남주는 29일 서울 마포구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열린 드라마의 제작발표회에서 6년 동안의 일과 그리고 배우로서 품었던 생각들을 털어놨다.

김남주는 “6년 동안 두 아이와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작품에 대한 고민보다는 엄마로서의 삶을 더 즐겼던 것 같다. 그래서 작품이나 연기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은 그다지 하지 않았다”며 “이런 말씀 외람될지도 모르나, 아이들이 크면서 서서히 저를 찾지 않고 있다. 그래서 ‘이제 엄마로서의 일을 해볼까’ 생각하던 찰나 이 작품을 만났고 꼭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배우 김남주가 29일 서울 마포구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열린 MBC 새 금토극 ‘원더풀 월드’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MBC



그는 6년 동안의 공백이 배우로서의 방향성에 별로 영향을 주지 않았음을 고백했다. 그는 “항상 작품을 할 때는 그 당시 가장 끌리고, 하고 싶은 작품을 고르게 된다”면서 “6년의 고민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번 작품도 그저 이 역할이 다른 사람에게 가면 스스로 굉장히 아쉬울 것 같다는 생각으로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어쨌든 그의 선택은 순간에 집중하는 모습이지만 시청자들은 6년 전 고혜란에 이어 또 한 번 비극적인 운명에 몸을 날리는 김남주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김남주는 “이 작품은 모성 때문에 선택했다. 두 아이를 키우고 있고, 당연히 자연인 김남주로서는 상상하기 싫은 일이지만 ‘조금이라도 온 세상의 부모님, 어머니들의 마음을 대변할 수 있다면’이라는 마음으로 연기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고혜란에 이어 조금 더 지금 김남주의 마음이 많이 투영된 은수현을 택한 셈이다. 김남주는 늘 당대에 최선인, 최고의 선택을 했지만, 이는 동시에 시청률이든 화제성이든 드라마의 입장에서도 최고의 선택이 됐다. 그가 택한 ‘미스티’ 역시 종합편성채널 작품으로 8%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올렸다.

‘도시미인’에서 ‘시청률의 여왕’으로 그리고 비극적 서사의 ‘폭풍 속 여자’로, 김남주는 그 누구도 아닌 길을 다시 나섰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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