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장 “전공의, 돌아와달라”...극적 전환점 찾을까

2024. 2. 2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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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에 반발해 집단 사직한 전공의들에 대한 정부의 복귀 명령 시점이 당일을 맞았다.

그러나 전공의들 사이에서 이렇다 할 복귀 움직임이 보이지 않자 정부, 병원, 대학까지 직접 설득에 나서고 있다.

다른 병원 관계자도 "전공의들 사이에선 복귀를 하거나, 정부나 의료계 협상에 참여하는 것이 배신자로 낙인 찍힐 수 있다는 분위기라 뚜렷한 변화 움직임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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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곁에 있을 때 큰 목소리 낼 수 있어”
정부, 면담 요청...병원·교수 설득 또 설득
“전공의 내부에서는 복귀·협상하면 배신자”
정부가 통보한 전공의 복귀 시한일인 29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 병원 접수창구에 대기시간이 안내되어 있다. 정부는 전공의들이 업무개시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 의료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면허를 정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임세준 기자

의대 증원에 반발해 집단 사직한 전공의들에 대한 정부의 복귀 명령 시점이 당일을 맞았다. 그러나 전공의들 사이에서 이렇다 할 복귀 움직임이 보이지 않자 정부, 병원, 대학까지 직접 설득에 나서고 있다. 의료공백 사태가 악화할 수 있는 사흘간의 연휴를 앞두고 의료계와 정부 간 소통이 극적인 전환점을 맞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29일 정부가 집단 사직 전공의들에 대한 복귀를 명령한 당일이 되면서 정부와 의료계는 설득 시도에 나섰다. 보건복지부는 전공의들에게 e-메일을 보내 이날 오후 4시에 면담을 요청했다. 정부는 28일 대한의사협회(의협) 전·현직 간부를 업무개시명령 위반 등 혐의로 고발하고, 3월이 되면 미복귀 전공의들에게도 사법절차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여전히 협상 여지를 열어둔 셈이다.

▶복지부 차관·서울대병원장도 “돌아와달라”=복지부는 박민수 제2차관 명의로 전공의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공식 발표를 통해 여러 차례 대화를 제안하고 대표들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아 시간과 장소를 통해 알린다”며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대표, 각 수련 병원 대표는 물론 전공의 누구라도 참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수차례 대전협 측에 면담을 요청해왔으나 연락이 닿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전공의들은 지금 정부 연락을 받지 않기 위해 모두 핸드폰 번호를 바꾸고 잠적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영태 서울대병원장과 송정한 분당서울대학교병원장, 이재협 서울대병원 운영 서울시보라매병원장이 전공의들에게 보낸 ‘이제 그만 돌아오라’는 취지의 메시지 [연합]

대형병원 병원장들도 입장을 선회해 전공의 ‘달래기’에 합류했다. 김영태 서울대병원장, 송정한 분당서울대병원장, 이재협 서울대병원 운영 서울시보라매병원장은 28일 소속 전공의 전원에 문자 메시지로 호소문을 보냈다. 이들은 “병원장으로서 당부드린다. 이제 여러분이 있어야 할 환자 곁으로 돌아와 달라”며 “전공의 여러분의 꿈과 희망은 환자 곁에 있을 때 빛을 발하고 더욱 큰 목소리를 낼 수 있음을 믿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여러분의 일터를 전문의 중심병원으로 탈바꿈시켜 보다 나은 의료를 제공하고 보다 나은 수련환경을 만들겠다”며 “여러분 모두의 목소리를 담아 선진국형 의료를 만들어가겠다”고도 부연했다.

의대 교수들도 각자 내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대학병원 겸직 전공의들과 중재를 시도하고 있다. 앞서 비대위를 꾸린 서울대 의대도 전공의들과 복귀 여지가 있는지 묻는 면담을 진행했지만 복귀 의사가 없다는 뜻만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의 내부 분위기는...“복귀·소통하면 배신자”=이들이 이처럼 전공의들을 상대로 호소에 나선 건 당장 오는 1일부터 주말까지 사흘간 연휴가 이어지면서 의료공백 사태가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전국 곳곳에선 전공의 공백으로 인한 환자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27일 기준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지원센터’에 접수된 당일 상담 건수는 총 48건이었다. 이 중 수술지연으로 인한 피해신고가 21건이었다.

이와 관련 서울 ‘빅5’로 불리는 한 대형병원 소속 교수는 “전공의들은 면허정지를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대로는 의료 체계가 전부 망가지고 수십 년 동안 복구가 되지 않을 수도 있는 재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그럼에도 전국 병원들의 전공의 사이에선 뚜렷한 복귀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전공의들의 복귀 움직임은 아예 없다고 보면 된다. 일부 복귀한 이들은 이미 수련 종료를 앞두고 나가면 돼, 진료개시명령과 관계가 없는 이들”이라고 했다. 다른 병원 관계자도 “전공의들 사이에선 복귀를 하거나, 정부나 의료계 협상에 참여하는 것이 배신자로 낙인 찍힐 수 있다는 분위기라 뚜렷한 변화 움직임은 없다”고 했다.

박혜원 기자

k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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