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공백 메워준 ‘계절학기’ 호평… 부산발 ‘공교육 체인지’ 시동[로컬인사이드]

이승륜 기자 2024. 2. 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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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컬인사이드 - 시교육청 ‘교육격차 해소’ 호응
원도심 중1 학생 530명 참여
영어·수학 캠프서 학습 멘토링
대학 학과체험 등 만족도 높아
유치원~고교생 맞춤교육 확대
고교엔 국·영·수 인강도 보급
“학력신장·사교육비 경감 주력”
지난달 부경대 인성 영어·수학 캠프에서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수학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부산시교육청 제공

부산 = 이승륜 기자 lsr231106@munhwa.com

“경찰행정학부 수업 등 대학특화체험이 진로를 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됐어요”, “매일 정리장을 쓰면서 그동안 잘못된 수업 태도를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교육 여건이 열악한 부산 원도심 중학교 1학년 학생의 학습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입한 방학 캠프가 학생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부산시교육청은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방학 기간 계절학기 캠프를 정례화하는 한편, 이 사업을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전체 공교육 대상을 성장 단계별로 맞춤 지원하는 ‘학력 체인지 프로젝트’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시교육청은 지난달 8일부터 26일까지 3주간 중학교 1학년 학생을 상대로 무료로 한 ‘인성 영어·수학 캠프’와 ‘위캔두 계절학교’에 각각 380명, 150명이 참여했다고 29일 밝혔다. 두 캠프 모두 지역 간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 추진한 사업으로, 부산 내 교육 여건이 좋지 않은 원도심(중구, 영도구, 동구, 서구)과 서부산(강서구, 북구, 사상구, 사하구)의 중학교 1학년 학생을 상대로 진행됐다. 학생들의 방학 중 학습 결손을 막고 자기 주도적 학습 역량을 키워주기 위해서다. 숙박형인 ‘인성 영어·수학 캠프’는 경성대, 부경대, 한국해양대, 동의대, 신라대 등 지역 5개 대학에서 이뤄졌다. 각 대학 원어민 강사가 영어·수학 수업을 맡고, 대학생이 멘토로 참여해 학생 4, 5명을 전담했다. 학생들은 영·수 수업 외에도 학습 멘토링, 아침 체력 증진·인성 함양 프로그램, 대학별 학과 체험·제작 등 특화 프로그램, 대학 문화 예술·운동 경기 관람 등의 다양한 활동을 했는데, 이후 만족도 조사에서 94.6점의 높은 점수로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학생들이 캠프 퇴소 직전 치른 최종 평가 성적을 보더라도 입소 전 진단평가 결과보다 영어, 수학 평균점수가 13.8점, 14점씩 올랐다.

같은 기간 영도 제일중학교에서 통학형으로 진행한 ‘위캔두 계절학교’는 국어·영어·수학 중 희망하는 과목을 선택해 심화 수업을 받는 단과형 캠프다. 이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시교육청은 12개 강좌별로 교재를 제작해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점심식사·등하교 셔틀버스 등의 부대 서비스도 마련해 운영했다. 캠프를 마친 학생들 중 91.6%가 “공부에 자신감을 얻었다. 부족한 과목이 보충됐다”면서 프로그램에 만족했다.

동의대 인성 영어·수학 캠프에서 열린 펜싱 체험 수업. 부산시교육청 제공

시교육청은 이 같은 성과를 토대로 유치원생 시기부터 고등학생 때까지 성장 단계에 맞는 ‘학력 체인지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먼저 학력 격차가 시작되는 중학생을 상대로, 방학 중 학습 공백을 막기 위한 계절학기 운영을 본격화한다. 앞서 두 캠프 참가 대상을 점차 늘려 2026년 부산 전체 중학교 1학년 학생의 절반인 1만여 명까지 확대한다. 이들에게는 5월부터 시교육청이 만든 인터넷 강의도 보급해 자기주도학습 환경을 제공한다. 겨울방학 때는 각 지역 학습도서관에서 예비 중학교 2학년생을 위한 국어·영어·수학 강좌를 개설해 온·오프라인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이외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2학년까지 학생들은 영어로 춤, 노래를 알려주고 그림책을 읽어주는 놀이 중심의 영상 콘텐츠로 교육한다. 시교육청이 개발한 이 콘텐츠는 실시간 응답형이라 인공지능(AI)을 통해 학습에 참여한 아이들의 성취도를 진단할 수 있다. 시교육청은 오는 8월 영어와 스포츠·음악·미술 등 활동을 연계한 놀이 중심 온·오프라인 교육 프로그램 개발도 시작한다.

초등학교 3∼6학년을 상대로는 ‘부산형 학업성취도 자율 평가’를 시행해 그 결과에 따라 AI 기반 맞춤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고 지원한다.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은 방과 후 학습 과정에서 부산대, 부산교대 등 지역 대학생으로 이뤄진 학습 도우미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고등학교에는 시교육청이 지난해 현직 교사와 제작한 국·영·수 인터넷 강의를 보급한다. 또 방과 후 심화학습 동아리 지원과 지역 도서관을 통한 자습 공간 제공 등을 통해 학생의 자기 주도 학습 역량 강화를 유도한다. 하윤수 부산시 교육감은 “교육발전특구에 지정된 것과 연계해 학생 학력 신장, 교육 격차 해소, 사교육비 경감 등을 이끌 ‘부산발 공교육 체인지’에 시교육청의 노력을 쏟아붓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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